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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는 오리, 꼬리는 비버, 몸통은 너구리… ‘별종 동물’ 오리너구리의 비밀, DNA에 있다

2021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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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는 오리, 꼬리는 비버, 몸통은 너구리...
'벌종 동물' 오리너구리의 비밀, DNA에 있다
[글] 김청한 과학칼럼니스트 [디자인] 동아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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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생물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당수는 오리너구리를 꼽을 것이다.
 
포유류와 파충류, 조류를 모두
섞어놓은 듯한 외모와 습성을 지녔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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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인 오리너구리는 이름 그대로
오리와 너구리 등 여러 생물을 섞은 외모를 가졌다.
 
부리는 오리, 꼬리는 비버, 몸통은 너구리, 발은 수달과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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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오리너구리는 알을 낳지만,
새끼는 젖을 먹여 키우는 등 이상한 점이 많다.
 
또한 뒷다리에는 뱀과 같이 독액 분비샘과 날카로운 침이 있어
다른 경쟁자에게 위협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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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오리너구리는 지금껏
많은 생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돼 왔다.
 
그 결과 이런 특이함의 비결은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형성된 것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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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처에는 이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가 실렸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장 궈지 교수가 주축이 된 국제 연구팀이
오리너구리의 게놈 지도를 완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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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실제 오리너구리가
포유류, 파충류, 조류의 유전자를
골고루 지녔음이 드러났다.
 
먼저 알을 낳는 특징에는
비탈로제닌(vitellogenin)이라는 유전자가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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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텔로제닌은 알의 노른자 형성에 관여하는데,
원래 포유류인 인간 역시 관련 유전자 3개를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이를 모두 상실했지만,
오리너구리에겐 아직 1개가 남아 있기에
지금도 알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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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너구리는 또한 닭에게는 없는
카세인(casein)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
 
이는 포유류 젖의 주요 성분으로서,
오리너구리 젖이 소나 인간과 유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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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알을 낳으면서도 젖을 먹이는
오리너구리의 비밀이 밝혀졌다.
 
카세인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약 1억 7천만 년 전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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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없는 부리 역시 오리너구리만의 특이한 점이다.
일반적인 포유류의 경우, 이빨을 통해 음식을 씹어먹기 때문.
 
이 역시 1억 2천 만 년 전 치아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8개 중
4개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일어난 진화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명 ‘오리 주둥이’는
이때부터 생겼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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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염색체에 있어서도 오리너구리는 신기하다.
일반적으로 2개의 성염색체(X,Y)를 가진 포유류와 달리
오리너구리는 무려 10개의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
 
원래는 고리(ring) 모양을 가진 하나의 형태였다가
잘게 쪼개지면서 각각 5개의 X,Y 염색체가 됐다고 한다.
 
출처: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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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염색체의 특징이
인간보다는 닭에 가깝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포유류와 조류간 진화의 연결고리를
알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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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오리너구리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의 DNA를
고루 갖고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다.
 
이는 환경 적응 과정에서 일어난 희귀한 사례로서,
생물의 진화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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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특히 이번 연구가
[태반을 가진 진수하강(eutheria) 생물이
왜 알 대신 새끼를 낳는 동물로 진화했는지]를
밝혀주는 열쇠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독특한 오리너구리의 게놈 지도를 통해
보다 많은 생명체의 비밀이 밝혀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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