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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for Kids] 파라오의 저주로 백혈병 치료제를 만든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169호 2025년 07월 21일정사각뿔 모양의 거대한 건축물이라고 하면, 바로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를 떠올릴 텐데요. 이집트의 대표 유적인 피라미드는 약 4,700년 전에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의 왕, 파라오의 무덤이랍니다. 피라미드가 발견된 이후 고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피라미드 안에 어떤 게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밝혀내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과거 피라미드를 발견하고 발굴했던 고고학자들 몇 명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학자들이 멋대로 피라미드를 조사한 탓에 ‘파라오의 저주’가 내려진 것이라고 걱정했는데요. 그렇다면, 정말로 피라미드는 저주받은 무덤인 걸까요? 아니면 이 죽음에는 다른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요?
저주의 비밀은 무덤 속 ‘곰팡이’?
실제로 피라미드 속 파라오의 관에는 ‘왕의 영원한 안식을 방해하는 자에게 벌이 내릴 것이다’라는 말이 쓰여 있는데요. 한 마디로, 이 무덤을 건드리면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경고하는 셈이죠. 이 때문에 사람들은 피라미드에 파라오의 저주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진 2. 피라미드를 조사하던 고고학자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사람들은 파라오의 저주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shutterstock
그런데 다행히도(?) 이 문구에 저주가 담겨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피라미드 속 보물을 호시탐탐 노리는 도굴꾼들을 겁주기 위해 쓰인 경고문이죠. 그렇다면 고고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요?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곰팡이’예요.
피라미드에는 파라오의 미라 외에도 동물 미라, 보물 그리고 빵, 치즈, 와인 등 음식도 함께 보관돼 있어요. 이집트 사람들은 파라오가 죽은 뒤 사후세계에서 다시 살아간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피라미드에 함께 넣었거든요. 그런데 음식들의 경우, 수천 년 동안 방치된 탓에 그 안에 곰팡이나 병원균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어요. 이 중 일부는 사람 몸에 들어가면 폐를 아프게 만들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죠.
대표적인 예로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Aspergillus flavus)’라는 누룩곰팡이가 있어요. 그렇다면, 정말로 이 곰팡이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을까요? 1970년대 폴란드에서는 왕의 무덤을 조사하던 과학자들 중 10명이 몇 주 뒤 잇따라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 무덤 안에서 누룩곰팡이가 발견됐어요. 이 때문에 곰팡이와 사망 사건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사진 3. 파라오의 저주가 곰팡이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누룩곰팡이는 주로 콩, 곡물을 오래 저장할 때 나타난다. ⓒPenn Engineering Today, Bella Ciervo
사람을 아프게 하던 곰팡이, 약으로 변신!
그런데 최근 저주의 원인으로 주목받던 곰팡이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 곰팡이를 활용해 ‘백혈병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데요. 이 곰팡이가 만들어 내는 물질이 백혈병 암세포에 독성을 보였어요. 이는 수십 년간 백혈병 치료에 쓰인 약물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었죠.
심지어 이 성분은 유방암, 간암, 폐암 등 다른 암세포나 세균, 곰팡이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어요. 즉, 특정 세포 유형에만 치료 효과를 낸다는 의미죠.
과거 알렉산더 플레밍이 푸른곰팡이를 이용해 페니실린을 만든 것처럼, 우리는 또다시 곰팡이로 새로운 약을 개발할 수 있을지 몰라요.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실험을 거쳐야 하는데요. 하루빨리 사람들에게 백혈병 치료제로 거듭나길 기대해 봐요!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6학년 2학기 과학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6학년 2학기 과학 -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 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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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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