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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재앙을 막아라! ? 불연재, 방화제
<KISTI의 과학향기> 제451호 2006년 05월 29일
불이 없는 문명을 생각할 수 있을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의하면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대가로 카프카스의 바위에 묶인 채 낮이면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면 회복되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불은 인간에게 문명을 가져다 준 신물(神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이 불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불을 얻는 것도 힘들었지만 불이 불길로 변할 때 사람들이 수십~수백 년 동안 이뤄 놓은 것들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길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옛사람들은 전쟁 및 천재지변으로 인한 목조건물의 화재를 막기 위해 회반죽을 사용했고, 근대 건축물에서는 콘크리트, 벽돌, 석면, 슬레트, 철강, 알루미늄, 유리, 몰탈 등 상대적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 혹은 ‘난연’ 재료들이 사용됐다. 덕분에 화재에 의한 피해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었다. 공공시설을 비롯한 건물이나 자동차 내부에 목재, 플라스틱, 천 등이 사용될 수 밖에 없고, 이들 재료들은 불에 아주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재 시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방화처리를 한 제품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화염방사기에도 견딜 수 있는 자동차용 페인트가 등장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벽지나 목재, 심지어는 방화처리가 된 아이들 옷이나 신발까지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목재,플라스틱,천 등을 불에 잘 타지 않도록 만들 수 있을까?
불은 탈 물질 산소 불이 날 수 있는 온도(발화점) 이렇게 세 가지의 요소가 있어야 만들어진다. 이들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불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말 소화기, 이산화탄소 소화기, 할론 소화기 등도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소화기에서 나오는 분말들은 산소를 차단시키고, 특수한 소화약제로 타는 물질을 감싸 않거나 온도를 내림으로써 불을 끄는 것이다.
가끔씩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방법이 고안되기도 한다. 한 때 유전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큰 불을 끄기 위해서 폭발물을 터트리는 게 연구된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불길 주변의 산소를 순간적으로 모두 흡수하게 만들어 연소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
화재에 견디는 목재, 플라스틱 등도 비슷한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염화암모늄·인산암모늄·황산암모늄·황산알루미늄·황산나트륨·붕산암모늄 등을 혼합하거나 코팅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재에 이들을 바르거나 흡수시켜 놓으면 열을 받을 때 단열 작용을 하는 피막이 형성된다. 또 열을 흡수하여 온도를 낮춰 주거나, 암모니아, 탄산가스, 물, 할로겐화수소, 무수황산, 아황산가스 등 불에 잘 타지 않는 기체를 생성해 불에 잘 타는 가스를 희석하기도 한다. 황산이나 인산과 같은 강산(强酸), 염화수소 등이 함유된 방화제는 화재 발생시 아예 목재의 성질을 변화시켜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로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약품처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1천5백도가 넘는 고온에서는 오랫동안 견디기가 어렵다. 설사 견딘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유독 가스를 내뿜는 다면, 아무래도 그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상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유독가스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다. 유독가스가 발생하면 몇 초 만에 기도나 허파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전한 방화제에 대한 수요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한 발명가는 몇 해 전 섭씨 3,500도의 화염에도 견딜 수 있는 방화제를 개발했으며 이는 화재로 불탄 독립기념관 복원 공사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이 방화제는 NASA에서 기존에 사용해 왔던 불연재보다 더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목재, 골판지, 직물 등에 뿌리거나 발라 주면 2년 동안 그 물건에는 불이 안붙는다고 한다. 불타지 않으니 당연히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방화제의 원리 역시 목재나 플라스틱 등의 표면에 산소공급을 차단하고 열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즉 평소에는 액체 상태로 있다가 뜨거운 불길이 닿으면 뻥튀기 처럼 부풀어 오르는 광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광물질이 부풀어 오른 공간을 진공 상태로 유지하도록 한 것. 이 진공층은 바깥의 열이 목재나 플라스틱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불연재, 방화제를 사용한다 한들 안심하기는 어렵다. 좋은 불연재, 방화제를 갖추기에 앞서 불조심을 하는 생활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방화제 역시 화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발명가가 화학적 지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경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만 번의 실험을 거듭해 이룩한 결과였다고 하는데, 불을 멀리하기는 어렵겠지만, 항상 주의하는 마음가짐을 갖길 바란다. (글 :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의하면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대가로 카프카스의 바위에 묶인 채 낮이면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면 회복되는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불은 인간에게 문명을 가져다 준 신물(神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이 불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불을 얻는 것도 힘들었지만 불이 불길로 변할 때 사람들이 수십~수백 년 동안 이뤄 놓은 것들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길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옛사람들은 전쟁 및 천재지변으로 인한 목조건물의 화재를 막기 위해 회반죽을 사용했고, 근대 건축물에서는 콘크리트, 벽돌, 석면, 슬레트, 철강, 알루미늄, 유리, 몰탈 등 상대적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연’ 혹은 ‘난연’ 재료들이 사용됐다. 덕분에 화재에 의한 피해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었다. 공공시설을 비롯한 건물이나 자동차 내부에 목재, 플라스틱, 천 등이 사용될 수 밖에 없고, 이들 재료들은 불에 아주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재 시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방화처리를 한 제품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화염방사기에도 견딜 수 있는 자동차용 페인트가 등장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벽지나 목재, 심지어는 방화처리가 된 아이들 옷이나 신발까지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목재,플라스틱,천 등을 불에 잘 타지 않도록 만들 수 있을까?
불은 탈 물질 산소 불이 날 수 있는 온도(발화점) 이렇게 세 가지의 요소가 있어야 만들어진다. 이들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불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말 소화기, 이산화탄소 소화기, 할론 소화기 등도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소화기에서 나오는 분말들은 산소를 차단시키고, 특수한 소화약제로 타는 물질을 감싸 않거나 온도를 내림으로써 불을 끄는 것이다.
가끔씩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방법이 고안되기도 한다. 한 때 유전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큰 불을 끄기 위해서 폭발물을 터트리는 게 연구된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불길 주변의 산소를 순간적으로 모두 흡수하게 만들어 연소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자는 것이었다.
화재에 견디는 목재, 플라스틱 등도 비슷한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염화암모늄·인산암모늄·황산암모늄·황산알루미늄·황산나트륨·붕산암모늄 등을 혼합하거나 코팅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재에 이들을 바르거나 흡수시켜 놓으면 열을 받을 때 단열 작용을 하는 피막이 형성된다. 또 열을 흡수하여 온도를 낮춰 주거나, 암모니아, 탄산가스, 물, 할로겐화수소, 무수황산, 아황산가스 등 불에 잘 타지 않는 기체를 생성해 불에 잘 타는 가스를 희석하기도 한다. 황산이나 인산과 같은 강산(强酸), 염화수소 등이 함유된 방화제는 화재 발생시 아예 목재의 성질을 변화시켜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로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약품처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1천5백도가 넘는 고온에서는 오랫동안 견디기가 어렵다. 설사 견딘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유독 가스를 내뿜는 다면, 아무래도 그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상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유독가스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다. 유독가스가 발생하면 몇 초 만에 기도나 허파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전한 방화제에 대한 수요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한 발명가는 몇 해 전 섭씨 3,500도의 화염에도 견딜 수 있는 방화제를 개발했으며 이는 화재로 불탄 독립기념관 복원 공사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이 방화제는 NASA에서 기존에 사용해 왔던 불연재보다 더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목재, 골판지, 직물 등에 뿌리거나 발라 주면 2년 동안 그 물건에는 불이 안붙는다고 한다. 불타지 않으니 당연히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방화제의 원리 역시 목재나 플라스틱 등의 표면에 산소공급을 차단하고 열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즉 평소에는 액체 상태로 있다가 뜨거운 불길이 닿으면 뻥튀기 처럼 부풀어 오르는 광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광물질이 부풀어 오른 공간을 진공 상태로 유지하도록 한 것. 이 진공층은 바깥의 열이 목재나 플라스틱에 전달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불연재, 방화제를 사용한다 한들 안심하기는 어렵다. 좋은 불연재, 방화제를 갖추기에 앞서 불조심을 하는 생활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방화제 역시 화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발명가가 화학적 지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경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만 번의 실험을 거듭해 이룩한 결과였다고 하는데, 불을 멀리하기는 어렵겠지만, 항상 주의하는 마음가짐을 갖길 바란다. (글 :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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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알면 유용한 정보를 또 하나 배워가는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재미 있고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2006-07-01
답글 0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불조심 아닌가 합니다.
불조심 생활화 합시다!!!
2006-06-07
답글 0
공기 중에서 '3,500도'의 화염을 견디는 방화제를 발명했다고요? 진공이나 Ar분위기에서라면 모를까, 3,500도의 공기 중에서 녹거나 분해되지 않는 물질은 없지 않나요?
2006-05-29
답글 0
마지막말강추,,,항상 주의하는 마음가짐을 갖길 바란다
2006-05-2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