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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쥐약인 배터리, 원인 규명에 한 걸음

<KISTI의 과학향기> 제3788호   2022년 09월 19일
추운 날씨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배터리가 유독 빨리 닳곤 한다.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하며 배터리 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는데,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용매 구조를 밝혀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섰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된다. 음극에서 리튬 원자는 리튬이온(Li+)과 전자로 분리되고, 전자는 배선을 따라 이동하며 전류가 생성된다. 이때 리튬이온은 전해액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하고, 양극에서 다시 전자와 결합한다. 온도가 떨어지면 리튬이온이 전해액에서 전극으로 이동하는 ‘탈용매화 과정’이 일어나고, 이때 배터리의 내부저항이 증가해 전류의 흐름이 방해 받는다.
 
따라서 탈용매화 과정을 이해하면 저온에서의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중에서 탈용매화 과정의 초기 구조인 리튬이온 용매 구조에 주목했다.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리튬이온이 전해액에 녹을 때(용매화) 리튬이온과 주변의 음이온 혹은 용매 분자들이 이루는 구조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리튬이온을 중심으로 4개의 분자가 있는 4배위의 정사면체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연구팀은 저온 상태의 리튬이온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저온 장치가 장착된 푸리에 적외선 분광기(FTIR)를 사용하여 상온(26.85℃, 300K)부터 영하 33.15℃(240K)까지 온도를 변화시켜가며, 리튬이온 용매 구조와 이온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리튬이온 용매 구조는 정사면체에 국한되지 않고 용매 환경에 따라 3배위, 4배위, 5배위 등 다양한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사면체 구조로는 이해되지 않았던 실험들을 설명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연구를 이끈 조민행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리튬이온 용매 구조에 대한 지배적인 통념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연구로 저온에서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새로운 배터리를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로 전해액에 첨가제가 있는 상황까지 반영하여 리튬이온 용매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IF 6.888)’ 8월 18일 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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