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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는 왜 이렇게 느릴까요?

KISTI 과학향기 제1914호   2024년 10월 21일
자막
1976년, 토머스 제퍼슨은 이상한 뼈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길고 날카로운 발톱은 사자를 생각나게 했으나

팔 뼈는 약 3m 길이의 더 큰 동물을 암시했어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거대한 북미 사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제퍼슨은 탐험가인 루이스와 클라크

이 신비한 육식동물을 주의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제퍼슨이 받은 상자 속의 뼈는 사자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멸종된 한 거대한 나무늘보였습니다.

선사시대의 땅늘보는 약 3500만 년 전에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십 가지의 종이 북아메리카와 중남미 전역에

마스토돈이나 거대한 아르마딜로같은 고대 생물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두발가락나무늘보같은 고양이만한 땅늘보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거대했습니다.

제퍼슨의 나무늘보인 메갈로닉스는 1톤 정도의 무게였는데

코끼리같이 6톤에 달하는 메가테리움에 비하면 작았습니다.

그들은 숲과 초원을 느긋하게 돌아다녔는데

강한 팔과 날카로운 발톱을 사용하여

식물의 뿌리를 뽑고, 나무를 오르고

풀과 나뭇잎과 선사시대의 아보카도를 뜯어먹었습니다.

사실 거대한 나무늘보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아보카도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동물은 아보카도의 거대한 씨앗을 삼킬 수 없었지만

나무늘보는 삼킬 수 있었기에

아보카도 나무를 먼 곳까지 널리 퍼뜨렸습니다.

땅늘보는 수백만 년 동안 번성했으나

약 1000년 전에 서반구의

다른 거대한 포유류들과 함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학자들은 땅늘보가 사라지게 된 원인이

다가온 빙하기나

다른 종이나, 대부분의 나무늘보가 멸종된 시기 즈음에

그 지역에 도착한 인간과의 경쟁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은 나무늘보는 일부 살아남아 나무 꼭대기로 이주했습니다.

오늘날, 중남미 열대우림의 나무 꼭대기에 사는 나무늘보는

6종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포식자를 피할 수도 있고

먹을 잎도 많아서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식습관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동물은 음식에서 에너지를 추출하여 돌아다니는 데 사용하거나,

체온을 유지하거나

장기를 계속 기능하게 하거나

그 외에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나뭇잎에는 에너지가 별로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있는 에너지도 추출하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초식동물은 나뭇잎 위주의 식생활을 과일이나

씨앗같은 고열량 음식으로 보충합니다.

나무늘보, 특히 세발가락나무늘보는 거의 잎에만 의존합니다.

그들은 제한적인 식단에 대응하기 위해 정교하게 조정된 전략을 발전시켰습니다.

첫째로 나무늘보는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음식에서 추출합니다.

나무늘보는 몸의 1/3를 차지하는 여러 구획으로 나뉜 위장을 갖고 있어서

종에 따라 5-7일이나 몇 주까지도 식사를 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전략은 최대한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물론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나무늘보는 대부분의 시간을 먹거나 쉬고, 자는 데 보냅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무 꼭대기에서 내려옵니다.

나무늘보는 움직일 때의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다.

보통의 이웃집까지의 거리를 걷는 데 5분 정도 걸립니다.

느리게 생활한다는 것은 나무늘보에게 많은 근육이 필요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사실, 같은 크기의 다른 동물들보다 근육량이 약 30% 더 적습니다.

나무늘보는 몸을 덥히는 데에도 에너지를 덜 사용합니다.

그들의 체온은 약 5℃ 정도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냉혈동물인 파충류보다 적지만 대부분의 포유류보다 높은 정도입니다.

이러한 육체적 및 행동적 적응은 나무늘보의 에너지 소비량이나

신진대사율을 최소화합니다.

세발가락나무늘보는 포유류 중 가장 느린 신진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왕판다가 2위이고

두발가락나무늘보가 3위입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 덕분에 나무늘보는 나무 꼭대기에서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나무늘보가 다른 생물에게 훌륭한 서식지가 되도록 만들었죠.

일례로 나무늘보에서 서식하는 조류는 약간의 위장과 간식이 되기도 합니다.

나무늘보는 더이상 거대한 동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여전히 놀라운 동물입니다.
영상: TED-Ed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64U7WoBr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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