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프린트하기
  • 텍스트 파일로 다운로드하기

동영상

도도새가 멸종한 진짜 이유

KISTI 과학향기 제1942호   2025년 03월 24일
자막
일반적으로 도도새는 멍청하고 둔하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할 운명이었기에

인간에게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멸종된 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그럼 실제로는 어떤 새들이었으며, 멸종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의 기원부터 살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이천만 년 이상 시간을 뒤로 돌려 보죠.

동남아시아에서 열대 비둘기 몇 마리가 인도양을 가로질러 날아갔습니다.

이 섬 저 섬을 옮겨 다니며 조금씩 이동했겠죠.

마다가스카르 동쪽 외딴 군도에 결국 그들의 후손이 도착했습니다.

정착한 비둘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하게 변화했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800만 년 전에,

근처에서 수중 화산 하나가 열도에 또 다른 섬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모리셔스라고 이름이 붙습니다.

후손들은 이 섬에도 살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도도새’라는 별개 종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박쥐, 도마뱀, 거대 거북이,

그리고 다른 새들과 함께 모리셔스에 서식했습니다.

약 800km나 되는 바다 때문에 포식자들이 접근하지 못해서

잡아먹힐 걱정은 전혀 없었죠.

자신들을 방어할 필요가 없었기에

비행 같은 것에 에너지를 쓰는 것은 낭비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올빼미앵무새와 갈라파고스의 가마우지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비행 근육도 퇴화했습니다.

도도새는 아마도 섬의 숲 바닥에 둥지를 틀고

과일과 씨앗 등을 먹으며 살았을 것입니다.

키가 거의 1미터 정도였던 도도새들은

그 섬에서 가장 큰 동물이었습니다.

그들은 환경에도 잘 적응해서

극단적인 건조함과 습함을 오락가락하는 환경에서 잘 살았습니다.

또, 그들은 몇 번에 걸친 큰 혼란들도 살아남았습니다.

약 4,300년 전,

모리셔스에 닥친 큰 가뭄이 집단 폐사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담수는 점점 부족해졌고 호수는 염분이 많아져

위험한 함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은 약 150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도도새들은 살아남았죠.

몇천 년 후에 모든 것이 엄청난 속도로 변하기 전까지는요.

1598년, 네덜란드 선원들이 모리셔스에 상륙했고,

이 섬은 곧 무역선들의 경유지가 되었습니다.

선원들은 백조보다 두 배나 큰 새들과

남자 10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등딱지가 큰 거북이들 등

그곳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했습니다.

모리셔스 동물들은 인간의 사냥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포획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선원들이 도도새를 조금 잡아먹었지만 이것만으로 멸종한 것이 아닙니다.

네덜란드 선원들은 일행을 데려왔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반려동물이었을 원숭이들을 데려왔고,

식량으로 쓰려고 염소와 돼지를 섬에 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선원들이 무심코 쥐를 들여오기도 했습니다.

도도새가 살던 숲에서는

염소와 돼지가 풀들을 뜯고 뿌리들을 뽑았으며

돼지, 원숭이, 쥐들은 도도새 알들과 새끼 도도새들을 먹이로 삼았고,

모두가 식량을 놓고 도도새와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도도새는 네덜란드가 도착한 지 한 세기가 채 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한 세기 후인 1790년대가 되어서야

한 과학자가 멸종 개념을 확립해서 보여줬습니다.

그 무렵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도새가 실존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발굴을 통해 발견된 유골과 희소한 유해는

그 존재를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도도새에 대한 표현은 편견을 만들었습니다.

1700년대 후반에 널리 알려진 한 자연사 문헌은

그들을 멍청하고 탐욕스럽고 기괴한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1865년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도도새를 등장시키자

이 새들은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도도새는 학술 서적, 풍자 잡지, 어린이 시 등에서

어설프고 게으르며 생존에 적합하지 못한 존재들로 계속 묘사되었습니다.

하지만 도도새가 그들의 친척들보다 지능이 낮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도도새는 신체와 뇌 비율이 다른 비둘기들와 비슷했습니다.

특히 도도새들을 뚱뚱하게 묘사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짝짓기 철에 보이는 도도새를 봤거나

사육 중인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일 수 있고

혹은 그냥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도도새가 상당히 근육질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사실 도도새들은 큰 자연 재해들을 이겨내고

그들의 고향에서 잘 번성했던 생존자들이었습니다.

다만, 외래종의 갑작스러운 맹공격에 대비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까마귀앵무새, 과일박쥐, 거대거북이 등

모리셔스의 다른 토착 동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쩌면 도도새의 멸종이 인간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들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편했을 것입니다.
영상: TED-Ed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0EBFpj60LRY
평가하기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