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최초의 수세식 변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563호 2020년 08월 03일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은 영국에서 발명됐다고 알려져 있다. 1596년에 우리 영국의 존 해링튼 경이 최초의 현대적인 수세식 변기를 고안했다. 그 변기는 윗부분에 물통이 있고, 물을 흘러가게 하는 손잡이와 배설물을 분뇨통으로 흘러가게 하는 밸브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그건 냄새가 엄청나다는 단점이 있었다. 1775년 또 다른 영국인, 시계 제조자이자 수학자인 알렉산더 커밍이 새로운 변기를 만들어 냈다. 배수파이프를 U자 모양으로 구부러지게 해서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물을 저장한 것이다. 이게 지금까지도 모든 수세식 변기에 사용된다.
수세식 변기에 숨은 과학적 원리
변기뿐 아니라 세면대와 싱크대에도 트랩(trap)이 있어 배수관이 U자나 P자 모양으로 하고 있다. 이 구부러진 부분은 하수구 냄새가 역류하고 벌레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물은 어떻게 구부러진 관을 통과해서 흐르는 걸까?
화장실의 물탱크는 ‘사이펀의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사이펀관은 압력 차이를 이용해 물을 위쪽으로 흐르게 한다. 사이펀 관이 물 표면보다 아래에 있으면 수면에 작용하는 대기압으로 액체가 밀려 올라간다. 물은 관을 따라 올라가 굽은 곳을 돌아 다른 쪽 끝으로 떨어진다. 일단 물이 사이펀관을 돌아 다른 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공기의 압력 때문에 남아있는 물이 관을 따라 계속 흐르게 되는 것이다.
수세식 화장실은 물을 내리면 저절로 물이 적당히 차오른다.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틀거나 잠그지도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걸까?
그것은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물 내리는 밸브를 아래로 누르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물탱크 바닥에 있던 구멍의 마개가 위로 들어 올려진다. 물탱크의 물은 수압과 중력에 의해 변기로 내려온다. 물이 빠져나가면 물탱크의 수압이 낮아지면서 수압이 높은 급수관의 물이 물탱크로 들어와서 다시 차게 된다. 물탱크의 수압과 급수관의 수압이 같아질 때까지 물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물탱크는 급수관보다 항상 위쪽에 있게 된다.
수세식 화장실은 더 진보할 것
하지만 수세식 화장실 초기에는 문제도 많았다. 수세식 화장실 보급 초기에 런던은 식수원이었던 템스강으로 오물을 흘려보내, 식수염이 오염되었고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도 생겼다. 그래서 도시의 상하수도 설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또 수세식 화장실에서 한번 물을 내릴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다. 대개 13리터~15리터, 절수형이라고 해도 6리터 이상이 든다. 하루에 5번만 화장실에 간다 해도 70리터에 가까운 물을 오물을 씻어내는 데 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수세식 화장실의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전통 농경사회의 방식대로 미생물을 이용해 똥과 오줌을 발효시켜 비료로 만드는 자연발효 화장실도 한 방법이다. 또한 물을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 오물을 압착해서 말린 후 살균하는 방식, 변기에서 배설물을 즉시 냉동시키는 방식, 전기 연소 장치로 오물을 먼지로 태우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글: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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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만, 본문에서 말 했듯이 물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 겠군요..
2020-08-05
답글 0
좋은내용 잘 보았습니다..
연구 잘 해서 물도 아끼고, 냄새도 없고, 거름으로도 쓸수 있는
좋은 방법이 나왔음 좋겠습니다.
2020-08-03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