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어른과 아이 모두 예방접종은 필요하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313호   2019년 03월 06일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이 퍼져,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충분히 예방 가능한 홍역의 발생이 늘었다고 한다. 새학기가 시작된 3월에는 전염병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은 필수다.
 
예방 접종은 우리 몸이 병원체와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일이다. 원래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온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방어 물질을 만들어내는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너무 강력하면 면역 세포들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병원체에 질 수 있다.
 
예방 접종은 면역 세포들에게 미리 병원체를 겪어보게 해 병원체에 대응하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죽이거나 약하게 해서 몸속에 넣으면 우리 몸에서 방어 물질(항체)이 만들어지고 이를 기억하는데, 이렇게 되면 같은 종류의 병원체가 다시 공격해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사람에게 치명적인 천연두 바이러스를 박멸시킬 우두 접종법이 예방 접종의 시초였다. 18세기 말 영국의 과학자 에드워드 제너는 우유 짜는 여자들이 천연두에 감염되지 않는 현상을 관찰해 우두 바이러스가 천연두를 이겨낼 수 있는 열쇠라는 걸 알아냈다. 제너의 연구 결과로 탄생한 백신은 인류를 천연두에서 해방시켰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예방 접종은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공중 보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취학 아동의 예방 접종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DTap, 폴리오, MMR, 일본뇌염 백신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어른에게도 예방접종은 필수
 
어른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른들의 예방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 질환자와 면역 저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늘 질병을 앓고 있거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감염병에 걸리면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암환자, 만성 질환자가 폐렴에 걸릴 경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폐렴은 통계청의 ‘2011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사망 원인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감염병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입원하는 첫 번째 이유로 꼽혔다. 폐렴구균의 치사율도 높은 편인데, 침습성 폐렴구균의 사망률은 35%에 이르고 폐렴구균이 균혈증이나 수막염을 유발할 경우 각각 60%, 80%가 목숨을 잃게 된다. 하지만 폐렴구균 접종을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평생 1회, 65세 이전에 접종했다면 이후 5년이 지났을 때 한 번 더 맞는 것을 권장한다. 폐렴구균 접종 후에는 일시적인 통증이나 부종 등의 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이틀 이내에 사라진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며 급격히 기온이 변하는 시기에는 독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다.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다르므로 해마다 새로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독감 예방 주사의 면역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된다.
 
질병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면서 성인이 고려할 예방 접종도 늘어났다. 먼저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여성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나타나는 암이다. 과거에는 주로 50세 전후에 발병했는데 최근에는 20~30대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암이라고 하면 예방 접종으로 막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 질병의 원인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라는 게 밝혀지면서 백신도 함께 개발됐다. 예방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길이 열린 것이다. 예방 접종은 1~12세에 예방 접종을 권하고 있으며, 이 시기를 놓친 25~26세 이하 여성에게도 권장된다. 백신에 따라 몇 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 받으면 되며, 이 백신을 맞으면 대략 80% 확률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은 여성만 맞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접종 받는 게 좋다. 인유두종바이러스틑 남녀를 가리지 않고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으로 남성에게는 항문암, 두경부암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11~12세에 첫 접종을 3회 실시하고 13~25세 사이에 추가 접종을 권고(2011년 권고안)하고 있다.
 
예방 접종으로 모든 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 접종을 해도 제대로 효과를 못 볼 수도 있고, 백신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류가 이만큼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예방 접종이 세운 공은 적지 않다.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예방 접종을 통해 비축한 힘으로 이겨낸 사례가 많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달라지면서 앞으로 우리가 대비해야 할 질병은 더 늘어날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미리 예방 접종 등을 챙기는 바람직하다. 예방보다 나은 치료는 없기 때문이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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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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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관의 무한한 발전 기원합니다.
늘 귀연구원의 자료를 토대로 많은 정보를 얻고 이를 활용한 보도에 많은 도움과 참고가 되고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보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및 학술정보가 늘어나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과학분야 외에 일반 사회에 필요한 기술및 이론 정보와 일반 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도움 정보등이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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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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