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인류 구할 최후 식량은 무엇?

<KISTI의 과학향기> 제3170호   2018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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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www.sciencetimes.co.kr/?p=178421&cat=36&post_type=news&page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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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인구는 약 76억 명. UN은 앞으로 2050년 경 인구는 97억 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을 먹여 살릴 식량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지금도 10억 명은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은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UN은 식량쇼크로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식량의 생산량은 2배 이상 늘려야 한다. 이에 과학자들은 인류를 구할 최후의 식량으로 고구마를 손꼽았다. 고구마는 어떻게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의 식량 문제 해결사, 고구마
 
고구마는 우리나라에서도 구황작물로 대표적인 곡물 중 하나이다. 구황작물이란, 나쁜 기상조건으로 주요 식량작물인 벼·보리 등이 흉작인 경우에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을 뜻한다. 감자, 고구마는 흉년이나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소개된 것은 1763년 조엄(1917~1777) 동래부사가 조선통신정사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고구마 종자를 들여오면서 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마 종자를 도입한 것은 건조하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쉽게 재배가 가능해 일본에서도 ‘구황작물’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일반 백성들에게 고구마는 구황작물로 인기가 없었다. 한국고문서학회에 따르면 고구마가 한랭한 기후에는 재배가 어렵고 서민들이 농지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18세기 초 들어온 감자는 농가에 쉽게 퍼졌던 반면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고구마의 재배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구마 재배가 확산되지 못한 이유였다.
고구마는 20세기 초 다량으로 재배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감자에 이어 선조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구황작물로 자리매김했다.
21세기 들어서 고구마는 가끔씩 ‘별미’로 먹는 간식이 됐다. 하지만 최근 고구마가 최근 세계 7대 식량작물로 떠오르며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사막이나 해안이나 간척지 등의 고 염분 지대, 폐 광산 지역과 같은 오염지역에서도 잘 자라나며 토양유실이 적고 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식물이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공익과학센터(CSPI)는 지난 2007년도부터 고구마를 최고의 음식으로 꼽고 있다. 항산화물질, 식이섬유, 칼륨 등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농무성 또한 고구마를 ‘척박한 땅의 최고의 에너지 작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고구마는 옥수수의 2.3배 높은 탄수화물을 제공한다.
일본 농림수산성도 고구마를 ‘단위면적(1000m²) 당 최고의 부양인구를 먹여 살리는 탄수화물’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옥수수는 1명, 쌀은 2.4명인데 비해 고구마는 3.9명을 부양할 수 있다는 것.
 
카자흐스탄에 고구마 성공적인 시범재배
 
이처럼 앞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구원 식품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고구마지만 국내에서는 전분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65년도에는 쌀 350만 톤, 고구마 300만 톤으로 쌀과 비슷한 비중으로 재배되던 고구마는 1991년도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쌀 538만 톤 대비 고구마는 38만 톤에 불과했다. 2016년도 현재에도 34만 톤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고구마를 쌀과 비슷하게 경작하던 1965년도의 90%에 비해 지금은 겨우 식량자급률이 2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구마를 해외에서 경작하는 방식이 조명 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곽상수 박사는 지난 4월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농업혁신 동향과 R&D 정책방향’ 포럼에서 ‘고구마’를 인류를 구할 구원투수라며 고구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곽 박사는 고구마의 우수성에 대해 “단위 면적 당 최고의 탄수화물을 생산해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으며 척박한 토양에도 재배가 용이해 UN의 3대 환경협약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구마는 현재 중국, 동남아시아, 중미, 사하라 이남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곽 박사는 “카자흐스탄, 터키, 중동, 알제리 등의 지역도 경작하기 좋은 곳”이라며 고구마 해외경작지로 추천했다.
최근 정부는 고구마 경작을 위해 카자흐스탄에 시범 재배한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며 고구마 해외 경작지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고구마는 무상일수가 120일 이상이면 고위도 지대에서 재배가 쉬워 카자흐스탄 등 북방 지역의 해외농장이 제격이다. 중국이나 터키 등의 지역도 해외농장으로써의 가치가 크다. 카자흐스탄, 터키 등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중국에는 조선족 등 중앙아시아 고려인 등 우수한 인적 자원들이 포진되어 있어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 경작된 고구마는 유럽 등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에도 용이하다. EU에서는 최근 3년간 고구마 소비량이 2배 증가하면서 감자 가격이 10배나 치솟는 등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 고구마는 감자보다 수배의 고가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종전협정에 이어 평화협정이 이루어질 것인가도 전 세계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식량이 부족한 북한의 사정을 염두에 두었을 때에도 고구마는 한반도의 식량문제에서 최선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곽상수 박사는 “고구마는 바이오산업으로 앞으로 남북 과학협력을 통해 북한 등 한반도를 포함한 식량문제의 해결사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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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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