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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활용한 피뢰침 나올까

2023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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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 이젠 걱정 ‘뚝’
레이저 활용한 피뢰침 나올까
[글] 김정한 과학컬럼니스트 [디자인] 동아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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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축을 울리는 천둥소리와 강렬한 섬광.
낙뢰는 예로부터 사람들을 두렵게 만든
무서운 자연현상 중 하나다.
낙뢰는 오늘날에도 산불, 정전, 인명사고 등을 유발하며
큰 피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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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가 가진 전압의 크기는 무려 1억 볼트에 달한다.
섬광이 지나가는 곳은 온도가 2만 7천 도까지 올라간다.
그 빈도도 적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평균 약 12만4천 회(2009~2018년 기준)
발생할 정도로 친숙한 자연현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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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것이
미국의 국민영웅 벤자민 프랭클린이다.
탁월한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그는 
다초점 렌즈, 소방차 등 다양한 발명품으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성과는 피뢰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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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2년 그는 폭우 속에서 연을 직접 날리며
낙뢰가 곧 전기임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피뢰침을 개발하며 낙뢰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도 건물 높은 곳에 있는 피뢰침은
낙뢰를 유도해 자연스레 땅으로 전기를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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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뢰침에는 결정적 문제가 있다.
보호 범위가 생각보다 넓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보호각 60도를 넘지 않으며, 
높이가 올라갈수록 이 범위는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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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과학자들은 보다 향상된 피뢰침 개발을 위해
오랫동안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레이저를 활용해 그 해결책을 찾았다는
기쁜 소식이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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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명으로 구성된 일명
레이저 피뢰침(Laser Lightning Rod) 프로젝트 연구팀은
스위스 센티스 산 송신탑 주변에 
레이저 기기를 설치했다.
너비는 1.5m, 높이가 8m, 무게 3t에 달하는 
거대한 장비였다.


제작비만 200만유로(약 26억7천만 원)가 투입된 이 장비는
레이저를 초당 1천 펄스까지 발사할 수 있다.
연구팀은 10주 동안 실험을 지속하며
낙뢰에 레이저를 발사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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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 고출력 레이저를 위로 쏘아 올리면
마치 강철 와이어처럼 번개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
높은 에너지로 공기를 데우면 밀도가 낮아지고,
자연스럽게 번개를 그쪽으로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
연구를 이끈 오렐리앙 우아르 박사는 이를 
“레이저로 공기에 구멍을 뚫는 것”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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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구팀이 고속카메라로 확인해본 결과
레이저가 번개의 움직임을 유도하며 
경로를 바꾸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다.
이는 레이저로 낙뢰의 움직임을 유도한
최초 성공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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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피뢰침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열렸다.
지금껏 유도광역피뢰침(ESE)* 같은 여러 기술이 개발됐지만, 
좁은 범위나 서지(Surge) 위험 등의 개선점이 있었다.
* 고전압을 통해 낙뢰를 유도하는 것
** 순간적으로 고에너지가 흐르는 것. 전자기기 등에 악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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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전 같이 
안전이 중요하면서도 규모가 큰 시설에선
기존 피뢰침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실제 국내서도 고리 1․2호기, 한빛5호기 등 일부 원전이
낙뢰로 가동 중단됐던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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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실용성이다.
이론적인 낙뢰 유도는 증명했지만,
초당 1천 펄스를 발사하는 레이저장비는 아직
너무 크고, 무겁고, 비싸기 때문이다.
레이저 피뢰침의 실용성을 높여 
인류가 진정으로 낙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향후 이어질 과학자들의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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