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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물질 농도에 따라 향기와 악취로 느끼는 이유
<KISTI의 과학향기> 제3715호 2022년 01월 10일DGIST 연구팀이 같은 냄새 물질이라도 농도에 따라 향기 또는 악취로 느끼는 동물의 신경학적 기전을 규명했다.
향수는 적당히 뿌리면 향기로 느껴지지만 너무 과하면 악취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들은 여러 가지 후각 물질에 대해 특정 농도에서는 이끌리지만 다른 농도에서는 회피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농도에 따른 후각 행동 전환의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다이메틸트라이설파이드(DMTS)라는 황화물에 대한 선충들의 후각 행동을 실험했다. DMTS는 오래된 김치에서 나는 냄새 성분이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 저농도 DMTS 냄새에 대해서는 선호반응을 보이지만 고농도일 경우에는 회피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DMTS 냄새를 맡지 못하는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을 찾아냈는데, 이 선충은 ‘SRI-14’라는 후각 수용체가 망가져 있었다. 이 후각수용체는 선충의 고농도에 대한 회피반응과 저농도에 대한 선호반응 모두에 필요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SRI-14’ 후각 수용체가 어떤 신경세포에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유전학 및 신경생물학 실험을 진행했고, 저농도와 고농도의 DMTS를 각각 감지하는 특정 감각 신경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쁜꼬마선충 머리에는 개재신경세포가 있는데, 인간의 대뇌 피질처럼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선충의 개재신경 하나가 DMTS를 감지하는 각각의 감각신경세포에 연결돼 있고, 저노오도와 고농도의 DMTS 신호를 받아 처리해 궁극적으로 농도에 따른 행동을 이끌어 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동안 냄새 물질은 농도에 따라 각각 다른 수용체가 존재해 반대되는 후각 행동을 유발한다고 생각돼 왔다. 그런데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로, 한 개의 수용체가 모든 농도를 감지하고 이 정보가 신경회로에서 처리돼 후각 행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김규형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김규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이 동일한 냄새 물질에 대해 그 강도를 어떻게 구분해내는가에 대한 연구와, 인간의 복잡한 후각 처리에 대한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21년 12월 13일 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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