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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으로 간단하게 전립선암 진단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824호   2023년 01월 23일
연세대학교 신용 생명공학과 교수와 이대비뇨기병원 김청수 교수팀이 소변 유래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분리된 순환 RNA를 분석해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 패널을 만들었다.
 
암 조기진단과 예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침습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에 있는 핵산을 분석하는 액체 생검 기술이 주목받는다. 특히 암세포가 사멸하며 체액으로 방출하는 순환 종양 핵산을 포함하는 순환 핵산은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 및 변화를 분석해 종양 유무 및 현재 상태를 추정할 수 있어 관련 연구와 임상 적용이 활발하다.
 
그러나 체액 내 순환 핵산은 양이 극히 적고 암 진행 단계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순환 핵산을 고농도로 농축 및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컬럼(Spin-column)이나 자성 비드(Magnetic bead)를 이용한 방법들이 있지만, 샘플 사용 용량에 제한이 있고 크거나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며 시간 대비 분리 효율이 낮아 임상 적용에 어렵다.
 
연구팀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소변 유래 순환 RNA 농축 및 분리 기술인 'HAZIS-CirR'을 개발했다. HAZIS-CirR은 순환 RNA의 음전하(-) 및 핵 염기의 특성을 이용해 정전기적 힘과의 공유결합으로 양전하(+)로 코팅된 나노물질 표면에 순환 RNA를 포집하며, 마이크로 필터로 나노 물질을 여과해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한다.
 
이 기술은 소요 시간이 20분 이내이고 장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환자 시료 용량의 제한 없이 고농도의 순환 RNA를 분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전립선암 및 전립선비대증 환자 89명과 정상인의 소변에서 유래된 순환 RNA를 농축 및 분리하고 이를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한지 분석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암과 전혀 다른 질병이지만 증상이 유사해 정확한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 결과 전립선비대증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서 전립선암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6개의 miRNAs로 구성된 전립선암 진단 바이오마커 패널을 개발했다. HAZIS-CirR 기술로 전립선암 환자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신용 교수는 "새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방법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순환 핵산을 분리하고, 농축도 가능해 의료 현장에 적용되는 액체 생검 기술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암 환자의 예후 및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데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생명공학과 중개의학(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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