KISTI-과학향기 [기사 저장일 : 2024-03-29(14:03:27)] ===================================과학향기========================================= [기사 호수 : 제3535호] [기사 등록일 : 2020-04-27] [기사 제목 : 소변과 대변에도 증거가 있다!] [기사 내용 :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사건 현장에서 대변이 채취되어 의뢰되는 경우가 있다. 과연 대변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범인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전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끔 위의 사건과 같이 변을 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사건 현장의 주위에서 발견되는 변은 범인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대변에서는 어떤 과학적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매우 어려운 실험이 되겠지만 혈액형 및 유전자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변의 내용물을 분석함으로써 범인이 어떤 종류의 음식물을 섭취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혈액형 분석의 경우 변의 표면에 항문샘 등에서 분비된 점액성의 물질이 묻어 있는데 이 점액물질에는 분비된 혈액형 물질이 같이 묻어 있다. 따라서 이를 적절히 처리하면 범인의 혈액형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혈액형을 검출하는 방법은 혈흔, 모발 등에서 혈액형을 시험하는 것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대변에서 혈액형을 분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약 1-3그램의 대변을 취한 후 여기에 10배 정도의 알코올을 가하여 30분간 가열 후 냉각한다. 이것을 원심분리하여 1/5로 농축한 후 3 배 정도의 알코올을 넣고 4℃에서 하룻밤 방치한다. 이를 다시 원심침전한 후 건조시켜 침전물을 분말로 만들어 혈액형을 분석하는 데 사용한다. 혈액형 시험은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는지 시험하는 흡착시험법을 사용한다. 사진. 대변에서도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출처: shutterstock) 유전자분석의 경우 대변에 장 내벽 세포가 같이 묻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장의 표면과 닿았던 대변의 겉면을 채취하여 전처리 과정을 거친 다음 DNA를 분리하여 유전자분석을 실시한다. DNA 분리 후에는 일반적인 DNA 분석 방법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유전자형을 얻을 수 있다. 대변 자체가 오염이 심한 상태이므로 유전자형을 성공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어렵지만 비교적 신선한 대변에서는 유전자형을 검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시간이 지나 부패가 진행된 대변의 경우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는 부패 세균 등이 사람의 DNA를 깨뜨릴 수 있는 효소 등의 대사물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소변에서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과학적 증거를 얻을 수 있다. 소변인지 여부, 사람의 소변인지 여부 그리고 유전자분석까지 모두 가능하다. 오히려 소변의 경우 대변보다는 더욱 쉽게 유전자형을 검출할 수 있다. 이러한 실험이 가능한 것은 요로상피세포가 소변에 같이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변과 같이 소변도 쉽게 부패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대변에서 혈액형이 검출되어 혈액형이 일치하는 사람들로 용의자를 좁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변에서 검출된 유전자형과 압축된 용의자들의 유전자형을 비교하여 일치하는 범인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아주 하찮은 증거도 사건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증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베테랑 수사관에게는 대변이 황금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속담이 있다. 대변보기를 황금같이 하라!” 글 : 박기원 박사(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 [기사 칼럼니스트 : ] ==================================================================================== Copyright⒞2024 KISTI All right reserved. 모든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