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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10배 더 잘 걸러내는 조용한 공기청정기

<KISTI의 과학향기> 제2945호   2017년 05월 29일
하루가 멀다 하고 하늘을 뿌옇게 메우는 미세먼지.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틀면 이번엔 공기청정기의 소음이 우리를 괴롭힌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방식보다 미세먼지를 10배 더 잘 걸러내면서도 소음은 대폭 줄인 공기청정기용 필터를 개발했다. 재료연구소(KIMS) 이혜문 박사 연구팀은 공기 중 미세먼지 포획 효율을 높이고 유해 바이오 물질도 99% 없앨 수 있는 친환경 알루미늄 전도성 섬유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필터는 굵기가 매우 가는 섬유를 조밀하게 연결한 ‘헤파(HEPA)’ 필터가 주를 이뤘다. 공기가 필터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구멍보다 큰 먼지는 걸러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작은 구멍으로 공기를 여과하려다 보니 큰 힘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공기를 흡입하는 송풍기의 전력 소모가 크고, 이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도 발생했다.
 
연구진은 발상을 바꿔 구멍이 큰 부직포 소재 필터에 전기적 인력을 이용해 먼지를 모으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 부직포 필터 소재 표면에 알루미늄 나노 구조체를 고르게 코팅한 것이다. 알루미늄은 99% 항균능력을 가진 소재로, 필터로 쓰면 항균 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필터에 전압이 가해지면 주변 영역엔 전기장이 형성된다. 미세먼지와 필터 사이의 전기적 인력이 먼지를 모으는 주된 역할을 한다. 구멍이 커졌기 때문에 공기 정화 과장에서 발생하는 압력 손실 역시 기존 필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송풍기 운전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량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기료가 싸지고, 소음과 진동 문제도 덤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필터의 표면엔 3~1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얇은 산화 보호막을 씌워 사용한 뒤 물이나 알코올로 세척해 다시 쓸 수 있다.
 
이 연구원은 “공기청정기, 정수기, 환경 정화용 필터, 산업용 공기청정시스템 등의 핵심 필터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주요국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 문제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 5월호 온라인 판에 실렸으며 이 필터는 현재 국내외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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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도피
  • 평점   별 5점

이제 공기청정기의 소음을 줄일 수 있게 됬네요.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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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lo****
  • 평점   별 4점

미세먼지를 잡는 대신 정전기 발생으로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도 점검해봐야 할거 같네요. 그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아예 태우는 공기청정기가 있었는데, 미세먼지보다 해로운 오존이 발생하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발명품으로 상까지 받았다던데. 암튼 새로운 아이디어도 가치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이 제품화 전에 다방면으로 점검해보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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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리
  • 평점   별 5점

내년 봄, 미세먼지 공포가 오기 전에 어서 제품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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