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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네틱스 - 우주의 최적화를 지향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199호 2004년 10월 18일
‘사이버’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겐 너무나 친숙한 말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이버’는 다름 아닌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 즉 컴퓨터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사이버 범죄, 사이버 경찰, 사이버 대학, 사이버 캐릭터, 사이버 쇼핑몰, 사이버 정부 등등...사이버스페이스라는 말은 원래 미국의 SF작가인 윌리엄 깁슨의 1984년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처음에 ‘전뇌공간(電腦空間)’이라는 말로 번역을 했는데 이 말이 9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오기도 했었다.여기서 일본인들이 ‘사이버’를 ‘전뇌’, 즉 전자두뇌라는 말로 옮긴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이버’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인공지능’을 일컫는 영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AI(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그렇다면 ‘사이버’는 어디서 온 말이며 원래 의미는 무엇일까?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는 가까운 미래 세계에 뛰어난 해커로 활약하는 주인공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벌이는 대결을 주된 설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정서나 감정이 워낙 독특해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작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일컫는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좀 진부한 말이 되어 버렸지만 ‘사이버펑크’는 한때 우리 사회에서도 유행을 탔던 시기가 있었다.‘사이버펑크’의 ‘사이버’ 역시 ‘인공지능 컴퓨터’를 의미하는 말이다. 사이버펑크란 컴퓨터에 익숙하면서 기존 사회 체제나 가치들에 반항하는 정서를 지닌 젊은이들, 또는 그들의 스타일을 뜻하는 의미로 통한다.
이 말들에서 접두어 ‘사이버’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준말이다. 그렇다면 사이버네틱스란 무엇일까? 인공지능 컴퓨터를 뜻하는 또 다른 전문용어인가?
대답은 ‘그렇다’와 ‘아니다’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면 적당할 듯싶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사이버네틱스는 서로 다른 말이지만 실제 의미만을 따져 본다면 사이버네틱스는 ‘인공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키잡이를 뜻하는 ‘Kubernetes(또는 Kybernetes)이며 이 말은 나중에 영어의 ’통치하다‘는 뜻인 ’Govern를 낳기도 했다. 즉, 사이버네틱스에는 조종하다(영어의 Steer나 Pilot)는 뜻과 ‘통제하다(영어의 Control, Govern)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사이버네틱스라는 말이 널리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미국의 천재 수학자였던 노버트 위너(Nobert wiener:1894-1964)가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분야의 학문을 지칭하는 말로 선택한 것이다. 위너에 따르면 사이버네틱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체계에 포함되는 두 종류의 변량이 있는데, 그 하나는 우리가 직접 제어할 수 없는 것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이때 제어할 수 없는 변량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값을 바탕으로 하여 제어할 수 있는 변량의 값을 적당히 정하여, 이 체계를 가장 바람직스러운 상태로 도달시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학문.’
설명이 좀 복잡한 편이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스스로 최적의 상태(또는 의도하는 특정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고, 그냥 한 마디로 ‘인공두뇌학’이라고 받아들여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인공두뇌’라고 하면 단지 컴퓨터 분야만으로 한정해서 얘기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다. 그러나 사이버네틱스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든 기계장치, 더 나아가 우리 인간 사회를 비롯한 모든 종류, 모든 유형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테면 생물체, 또는 생물체의 집단인 생태계도 사이버네틱스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고, 한 인간 집단 내부의 정보와 의사소통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도 사이버네틱스의 범주에 든다. 또 생산관리나 품질관리 같은 산업공학 분야의 영역도 포괄할 수 있다. 요컨대 ‘자기 조절하는 시스템’이 사이버네틱스의 지향점인 것이다.
결국 처음에 소개한, 컴퓨터 문화와 관련된 말들에 붙은 ‘사이버’라는 접두어는 원래 의미에서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부분, 즉 ‘컴퓨터’만이 확대되어 널리 퍼진 것이다.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자기 스스로 의식을 가지면서 인간과는 독립된 별개의 존재로 성장했다. 이는 나중에 <매트릭스>나 <공각기동대>등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들로 계승되는데, 이런 컴퓨터들은 어떤 의미에서 완벽하게 사이버네틱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관련 용어들은 모두 ‘사이버’란 접두어를 갖게 되었고, 이것이 우리의 현실에까지 들어와서 이제 일상용어로 널리 퍼진 셈이다.
그렇다면 영화나 소설이 아닌 현실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정말로 사이버네틱한 단계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 등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들은 모두 인간을 이 세상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제거해야 할 요소’로 인식했다. 우리의 미래에 정말로 이런 컴퓨터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이제 사이버네틱스는 인간과 컴퓨터, 그리고 자연생태계를 포함한 모든 ‘계(界:System)’의 최적화를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글 : 박상준-과학 칼럼니스트)
우리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이버’는 다름 아닌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 즉 컴퓨터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사이버 범죄, 사이버 경찰, 사이버 대학, 사이버 캐릭터, 사이버 쇼핑몰, 사이버 정부 등등...사이버스페이스라는 말은 원래 미국의 SF작가인 윌리엄 깁슨의 1984년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처음에 ‘전뇌공간(電腦空間)’이라는 말로 번역을 했는데 이 말이 9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오기도 했었다.여기서 일본인들이 ‘사이버’를 ‘전뇌’, 즉 전자두뇌라는 말로 옮긴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이버’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인공지능’을 일컫는 영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AI(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그렇다면 ‘사이버’는 어디서 온 말이며 원래 의미는 무엇일까?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는 가까운 미래 세계에 뛰어난 해커로 활약하는 주인공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벌이는 대결을 주된 설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정서나 감정이 워낙 독특해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작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일컫는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좀 진부한 말이 되어 버렸지만 ‘사이버펑크’는 한때 우리 사회에서도 유행을 탔던 시기가 있었다.‘사이버펑크’의 ‘사이버’ 역시 ‘인공지능 컴퓨터’를 의미하는 말이다. 사이버펑크란 컴퓨터에 익숙하면서 기존 사회 체제나 가치들에 반항하는 정서를 지닌 젊은이들, 또는 그들의 스타일을 뜻하는 의미로 통한다.
이 말들에서 접두어 ‘사이버’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준말이다. 그렇다면 사이버네틱스란 무엇일까? 인공지능 컴퓨터를 뜻하는 또 다른 전문용어인가?
대답은 ‘그렇다’와 ‘아니다’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면 적당할 듯싶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사이버네틱스는 서로 다른 말이지만 실제 의미만을 따져 본다면 사이버네틱스는 ‘인공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키잡이를 뜻하는 ‘Kubernetes(또는 Kybernetes)이며 이 말은 나중에 영어의 ’통치하다‘는 뜻인 ’Govern를 낳기도 했다. 즉, 사이버네틱스에는 조종하다(영어의 Steer나 Pilot)는 뜻과 ‘통제하다(영어의 Control, Govern)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사이버네틱스라는 말이 널리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미국의 천재 수학자였던 노버트 위너(Nobert wiener:1894-1964)가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분야의 학문을 지칭하는 말로 선택한 것이다. 위너에 따르면 사이버네틱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어떤 체계에 포함되는 두 종류의 변량이 있는데, 그 하나는 우리가 직접 제어할 수 없는 것이고, 나머지는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이때 제어할 수 없는 변량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값을 바탕으로 하여 제어할 수 있는 변량의 값을 적당히 정하여, 이 체계를 가장 바람직스러운 상태로 도달시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학문.’
설명이 좀 복잡한 편이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스스로 최적의 상태(또는 의도하는 특정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고, 그냥 한 마디로 ‘인공두뇌학’이라고 받아들여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인공두뇌’라고 하면 단지 컴퓨터 분야만으로 한정해서 얘기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다. 그러나 사이버네틱스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든 기계장치, 더 나아가 우리 인간 사회를 비롯한 모든 종류, 모든 유형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테면 생물체, 또는 생물체의 집단인 생태계도 사이버네틱스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고, 한 인간 집단 내부의 정보와 의사소통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도 사이버네틱스의 범주에 든다. 또 생산관리나 품질관리 같은 산업공학 분야의 영역도 포괄할 수 있다. 요컨대 ‘자기 조절하는 시스템’이 사이버네틱스의 지향점인 것이다.
결국 처음에 소개한, 컴퓨터 문화와 관련된 말들에 붙은 ‘사이버’라는 접두어는 원래 의미에서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부분, 즉 ‘컴퓨터’만이 확대되어 널리 퍼진 것이다.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자기 스스로 의식을 가지면서 인간과는 독립된 별개의 존재로 성장했다. 이는 나중에 <매트릭스>나 <공각기동대>등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들로 계승되는데, 이런 컴퓨터들은 어떤 의미에서 완벽하게 사이버네틱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관련 용어들은 모두 ‘사이버’란 접두어를 갖게 되었고, 이것이 우리의 현실에까지 들어와서 이제 일상용어로 널리 퍼진 셈이다.
그렇다면 영화나 소설이 아닌 현실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정말로 사이버네틱한 단계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 등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들은 모두 인간을 이 세상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제거해야 할 요소’로 인식했다. 우리의 미래에 정말로 이런 컴퓨터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이제 사이버네틱스는 인간과 컴퓨터, 그리고 자연생태계를 포함한 모든 ‘계(界:System)’의 최적화를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글 : 박상준-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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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