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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KISTI 과학향기 제1904호 2024년 05월 06일
자막
당신을 죽이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는 말이 떠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병을 이겨내고 생존하면 더 강해진다는 것이죠.
우리가 병을 이겨낸 경험들을 떠올려 보면 맞는 말처럼 생각됩니다.
고난을 겪을수록 여러분들은 더 강인해지고, 미래의 더 어려운 상황을 대비할 준비가 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때로는, 살아남았어도 더 약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병에 걸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전쟁의 기계
여러분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군대를 가진 큰 나라라고 상상해보세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영토, 에너지, 자원을 탐하는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것은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몸은 각종 손상과 적의 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왜냐하면 적의 침공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우리는 이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침공이 시작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살펴봅시다.
당신의 세포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사이토카인이라고 불리는 신호 단백질을 마구 방출합니다.
이 단백질은 모든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공습 사이렌과 비슷합니다.
이들은 더 많은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경보를 증폭시킵니다.
곧이어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도록 경보가 몸 전체에 울립니다.
동원령이 내려집니다.
여러분의 뇌는 병원성 행동을 활성화하고, 방어작용을 우선순위에 둘 것입니다.
가장 먼저 몸에 기운이 없어지면서 여려분들을 졸리게 만들겠죠.
무기력해지고, 불안함과 우울한 감정이 들며, 식욕 또한 줄어듭니다.
아픔이 고조되고, 쉬고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질겁니다.
이 모든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여 면역 반응에 힘을 쏟기 위함입니다.
면역 체계를 올바르게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혼란스럽고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므로,
여러분의 몸은 공격받는 국가가 전시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전쟁에서 탱크를 만드는 쪽으로 산업 방향을 바꾸려면 정말 많은 자원이 필요하듯,
당신의 면역 체계는 무기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양의 에너지, 아미노산 및 미량 원소들을 사용합니다.
발열 반응: 체온이 올라가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세포들이 더 열심히 더 빠르게 일을 하게 되지만,
침략자들에게는 악영향을 끼치게 되죠.허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열량이 소비됩니다.
그런 다음 면역 체계는 특정한 적에게 대응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전문 면역 세포를 복제하기 시작합니다.
B세포는 매 초마다 수많은 항체들을 생성하는데, 각각의 항체에는 수백만개의 아미노산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혈액 속의 지뢰라고도 볼 수 있는 보체계를 계속 새로 만들어 내려면,
수십억, 심지어 수조 개의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세포를 동원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사이토카인 또한 지속적으로 새로 생성되어야 합니다.
주로 여러분은 이 자원을 먹는데서 얻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분의 에너지가 없는 아픈 상태에서는 소화를 늦춥니다.
따라서, 아미노산을 만드는데 가장 쉬운 자원인 근육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해 얻은 모든 근육은 생존을 위해 희생됩니다.
당신이 젊고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회복 후에 이를 금방 보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늙었거나 아주 어린 경우, 또는 약하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꽤 힘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몸은 방어를 위해 자기 자신을 소모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몸이 이미 공격받아 취약한 상태인데 또 공격 당했다면, 면역 반응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면역 체계는 멍청합니다.
적들 또한 그렇죠.
우리의 면역 체계는 적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위험합니다.
감염으로 인한 피해와 면역 세포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는 서로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호중구는 최초로 반응하는 면역 세포 중 하나입니다. – 기관총을 든 굉장히 공격적인 침팬지를 상상해보세요.
호중구는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뿌려 적을 터뜨려버리는데,
환자의 흡연 등으로 이미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이러한 화학 물질은 아군 세포를 손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침입한 미생물들은 심각한 손상과 세포사를 유발하는 화학 물질과 독소를 방출합니다.
따라서 심각한 감염은 당신의 장기에 작은 상처, 즉, '구멍'들을 많이 발생시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장기에 구멍과 상처가 생기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의 몸은 그것들을 막기 위해 서두릅니다.
호중구와 대식세포는 몸이 수리를 시작하도록 하는 화학물질을 방출하여 이를 돕고,
대부분의 손상은 새로운 세포들로 빠르게 다시 채워집니다.
그 중 일부는 콜라겐으로 채워지는데, 녹아내린 조직을 구조적으로 강하게 만들어주는 유기 시멘트입니다.
피부에 남은 흉터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흉터는 일반적인 조직과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기능성 세포는 없으며, 조잡하게 발라놓은 시멘트 보수제와 같습니다.
일반 세포가 하는 일을 콜라겐은 할 수 없습니다.
심장에 생긴 흉터는 심장을 약간 더 약하게 뛰게 합니다.
폐에 생긴 흉터는 더 이상 산소를 흡수하지 못합니다.
간에 생긴 흉터는 해독 능력을 저하시킵니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심각한 질병들을 계속 겪게 되면, 신체 기관의 능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생긴 상처는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영구적'입니다.
이 사실이 우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손상을 예방하고 면역 체계를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면역 체계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
당신의 면역 체계는 특별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각각 조금씩 다른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적에는 강하고 어떤 적에는 약합니다.
이는 한 가지 감염으로 인해 종이 멸망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진화적으로 의미 있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인간 종의 면역 체계는 스펙트럼을 이룹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로 감염에 대해 잘 대응하며, 일부는 매우 잘 대응하고 일부는 대응에 성공하지 못하고 죽을 수 있습니다.
흑사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몇몇은 HIV와 코로나 바이러스, 심지어는 에볼라 바이러스에까지 더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반면 독감으로도 쉽게 사망하거나, 특정 박테리아 감염에 매우 취약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스펙트럼상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면역 반응 강도 또한 감염의 종류마다 다르죠.
매우 건강하고 젊은 사람이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기도 하고, 노인이라도 가벼운 독감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면 모든 종류의 질병을 견딜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습니다.
여러분의 면역 체계가 무엇에 뛰어난지는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질병에 걸리는 것은 삶이라는 카지노에서 건강을 걸고 하는 도박입니다.
항상 그래요.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당신의 면역 체계에서 가장 좋은 기능을 해킹하는 것이죠.
질병을 이겨낸 경우, 보통 그에 대한 방어 기능이 더 강화됩니다.
당신이 그날 맞서 싸운 그 적을 기억세포가 기억하고, 후에 다시 들어오면 매우 능숙하게 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질병에 다시 걸리지 않거나, 다음번 감염에서는 약하게 앓습니다.
인간 창의력의 놀라운 성과를 통해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여, 질병으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고,
면역 체계를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그것이 바로 백신입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병원균으로 위장하여, 실제 병원균이 나타났을 때 대비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을 훈련시킵니다.
목표는 질병을 이겨냈을 때 얻는 것과 같은 기억 세포를 얻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연 vs 백신 훈련장
면역 체계를 훈련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바로 백신 훈련장과 자연 훈련장입니다.
백신 훈련장에서는 종이로 된 무기로 훈련하며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웁니다.
물론, 눈 주변이 아프거나 멍이 들 수는 있겠죠.
때로는 백신을 맞은 후 며칠 동안 아프지만, 대부분 그게 전부입니다.
상처도 없고, 영구적인 손상도 없습니다.
백신의 부작용을 주제로 토론한 영상이 있으니 더 알고 싶으시면, 보고 오셔도 됩니다.
반면, 직접 감염되어 면역력을 얻는건 자연 훈련장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자연 훈련장에서는 실제 무기인 예리한 검으로 훈련합니다.
효과는 있겠지만, 더 많은 상처와 부상을 얻겠죠.
하지만 부상에 그치지 않고, 홍역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나, 독감으로 사망하는 어른이 생기기도 할겁니다.
즉, 자연 훈련장은 훨씬 더 위험합니다.
게다가, 백신으로 얻은 면역은 자연적으로 얻게 되는 면역보다 우수한 경우도 있습니다.
백신은 면역 체계를 보다 생산적인 방식으로 활성화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죠.
물론 백신은 마법이 아니며, 때로는 우리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미크론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경우나,
특정 면역 체계가 백신에 반응하지 않고 방어 체계를 구축하다 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은 우리가 가진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도구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지난 몇 세기 동안 이룬 놀라운 진보를 보면, 언젠가는 질병을 영구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번역자: KISTI
영상: Kurzgesagt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M-K7mxdN6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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