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에피소드
에피소드
불 끄는 얼음으로 특수 화재 초기에 잡는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808호 2022년 11월 28일국내 연구팀이 접근이 어려운 화재현장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불을 끌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소화탄 개발을 추진한다. 동해 해저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저온·고압 상태에서 물 분자 내에 메탄이 결합된 결정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팀은 메탄 대신 소화가스를 저장해 불을 끌 수 있는 원리를 밝혀냈다. 가스를 저장하려면 일반적으로 고압용기에 압축해야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경우 물 분자의 수소결합이 고압용기 역할을 해 별도의 저장용기 없이도 50~120배 더 많은 소화가스 저장이 가능하다.
소화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할로겐족 소화가스를 사용하는데, HFC-125 등의 청정 소화가스는 절연성이 뛰어나고 화염에 대한 연쇄 반응 차단 효과도 크다. 연구팀이 개발하려는 소화탄은 나노크기의 가스하이드레이트 결정 구조 내에 청정 소화가스를 물리적으로 포획시킨 형태로, 화염에 닿으면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물과 소화가스가 분출되어 불을 끌 수 있다. 이때 주위의 열을 흡수하는 성질도 띠고 있어 불 머리를 잡는 데 유리하며, 해리 시 가스하이드레이트 1kg 당 약 300~500kJ*의 열을 흡수한다.
소화가스가 압축된 고체형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얼음과 비슷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휴대성·기동성이 높기 때문에 산지, 초고층건물, 해양플랜트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특수화재 현장에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펌프 성능의 한계로 15층 이상 물을 분사할 수 없는 초고층건물의 경우 드론 등에 탑재하여 화재현장에 투척할 수 있어 대형화재로 번지기 전 초기 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를 이끈 이주동 수석연구원은 “오랜 기간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연구를 진행해 오던 중 물의 격자구조 내에 다량의 소화가스가 충진되는 현상을 확인하고 소화탄 기술을 연구하게 됐다”며, ”특수화재 현장의 소방·방재 시스템을 구축하는 R&D를 통해 대형화재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
- AI 성능 높이는 방법? 우리 뇌에 있었다!
-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차미영 CI(Chief Investigator·KAIST 전산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AI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뇌의 해마에서 일어나는 기억 통합의 생물학적 특징을 활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2017년 구글...
-
- 수많은 마이크로 LED 칩 중 원하는 색깔만 전사해주는 기술 개발
- 이건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대량의 마이크로 LED 칩 중, 색깔별로 원하는 칩만 선택해 전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OLED보다 전기적·광학적 특성이 우수하며, 머리카락 두께인 100μm(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무기물 LED 칩을 활용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광원이다.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하려면 성장...
-
- 누에 단백질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인공 심장판막 개발
- 정세용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와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누에나방의 유충인 누에가 만들어 내는 천연 단백질로 기존보다 내구성을 높인 심장판막질환용 인공 판막을 만드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는 심장판막질환 환자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심장판막 4개는 열리고 닫히면서 혈류의 흐름을 조절...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3-11-2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