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슈퍼 화산이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요?

KISTI 과학향기 제1905호   2022년 12월 19일
자막
지구는 반쯤 녹은 암석으로 된 거대한 공으로,

태양의 표면만큼이나 뜨거운 강철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탄생과 방사성 물질 수조 톤의 붕괴로 생긴 어마어마한 양의 열은 상승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아우르는 암석의 흐름이 이 에너지를 지구의 표면으로 나릅니다.

이 흐름을 유일하게 막고 있는 것은 지각입니다.

우리에게는 지각이 단단해 보이지만, 부서지기 쉬운 막일 뿐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불덩이를 감싸고 있는 사과 껍질이죠.

진정한 의미의 대재앙이 지각을 뚫고 올라와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보다 수십 배는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단 일 년 만에 수백 년 치의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온 대륙을 독한 재와 가스로 뒤덮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초화산입니다.

초화산은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요? 인류를 멸종시킬까요?

화산

아득히 높이 솟은 산부터 용암으로 된 돔까지 화산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주로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형성되는데요:

첫째는 거대한 퍼즐 조각처럼 지구를 뒤덮는 지각 덩어리인 판과 판 사이의 경계입니다.

큰 판 일곱 개와 작은 판 수십 개가 있으며,

일 년에 최대 15cm씩 서로 부딪히며 떠다닙니다.

이는 느려 보이지만,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누가 지구 표면에 남게 될지를 결정하는 거대한 씨름입니다.

승리한 판은 찌그러져서 새로운 산맥이 되는 반면,

패배한 판은 온도 1300°C의 뜨거운 암석 바다인 연약권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이곳의 온도는 암석을 녹일 정도로 뜨겁지만,

암석의 엄청난 질량으로 인한 압력 때문에 초고온의 고체 형태를 유지합니다.

판은 보통 수천 년동안 물과 맞닿아 있으며 물을 조금 흡수합니다.

이런 판이 뜨거운 지옥으로 들어가게 되면,

흡수된 물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판의 일부분을 녹이고 마그마가 되게 합니다.

액체인 마그마는 고체인 암석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지구 표면으로 부글부글 솟아올라 지각 바로 밑에 있는 스펀지같은 마그마방에 모입니다.

마그마가 충분히 모이면, 지각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지는데요,

이것이 바로 화산인 것입니다.

이는 마치 영원히 사라지기 전 패배자의 마지막 복수처럼 승리한 판 밑에서 일어납니다.

화산 형성의 두 번째 원인은 맨틀 플룸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지구의 핵과 맨틀의 경계서부터 지구 표면까지 솟아오르는 비정상적으로 뜨거운 암석 기둥입니다.

맨틀 플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지만,

비유하자면 맨틀 플룸은 폭풍 구름을 형성하러 상승하는 뜨거운 공기같은 것입니다.

한 달에 몇 밀리미터씩 순환하는 수백만 년 먹은 암석 폭풍인 것이죠.

이런 플룸은 판과 상관없이 움직이므로,

지각을 뚫고 올라와 주변이 변해도 고집스럽게 활동하는 화산을 아무데서나 형성할 수 있습니다.

화산의 폭발을 재는 법

과학자들은 펑펑 터지는 것들을 수치화하기 좋아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화산이 폭발할 때 방출된 물질의 양을 재는 로그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바로 화산 폭발 지수, 줄여서 VEI라고 하죠.

단순히 말해, VEI는 아주 작게 시작해서 굉장히 빠르게 커집니다.

VEI 2등급짜리 폭발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400개를 채울 수 있는 용암을 분출합니다.

이런 폭발이 매년 10개 남짓 일어나죠.

VEI 3등급만 되어도 파괴력은 엄청납니다.

일례로 2021년에 인도네시아에서 수천 가구를 파괴한 세메루 화산 폭발이 있습니다.

VEI 5등급에 이르는 폭발이 일어나면, 재앙적인 수준의 물질이 분출됩니다.

수 세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잔해,

즉 호수 하나에 맞먹는 양의 뜨거운 암석이 하늘로 내던져지죠.

2022년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 섬 폭발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폭발의 충격파가 지구를 여러 번 돌았고 곳곳에 쓰나미를 일으켰죠.

VEI 6등급짜리 폭발은 지구를 통째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1883년, 인도네시아의 화산섬인 크라카타우는 거의 끊임없이 5개월간 분화했습니다.

이러던 중 대폭발이 일어나면서 산이 무너졌는데,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소리로 기록되었습니다.

로켓 발사보다 10조 배 강력한 소리로, 지구 반대편까지 들렸다고 합니다.

높이 30m의 쓰나미가 주변 지역을 쓸어갔고

가스와 재의 분출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거의 0.5°C나 낮아질 정도였습니다.

폭발 이후 수 년 동안 붉고 먼지 낀 석양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VEI 7등급의 폭발은 초거대 폭발이라고 합니다.

천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폭발로, 인류가 경험한 적은 손바닥에 꼽을 정도입니다.

탐보라 산은 높이 4300m의 화산이었습니다.

1815년에 폭발해서 차르 봄바의 400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내뿜기 전까지는요.

화산재와 먼지 1400억 톤이 우주 근처까지 솟구쳤다가

하늘을 뒤덮어 누렇게 물들였습니다.

다음 해에는 여름이 없었고, 흉작으로 인해 십만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이것이 화산 폭발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지구 반대편까지 미치는 기근은 물론이고,

수백 년간의 기온 냉각마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좋습니다. 그런데 초화산은 뭔가요?

"초화산"이라는 용어는 과학적 용어가 아니라 대중매체에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초화산이 분화한다고 해서 초거대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적인 용어입니다.

초화산이 특별한 이유는 수십만 년 간 폭발하기를 기다려왔기 때문입니다.

깊이 수 킬로미터의 거대한 마그마방에서 압력이 쌓이고 쌓여

마그마 위의 암석을 수 미터 들어냅니다.

암석에는 압력으로 인해 균열이 생기다가,

마침내 견디지 못하게 되면 수십억 톤에 달하는 가스와 화산재가 초음속으로 분출됩니다.

적어도 천 세제곱킬로미터의 엄청난 대폭발이 지구 구석구석을 강타합니다.

그런데 이는 마그마방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초거대 폭발은 물이 펄펄 끓다가 냄비 뚜껑이 날아가면 물이 조금 넘치는 것과 같습니다.

폭발 후, 지반은 폭발이 남긴 공간으로 무너져 내려가면서 칼데라라는 구멍을 형성합니다.

이 칼데라 밑에서는 또다른 초거대 폭발이 일어날 때까지 압력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또다른 폭발이 일어나기까지는 수십만 년이 걸리지만요.

지구에 몇 안되는 초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화산들은

평균적으로 17,000년에 한 번 재앙적 수준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비슷한 수준의 소행성 충돌보다 많이 일어나는 셈이죠.

가장 최근에 있었던 초거대 폭발은 26,500년 전 뉴질랜드에서 있었던 오루아누이 폭발입니다.

수십억 톤의 TNT, 즉 에베레스트 산만한 폭발물 더미의 힘으로

엄청난 양의 지각이 대기로 솟구쳤습니다.

지름 20km의 칼데라를 남겼으며 남반구 전체가 갑자기 냉각되었습니다.

이 정도의 폭발도 초거대 폭발 치고는 불꽃놀이 수준입니다.

74,000년 전의 토바 호 폭발은 훨씬 더 중요한 역사의 전환점이었습니다.

무려 5300세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양의 물질을 분출해서,

남아시아 일부를 15cm 깊이의 화산재로 뒤덮었고

지구 기온을 급격하게 4°C 저하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10년간 겨울이 왔고 이후 수백 년간 전세계적 가뭄이 왔을 수도 있다고 추정됩니다.

지구 기후는 천 년동안 회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최대의 화산 분출은 거대한 폭발이라기보다는

수백만 세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용암 홍수입니다.

이런 홍수가 최후로 일어났던 곳은 2억 5천만년 전의 시베리아 트랩 지역으로,

이백만 년 동안 용암을 꾸준히 뿜어냈습니다.

이는 바다 수온을 40°C 이상으로 높여

생물종 90% 이상을 죽인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을 일으켰습니다.

지구의 표면이 회복되는데는 9백만 년이 걸렸죠.

이런 분출은 단순히 기후를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분출 그 자체가 기후입니다.

다행히도, 이런 규모에 근접하는 사건은 수백만 년째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화산을 두려워해야 할까요?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초화산은 여러 사람들을 겁주는 데 쓰이고 있고

피할 수 없는 대재앙으로 과장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초화산인 옐로우스톤은 다시 폭발하긴 하겠지만 비교적 작은 규모일 것입니다.

자연재해는 맞지만, 미국 전역을 파괴하거나 인류를 멸종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다음 수백 년 동안 VEI 8등급 폭발이 일어날 확률은 2% 이하인데다,

중요한 사실은 갑자기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초거대 폭발보다는 약하지만 더 자주 일어나는 화산 폭발들도

인류 문명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초화산보다 위험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마그마 저수지에서 일어나는 지표 부풀음 현상이나 온도 증가 등 서서한 변화를 관찰해서

화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조기 경보를 해야 합니다.

또 대기에서 황과 화산재를 제거해서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기는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시간도 있습니다.

화산 속 거대한 마그마방의 지열 에너지를 활용해

화산의 파괴력을 선을 위해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다른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이런 작업을 해왔고,

인공위성을 보내 소행성의 경로를 수정하는 실험 등 수십년 전에는 꿈에 불과했던 일들을 이미 해내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인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발밑에서는 성난 지옥불이 올라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도,

편히 주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후 변화나 초화산 같은 재앙에 대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흥미롭지만 어렵기도 합니다.

아직도 이런 현상의 바탕이 되는 과학 원리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실지도 모릅니다.

혼자서는 더 깊이 탐구하기도 너무 어렵죠.

저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Brilliant 친구들과 함께 기초 과학에 대한 이해를 쌓을 수 있는 수업을 만들었습니다.

블랙홀이나 생명의 크기, 혹은 기후 변화같이 저희 영상 중 가장 인기 있는 주제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탐구하는 수업입니다.

Brilliant는 실습적인 접근법으로 과학을 다가가기 쉽게 해주는 인터렉티브 학습 도구입니다.

무언가를 확실히 배우기 위해서는 직접 해봐야 하니까요.

수업 하나하나가 쿠르츠게작트 영상의 일대일 심화 버전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가장 최근에 나온 수업에서는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세계 기후에 초화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나오는 쿠르츠게작트 수업 말고도

Brilliant에는 회원들이 탐구할 수 있는 수업이 수천 개 있습니다.

대수학과 확률 같은 수학적인 주제부터

기계 학습과 양자 컴퓨터의 원리까지.

매달 새로운 수업이 나오기 때문에 항상 배움의 매력에 빠져드실 수 있습니다.

지금 쿠르츠게작트 수업을 직접 듣고 싶으시다면,

Brilliant.org/nutshell에 접속하셔서 무료로 가입하세요.

또 Brilliant Premium 무료 체험으로 Brilliant가 여러분께 제공하는 것을 모두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쿠르츠게작트 시청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도 있습니다.

링크에 선착순으로 처음 접속하신 200분은

수학과 과학, 컴퓨터 공학에 대한 Brilliant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연간 멤버십을 20% 할인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탐구에 깊이 빠져드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Brilliant는 여러분의 손을 잡고 함께 빠져들 수 있게 해드릴 겁니다.
번역자: kurtgesagt
영상: kurtgesagt
출처: https://youtu.be/fXb02MQ78yQ
평가하기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