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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for Kids] 가을에는 왜 나뭇잎이 알록달록 물들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106호 2024년 10월 21일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여러분은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높고 푸른 하늘, 맛있는 과일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단풍을 떠올리는 친구들이 가장 많을 것 같은데요. 울긋불긋 다채로운 색깔로 아름답게 물든 단풍은 가을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여름 내내 푸르던 나무들은 왜 가을이 되면 색을 바꿀까요?
사진 1. 여름 내내 푸르던 나무들은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다. ⓒshutterstock
단풍은 나무의 겨울나기 준비
봄부터 여름까지, 나뭇잎은 나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일합니다. 햇빛을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설탕과 같은 당으로 바꾸는 건데요, 이를 ‘광합성’이라고 합니다. 이때 나뭇잎에 있는 ‘엽록소’라는 색소가 광합성에 큰 역할을 합니다. 나뭇잎이 초록색을 띠는 이유도 바로 이 엽록소 때문이에요.
그런데 가을이 오면, 기온이 떨어지고 낮이 짧아집니다. 햇빛의 양이 줄어들면 봄과 여름처럼 영양분을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뭇잎은 광합성을 멈추고,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물을 줄이면서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요. 이에 따라 엽록소의 양도 점점 줄어듭니다. 그런데 나뭇잎에는 엽록소뿐만 아니라 다른 색소들도 있어요. 엽록소가 줄어들면, 그동안 가려져 보이지 않던 색소들의 색이 드러나면서 잎의 색깔이 알록달록하게 변합니다. 이것이 바로 단풍이에요.
그렇다면 왜 나무마다 단풍의 색깔이 다를까요? 각자 다양한 색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노란색이나 주황색을 띠게 하는 ‘카로틴’, ‘크산토필’ 같은 색소를 가진 나뭇잎은 노랗게 물듭니다. 은행나무가 대표적이죠. 반대로 단풍나무처럼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를 가지면 잎이 붉게 물듭니다. ‘탄닌’이라는 색소를 가진 참나무의 경우, 잎이 갈색으로 물들어요.
한편, 단풍은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 잎을 보호하고, 곤충으로부터 열매를 지키는 역할도 합니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실험을 해보니, 단풍이 든 나뭇잎에 진딧물과 같은 해충이 덜 몰렸다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단풍이 늦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단풍은 보통 9월 말,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설악산에서부터 시작돼 점차 아래 지방으로 내려옵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도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의 단풍이 주춤했습니다. 하나둘씩 단풍이 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절정을 이루지는 못했죠. 올해 단풍은 10월 하순부터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10월 말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4년 가을 단풍 예측지도에 따르면, 참나무류는 10월 28일, 단풍나무류는 10월 29일, 은행나무는 10월 31일에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합니다.
단풍이 지각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단풍이 드는 시기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 햇빛의 양 등에 영향을 받는데요. 올해 여름은 35℃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고, 9월까지도 늦더위가 계속됐습니다. 이에 단풍의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죠. 2021년 서울대학교와 국립수목원 연구팀은 가을철 평균 기온이 1℃ 올라가면 단풍이 1.5일 늦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기후변화가 계속되는 만큼, 앞으로도 단풍의 시기는 계속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을철 더위가 이어지면 단풍의 색깔도 옅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앞으로는 아름답고 선명한 색깔의 단풍을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게다가 단풍의 시기가 늦어지면, 생태계에도 영향을 줍니다. 동물들은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겨울철 준비를 합니다. 단풍이 늦어지면 그만큼 먹이와 번식, 서식지 이동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5학년 2학기 과학 - 날씨와 우리 생활
6학년 2학기 과학 - 계절의 변화
5학년 2학기 과학 - 날씨와 우리 생활
6학년 2학기 과학 - 계절의 변화
글 :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 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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