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막, AI가 활약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807호   2022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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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2022년 11월 20일,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출처: ArifAsif/shutterstock)
 
바로 어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개최지인 카타르의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평소처럼 6월이 아닌, 11월이라는 이례적인 시기에 개최됐다. 축구는 폭 7.32m, 높이 2.44m인 상대방 골대에 누가 더 많이 공을 집어넣는지로 승패를 겨루는 구기 종목으로, 규칙이 비교적 단순하고 공과 운동장 외의 다른 준비물이 필요 없어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다른 스포츠보다 규칙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정을 정확히 내리기 어려워 오심이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왔는데, 올해에는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AI를 활용한 판정 기술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AI는 어떤 일을 담당하게 될까?
 

카타르 월드컵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반자동화 오프사이드 기술’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기술은 오프사이드 반칙 여부를 판정하는 ‘반자동화 오프사이드 기술(Semi 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이다. 오프사이드란 공격하는 쪽이 수비하는 쪽보다 앞선 위치에서 공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이다. 공격하는 쪽 선수가 상대 골라인에서 두 번째 수비 쪽 선수(주로 골키퍼를 제외한 맨 끝 선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보다 골대에 더 가까운 위치에서 공을 받는 순간, 경기장 측면을 따라 달리던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 반칙임을 알린다. 
 
오프사이드 반칙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오심이 일어나기 쉽다. 과거 월드컵에서도 오프사이드 오심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잦았다. 예를 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과 붙은 이탈리아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돼 오심 논란이 일기도 했다(추후에 정당한 판정으로 인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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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카타르 월드컵에서 시행될 반자동화 오프사이드 기술. (출처: FIFA 유튜브 캡쳐)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AI가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정한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설치된 12대의 전용 카메라가 여러 각도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하여 선수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부착된 29개의 포인트를 추적한다.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식구(공) 안에 든 센서는 1초에 500회 이상 공의 위치를 파악한다. 공격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을 받으면 데이터를 해석한 AI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고, 영상 담당 심판을 통해 이 결과를 경기장 안의 주심에게 알린다. AI 덕분에 모든 과정을 수 초 내에 처리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FIFA는 월드컵 경기마다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공에 센서를 내장해, 공이 골라인을 통과할 경우 주심 손목시계에 GOAL로 표시되는 골라인 판독 기술(GLT)을 채택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는 미묘한 판정을 확인하기 위해 주심이 비디오 영상을 활용하는 비디오 보조 심판(VAR) 제도도 적용했다. 
 
월드컵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의 경우, TV 영상 등이 인터넷으로 확산되며 심판의 오심이 철저히 비판받는 풍조가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심판의 판정을 보완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좋은 평가를 받아왔으며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프로 축구 경기에 해당 기술을 도입해왔다. 이번에 도입하는 반자동화 오프사이드 기술 또한 성공적으로 활용된다면 추후 프로 리그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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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프로 축구 리그에서 VAR 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출처: ph.FAB/shutterstock)
 

프로야구에서도 활약하는 AI
축구만이 아니다. 야구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지 오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2010년부터 미묘한 홈런 판정에 비디오를 사용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리그(KBO)도 2014년부터 각 루의 아웃, 세이프 판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리퀘스트 제도를 도입했다. 판정에 이의가 있을 때는 감독이 양손으로 직사각형을 그리는 사인을 해 비디오 확인을 요청하면 심판단이 리플레이 검증을 해 다시 판정을 내리는 모습은 이제 꽤 친숙한 장면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하부 리그인 마이너리그 3A에서는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여 AI가 스트라이크와 볼 여부를 판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기 도중 포수가 인간 심판의 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ABS 판정을 기준으로 곧바로 스트라이크로 판정이 뒤집히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년에 약 3만 건의 잘못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ABS 시스템을 활용하면 판정 시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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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미국 마이너리그 3A에서 사용 중인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출처: MLB)
 
AI 심판은 ‘호크아이’라는 야구공 추적 시스템을 사용하여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한다. 호크아이는 여러 대의 고해상도 카메라로 공의 궤적을 촬영해 얻은 데이터를 영상화하여 공을 3D 이미지로 구현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과정은 영상 인식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구현된다. 테니스, 배구 등 공이 코트 안에 떨어졌는지로 점수를 확인하는 스포츠와,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추적하여 시각화한 화면을 갤러리에게 제공하는 골프 경기에서는 이미 호크아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BO에서도 빠르면 2024년부터 AI 심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심판과 스포츠의 미래
AI 판정 기술의 도입으로 불필요한 판정 논란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AI 심판은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물론, 판단을 내린 이력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추후 분석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한다. AI 심판은 단순히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스포츠 자체를 발전시켜 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골인, 오프사이드, 홈런, 스트라이크 판정까지 기계화되면 과연 인간 심판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미래에 인간 심판의 역할은 AI 심판이 알려준 판정 결과를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에 그치게 될까? 
 
아마 AI 심판이 인간 심판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는 인간이 영위하고 즐기는 문화 활동이다. 스포츠에 참여하는 선수는 규칙을 준수하면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심판은 규칙을 견지하여 플레이어를 돕고 스포츠 게임이 공정하고 원활하도록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심판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 단순한 판정단이 아니라 인간의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겨루는 프로 스포츠 시합을 진행할 때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AI 심판의 도움을 받아 인간 심판은 더 빠르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고 우리는 더 재미있게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번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에서 AI 심판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글: 이형석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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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사도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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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최신 정보 감사합니다.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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