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다한증, 보톡스로 치료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2464호   2015년 08월 26일
내리쬐는 햇볕에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나는 여름이다. 일반적으로 땀은 건강하다는 증거다. 우리 몸은 체온이 오르면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 때 콜레스테롤, 지방, 젖산과 같은 노폐물도 몸 밖으로 나오면서 우리 몸의 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오히려 너무 땀을 흘리지 않으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무더위에 일사병에 걸리기 쉽고 노폐물 배출도 잘 이뤄지지 않아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 땀 너무 많이 나도 문제

하지만 땀이 너무 많이 나도 문제다.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질 뿐 아니라 습진이나 무좀, 피부염에 걸릴 수 있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손에 땀이 나 악수하기가 부담스럽거나 겨드랑이 부분이 흥건히 젖는 일로 난감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땀이 심하게 나는 경우, 손잡이를 잡을 때 미끄럽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특히 전기기구나 금속, 섬유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작업에 있어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를 질병으로 접근하면 다한증이라 하는데, 정확한 진단 기준은 없지만 땀이 많이 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다한증이라 할 수 있다. 다한증 환자는 특히 여름이 괴롭다. 땀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땀 냄새도 많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200~400만 개의 땀샘이 있다. 이 중 겨드랑이와 배꼽 등에 분포해 있는 아포크린샘은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땀을 배출하는데 피부의 세균이 이를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하면서 냄새를 유발시킨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겨드랑이에서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의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아포에크린 땀샘을 발견했는데, 겨드랑이 다한증과 땀 냄새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한증은 몸 전체보다 특정 부위만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 다한증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손바닥과 발바닥, 이마와 콧등 그리고 겨드랑이나 허벅지가 시작되는 부위, 팔과 다리의 접합 부위 등 접히는 부분이다. 가족력은 25~30%로 보통 사춘기를 전후로 증상이 나타나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50~60대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인 영향이 큰 질환이기도 하다. 긴장하면 손이나 발에 땀이 나는 데 다한증 환자는 긴장된 상황에 보통사람보다 자극을 더 크게 받는 것. 따라서 정신적인 원인이 큰 환자의 경우 낯선 사람과 마주하거나 악수를 할 때, 악기를 다룰 때, 시험을 볼 때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신에 땀이 많이 나는 환자의 경우 대게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결핵은 밤에 땀을 특히 많이 흘리게 하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당뇨와 같은 내분비 질환도 다한증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8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1만 명 이상(1만 2천 542명)이 다한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 기준이 아직 없고 불편을 느껴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을 고려한다면 전체 인구의 최소 0.6%에서 4.6%가 다한증을 겪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자 나이 통계를 보면 20대가 진료인원의 29.6%로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10대가 24.2%, 30대가 15.9%로 10~30대가 69.7%를 차지했다. 나이와 성별을 모두 고려하면 20대 남성이 2천 157명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 다한증은 뇌의 탓?

다한증의 1차적 원인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과다 분비다. 아세틸콜린은 자율신경계인 교감과 부교감신경에서 분비하는 물질로 땀 분비를 조절하는데,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되면서 땀 분비도 늘어나는 것.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다한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 교감신경이나 땀샘 자체에는 조직학적으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정신적인 자극에 대해 피부의 교감신경계가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땀샘이 자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뇌의 시상하부 이상에 따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치료는 가능하다. 간단하게는 염화알루미늄 제제의 약을 쓸 수 있는데, 땀이 많이 나는 부위를 씻은 뒤 물기가 마른 상태에서 약을 2~3회 바르는 방법이다. 간단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효과의 정도도 사람마다 차이가 큰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 전신성 다한증의 경우 온 몸에 작용하는 항콜린성 약물(옥시부타닌, 프로판테린 등)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시야가 흐려지거나 저혈압, 고열, 심계항진 등 부작용과 합병증이 심각한 경우가 많아 흔히 사용하지는 않는다.

보톡스를 이용해 다한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보톡스는 A~G까지 7가지 형태가 있는데 다한증에는 A를 사용한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 피부에 주사를 하면, 에크린 땀샘에 분포하는 교감신경의 말단부에 작용해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효과는 8~9개월로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90% 이상에서 효과가 난다. 다만 비용이 비싸고 주사한 부위의 통증이 평균 2일에서 길게는 10일까지 지속된다는 단점이 있다.

■ 신경을 차단해 땀 분비를 억제한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흉강 내시경을 이용한 흉부교감신경차단술이다. 자율신경계의 하나인 교감신경계는 평활근과 심근, 땀샘과 같은 다양한 분비선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 사슬은 목 부분에서 시작해 양쪽 척추를 타고 내려와 2번 요추부위까지 이어지는 신경구조물이다. 이 시술은 흉강 내 존재하는 흉부 교감신경을 끊어주거나 잘라내는 등의 차단술을 통해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직경 2mm의 흉강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고 시술시간도 30~40분으로 짧은데다 영구적인 효과를 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치명적인 합병증은 드물지만 보상성다한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손이나 겨드랑이, 얼굴 등에서 나던 땀이 몸통이나 허벅지 등으로 옮겨가는 경우를 보상성다한증이라고 하는데, 시술 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으로 땀샘을 막는 방법도 있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를 전해질 용액에 담근 상태에서 15~18mA의 전류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한 번에 20분씩 1주일에 여러 차례 시행하는데, 물리적으로 땀구멍을 막아 땀 분비량을 조절한다.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바로 재발하는 단점이 있고 겨드랑이와 같이 물에 담그기 힘든 부분은 치료가 어렵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 다한증 환자는 땀이 많이 난다는 이유로 운동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땀 분비가 정상화된다. 또 카페인 음료와 맵고 짠 음식은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삼가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는 것도 좋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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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화
  • 평점   별 5점

잘봤어요! 이거보고 새로운사실을 배워가요~

2015-11-08

답글 0

김동환
  • 평점   별 5점

다한증 환자는 고생이 많겠네요.

2015-09-01

답글 0

이태욱
  • 평점   별 5점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참으로 고민이 되겠습니다, 그려

2015-08-31

답글 0

윤승환
  • 평점   별 5점

잘보았습니다.대충보기에도의학적인내용을알기쉽게풀어놓아주셨네요...!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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