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AI 헬스케어’ 급속 도래

<KISTI의 과학향기> 제3134호   2018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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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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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데이터 분석기업 SAS는 지난 8~11일 미국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AS 글로벌 포럼 2018’을 개최했다. 그리고 500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헬스케어, 금융, 소매 3개 분야로 제한했다.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인공지능(AI)에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헬스케어에 있어서는 60%가 ‘AI가 의사를 도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편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애플워치, 핏비트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로 몸 상태를 파악하고, 또한 조언하는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61%에 달했다. 또 ‘수술실에서 의사를 지원하는 AI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도 40세 이상이 52%, 40세 미만이 40%로 조사됐다.
 
소비자들 AI 헬스케어에 호의적
 
금융 분야에서도 ‘AI를 활용, 사기나 기타 위협을 예측하는 것’에 대해 59%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AI로) 고객의 신용 이력을 평가해 신용카드를 추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한 사람은 31%에 머물렀다.
소매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도입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맞춤형 쇼핑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해 동의한 경우는 44%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으로 무인 매장에서 쇼핑하기가 편리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33%에 불과했다. 또한 ‘온라인 소매업체가 과거 구매행동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는 것’에 대해서도 51%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설문 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도입이 환영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 분야 역시 인공지능 도입을 환영하지만 이 기술로 수집한 개인정보로 고객을 관리하는데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였다.
소매업 분야에서는 전체적으로 인공지능 도입에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무인 매장 도입에 대해 67%가, 위치정보 수집에 56%가 불만을 나타내는 등 소비자 정보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기술·서비스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IBM은 ‘AI 슈퍼컴퓨터 왓슨’을 기반으로 유전체 분석, 신약 개발, 임상시험, 의료영상 분석, 더 나아가 암 진단이 가능한 왓슨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눈의 영상자료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수천 개의 망막 스캔 자료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이 알고리즘은 안과의사 진단보다 더 빨리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증, 시력감퇴 등을 진단할 수 있다.
 
FDA, 디지털 의약품 세계 최초로 승인
 
헬스케어 분야를 주 타깃으로 하는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헬스케어 전담 사업팀 ‘1492’에서는 미 최대 투자은행 JP 모건체이스,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의료용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최근 설립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아이폰, 애플워치 등 기기에 헬스케어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업데이트한 ‘iOS 11.3(베타)’ 버전 헬스앱은 사용자가 자신의 의무기록을 수집할 수 있는 메디컬 레코드(medical records)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3월에는 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 덱스컴의 지속혈당모니터링(CGM) 시스템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향후 스마트폰 등 애플 기기에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헬스케어 기술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어는 그동안 축적해온 AI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 상태의 실시간 파악서부터 현장 진단, 의료처치, 임상적 의사결정을 위한 예측 분석에 이르기까지 병원 등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교한 네트워크 설계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기술·서비스를 관장하는 미 FDA에서도 AI 헬스케어 기기 개발에 호의적이다. 지난해 7월 발표한 ‘디지털 헬스 이노베이션 액션플랜(DHIAP)는 적절한 자격요건을 갖춘 기업이 제품을 출시할 경우 인허가 과정을 면제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수차례에 걸쳐 임상시험을 사전에 수행한 다음 그 결과를 기반으로 인·허가를 취득하고, 새로 개발한 의약품, 기기 등을 시장에 출시해야 하는 기존의 규제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인·허가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FDA에서는 이 같은 파격적인 규제완화 조치와 관련,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혁신의 걸림돌이 되지 않고,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초소형 센서를 내장해 복용 후 추적인 가능한 알약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를 디지털 의약품으로 승인한 바 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의약품이다. 또한 안과 질환을 진단하는 의료기기 ‘IDx-DR’ 판매를 허가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엑센츄어는 AI 기반의 세계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14년 6억 달러에서 2021년 66억 달러로 11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AI 헬스케어 기술·서비스를 활용해 오는 2026년 미국에서만 약 1500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정보기술센터(IITP)는 헬스케어 분야 특수성과 파급 효과를 고려, 기술 발전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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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이강봉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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