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외계인은 정말 문어 모양일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20호   2005년 07월 27일
올 여름 극장가의 관심을 끄는 영화 중의 하나인 SF영화 ‘우주전쟁’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바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영화 팬들은 일찍부터 큰 기대를 했을 법한데, SF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크게 주목하는 이유가 또 있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많이 각색을 했겠지만,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즈(Herbert George Wells; 1866-1946)가 1898년에 발표한 같은 이름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SF소설이나 영화의 오래된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외계인의 모습이나 이미지를 보자면, ‘콘택트(Contact, 1997)에서 여주인공과 교신하는 외계인은 지구인의 형상을 빌린 자애로운 모습이었고, E.T.(The Extra-Terrestrial, 1982)에서는 매우 귀엽고도 친근한 외계인이 등장했다.그러나 이들과는 달리 매우 폭력적이고 무서운 괴물의 이미지를 지닌 외계인들도 많은데, 몇 편의 시리즈가 나온 에이리언(Alien)의 외계인은 인간의 몸에서 기생한 후에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끔찍한 존재이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전투에 앞장서서 지구를 지킨다는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 1996)’의 외계인 역시 가공할 무기로 지구인들과 싸움을 벌인다. 폭력적인 이미지의 외계인, 특히 화성인들은 이 두 영화에서 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문어’와 비슷한 형상을 한 경우가 무척 많은데, 이는 바로 조지 웰즈의 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화성에 생명체나 고도의 지능을 갖춘 동물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이 논쟁의 시작은 어휘의 잘못된 번역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즉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 1835-1910)는 1877년에 망원경으로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여 가로·세로의 줄이 그려진 것과 비슷한 모양을 발견한 후, 이탈리아어로 줄이라는 의미로 카날리(Canali)라고 지칭하였다. 그런데 이 단어가 영어로 운하를 뜻하는 캐널(Canal)로 잘못 전해져 ‘화성에는 운하가 있다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은 화성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여 운하를 건설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 역시 화성 표면에서 줄무늬를 발견하고 그 모습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것도 관측하였는데, 그는 한 술 더 떠서 “화성에는 본래 충분한 물이 존재했는데, 환경이 악화되어 점점 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고등 생명체가 극지방의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운하와 비슷한 관개시설을 건설하였고 농업의 계절에 따라 그 수가 바뀐다.”라는 주장을 1895년에 출간한 화성이라는 책에서 발표하였다.



한편, 조지 웰즈는 SF소설 우주전쟁에서 화성 외계인의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렸는데,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화성인은 머리가 매우 큰 반면, 화성이 지구보다 중력이 작아서 몸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생각하여 처음으로 문어와 생김새가 비슷한 화성인을 등장시켰다. 조지 웰즈는 프랑스의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과 함께 SF소설의 선구자로서 쌍벽을 이룰만한 인물인데, SF소설의 역사에서도 획기적인 명작의 하나로 손꼽히는 ‘우주전쟁’은 오늘날까지도 자주 애용되는 외계인의 전형을 창조했던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우주선에 의한 화성 탐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는 뜨거운 관심거리로 등장했는데, 1997년 7월 화성 표면에 착륙했던 패스파인더(Pathfinder)호와 탐사로봇 소저너(Sojourner)는 화성 표면에서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을 발견하였고, 최근에 화성 표면에 착륙한 미국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Spirit)과 오퍼튜니티(Opportunity)는 지금도 화성 표면 곳곳을 탐사하면서 물과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199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남극에 떨어진 화성의 운석에서 박테리아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유기물질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여 세상 사람들을 흥분시켰으나, 너무 과장했거나 발표의 목적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화성 이외에도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Europa)’가 꼽힌다. 17세기 초에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발견한 목성의 4개 거대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는 일찍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아 왔는데, 화성보다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저명한 SF 작가인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는 1980년대 초에 쓴 장편소설 ‘2010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가정하였는데, 중국의 유로파 탐사선이 연료 재급유를 위해 유로파의 대운하 옆에 착륙하여 조난을 당한 후, 정체불명의 유로파 외계생물과 충돌하여 우주선이 완파되고 탐사 팀은 전원 사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와중에 중국 우주선의 마지막 생존자는 극적으로 “유로파에 생물이 있다. 다시 반복한다. 유로파에는 생물이 있다.”는 최후 통신문을 지구에 타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직까지 외계인이나 외계 생명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발견은 없었다. 또한, 설령 화성이나 유로파에서 생명체나 그 흔적이 발견된다고 해도 고등동물이 아닌 작은 미생물 수준일 가능성이 크지만, ‘지구 생명체의 뿌리 찾기’ 차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태양계 밖에서 지능을 갖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겠지만, 영화 ‘콘텍트’의 소재가 되기도 한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계획 SETI (Search for Extraterrestial Intelligence)는 일반인들의 유휴 PC를 연결하는 이른바 ‘P2P 방법’까지 동원하여 지금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지속되고 있다. 과연 인간이 외계 생명체나 외계인을 만나게 될 날이 올 수 있을까?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평가하기
lllllllillllllll
  • 평점   별 5점

원래 고대인이 생각하던 외계이방인 모습이 문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계인을 접한 뒤로부턴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그런 홀쭉이에 역삼각형 얼굴 그리 굳어진 것이져

2022-02-02

답글 0

이미란
  • 평점   별 5점

화성에 외계생명체가 있다는 설이 어휘의 잘못된 번역으로부터 출발하였다니 재미있네요.

2009-04-07

답글 0

이민식
  • 평점   별 1점

과학사이트인줄 알았더니 이런글까지 올라오는군요 실망이네요

2009-02-21

답글 0

부업
  • 평점   별 5점

돈준다넷 사이트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란 무엇인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하여 대리가입을 한 경우, 불법 자료나 성인 자료를 대가로 추천가입을
유도한 경우, 주민등록 생성기를 이용하여 거짓 가입을 한 경우, 다른 사람에게 메일을 보낼 때
(광고) 표시를 안하거나 메일을 보낸 사람의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하여 추천가입을 유도한 경우 등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판단될 때 이를 부정행위라고 합니다.
이렇게 부정한 방법으로 적립금을 모았을 경우는 통보없이 회원자격이 박탈되며 모든 적립금이
회수됩니다.
녹슬은 철모-
(자작시)
이름없는 무덤가에 놓여진
녹슬은 철모.
군번도 없는 쓸쓸한 무덤가에
녹슬은 철모많이 당신을 지키고 있네.
조국을 위해 몸바쳐 가심을
철모가 말해주고 있네.

적의 총칼앞에 쓰러져간
젊은 청춘의 넋이여.
군번이라도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군번없는 무명의 용사가 돼어버린지,
57년.
57년이 흐른 지금에야
우리는
이름없는 무덤가에,
꽃을 놓누나.

애인같이 귀하게 여기던 총칼이
조문객을 살피우고
구름이
흘러흘러
청춘의 이름없는 넋을 위로하네

부디,
저,
세상에서
편히,
쉬시기를.
돈준다넷http://www.donjunda.net/
http://www.donjunda.net/index.php?love_id=shinillku
이 주소 복사 하신다음에..
맨위 주소 창에 붙여넣기 하시면 됩니다..
**인을 적지 않고는 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복사 후 주소창에 복사하세요.)
[281차 적립금 신청자 확인 결과!]
-돈준다넷-
적립금이 정상적으로 송금된 ID
dae12woo, esle0202, shinillku
------------------------------------------------------------------------------
대부분 주민번호생...

2007-07-13

답글 0

아닌데
  • 평점   별 5점

항상 재미있고 흥미 있는 과학 향기 기사에 감사 드립니다... 댓글은 그냥 댓글이니 신경 그렇게 쓰지 마시지요.. 고맙다는얘기의 변형된 표현도 "고맙다" 입니다. 더운날씨에 감사드립니다.

2005-08-02

답글 0

오현중
  • 평점   별 2점

notorious님 자가당착 까지는 너무 오버인듯 합니다.

2005-08-01

답글 0

최성우
  • 평점   별 3점

음,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 것은 좋은데, 글쎄요...
그리고 notorious님의 자가당착 지적에 예의를 차리라고 하셨는데...

고등 지능의 외계인이건, 하등의 생명체이건 외계 생명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일텐데, (그 정도로 견해를 달리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교묘히 이용되었다는 둥, 칼럼 분량 어쩌고 하면서 선입견을 지니고 언급한 것은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한 비판 치고는 상당한 '오버'이자 별로 예의있는 글쓰기 태도가 아니라고 보여지는군요...
(제가 글의 마지막에서 분명 구분해서 언급을 했고, 중간에서도 보다 상세히 언급하려 했는데 도리어 칼럼 분량의 한계상 줄인 것이 이런 오해를 낳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또한 갑자기 '슬픔의 나락' 운운하면서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주관적 감상을 늘어놓은 것이야말로 "옆으로 샜다"는 느낌을 받을 듯한데요?

2005-08-01

답글 0

오현중
  • 평점   별 4점

최성우씨 동감입니다.
제가 어떤 과학책에서 봤는데 미국에서는 외계인과
교신도 했다는 것을 봤습니다.
그렇게 오버인거 같진 않군요
저두 외계인이 있고 문어모양과 비슷한것에 동감합니다

2005-08-01

답글 0

Glradios
  • 평점   별 3점

아. 그렇군요. 제대로 설명해야죠.
여러 외계인의 모델을 설명하려 할 때, 흥미진진하게 쓰려고 하시다가, 지구를 파괴하려 한다는 둥 효과적으로 과장했다는거죠.
그리고 지적 외계 생명체에 관한 얘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화성의 생명체 찾기로 빠지는 건 옆길로 샜다는 얘기입니다. 전혀 성격이 다르잖아요. 갑자기 튀어 나올 것이 아니죠. 그리고 그런 것에 관심없던 일반 사람은 생명체를 찾는다니까 (TV에 나오는)외계인 찾는다는소리로 들리기 쉽습니다. 교묘히 이용된었을 뿐더러 칼럼 분량도 적당해지도록 늘어났군요. 자의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에.. 저는 로웰을 비판한 적이 없습니다. 그 문장이 로웰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니 참 아쉽네요. 우주동경이라는 슬픔의 나락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셨다는 건데, 최소한 저와 같은 부류는 아닌가 보네요. 하긴 제 혼자 말하고 이해하기를 바라는게 잘못된거죠. 이런 오해할만한 구를 써서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아, 노토리우스님은 좀 예를 차릴 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가당착이라뇨. 제대로 알고 씁시다.

2005-07-29

답글 0

notorious
  • 평점   별 1점

흠, 비판하신분의 근거가 더 희박하고 남의글 비판에서 시작해서 본인의
감상으로 흘렀으니 자가당착에 빠지셨군요...
본인 글을 올릴땐, 자기 비판의 논지가 자신의 글에도 해당되지 않는지 좀
생각하고 올리시면 좋겠습니다만?

2005-07-28

답글 0

MJ
  • 평점   별 4점

다 아는 내용이지만 역시 우주는 재밌고 신비해요.
우주에 대한 상상만으로 즐겁잖아요?
저도 세티를 하다가 피씨가 느려지는거 같아서 중단했었지요.

2005-07-28

답글 0

최성우
  • 평점   별 3점

제 글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언제든 환영입니다만, 정확히 무엇이 오버라는 것인지 좀 이해가 안가는군요... SF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여러 외계인의 모습을 설명한 것인데...
그리고 화성 생명체의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한 것은 이러한 SF와 관련이 큰 과학적 주제일텐, 대체 뭐가 옆으로 샜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힘들군요... (이 글은 대중적인 과학칼럼이지, 학술 논문이 아니지 않습니까? ^^)

또한 화성에 대한 로웰의 설명은 물론 잘못되었지만, 자비를 들여가면서 천문관측에 힘을 쏟았던 로웰의 공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명왕성을 발견한 톰보가 바로 로웰 천문대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지요...

2005-07-28

답글 0

이종협
  • 평점   별 3점

아주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NASA에서 지능을 가진 외계인이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라고 발표한적이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데,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1) 두개 이상의 눈이 있어야 한다 - 원근을 구분하려면 두개 이상의 눈이 필요함

2) 하나 이상의 손이 있어야 한다 - 지식을 가진 고등생물이라 가정할 때 각종 기기 조작을 위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손이 있어야 함

3) 질량이 있어야 한다 - 어떤 기기를 조작할 때 질량이 없으면 조작할 수 없음. 예를 들어 어떤 스위치를 누르려 할 때 자신의 질량이 없으면 누르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함

4) 위의 조건을 만족한다면 외계인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모습일수도 있음. 즉 우리는 학습에 의해 외계인은 문어같이 생겼다느니, 머리와 눈만 크고 팔과 다리는 가는 기형적인 몸을 가졌다느니 하는 식으로 상상하고 있으나 극단적으로 말해 정육면체 모양의 외계인이 있을 수도 있음.

2005-07-28

답글 0

Glradios
  • 평점   별 3점

좀 오버하신듯;;
"'Alien'의 외계인은 인간의 몸에서 기생한 후에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끔찍한 존재이고"
이것 뿐 아니라 흥미진진하게 쓰려다 보니 많이 오버한거 아시죠? 화성 생명체 얘기로 옆으로도 샜다가 돌아오고 말이
죠. ^^;;

그나저나 로웰 이 사람 정말 대단합니다;; 그 근거없는 이론으로 수많은 사람을 우주동경이라는 슬픔의 나락에 빠뜨렸
으니까요.

2005-07-27

답글 0

추천 콘텐츠
인기 스토리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