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생사초처럼 무서운 독초가 또 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684호   2021년 09월 27일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한국형 좀비 드라마 <킹덤>에는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식물 ‘생사초’가 등장한다. 죽은 임금을 되살리기 위해 사용된 보랏빛 들풀은 임금을 살리기는커녕 좀비로 만들었고, 이 역병은 한양 너머 조선 전역에 퍼진다. 드라마를 이끄는 주요 플롯은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드는 생사초의 비밀이 무엇이냐에 있다. 평범한 식물이 과연 이처럼 동물의 마음과 행동을 조종할 수 있을까? 좀비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식물은 어떤 무기를 사용할까?
 
식물 속 화학 물질, 환각을 일으키다
 
흔히 식물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을 꼽자면 뾰족한 가시나 긴 넝쿨, 식충식물의 특이한 잎처럼 외형상의 특징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할 뿐, 식물도 동물처럼 생존에 무수히 많은 화학 물질을 활용한다.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 레드 리스트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 식물 종 수는 29만 70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가진 수백에서 수천 가지의 화학 물질은 각 개체를 둘러싼 환경에 맞추어 시시각각 구성되고 방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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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한국에서 자라는 까마중. 북미와는 다른 종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북미 전역에서 자라나는 이 잡초는 일반적으로 말이 선호하는 맛은 아니다. 하지만 목초지에 사육 개체가 너무 많아 양껏 배를 채우지 못한 농장 말은 잡초라도 뜯어서 허기를 채워야 한다. 은까마중 전체에 말의 위장과 중추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글리코알칼로이드가 있어 이를 많이 섭취한 동물은 감각이 둔해지거나 호흡 곤란, 근육 약화를 일으키게 된다. 배고픔에 못 이겨 오랫동안 잡초를 먹은 말은 경련이나 마비,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죽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구의 역사와 함께 진화해 온 식물은 인간이 미처 다 알지 못하는 다양한 생존 전술을 꽁꽁 숨기고 있다.
 
글: 맹미선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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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대화
  • 평점   별 5점

식물들의 자기개발이 엄청난데...난 뭐하나,,,ㅡ,,ㅡ

2021-12-27

답글 0

ㅇㅇ
  • 평점   별 5점

와 신기하다

2021-09-30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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