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선조의 지혜 김장독 / 왜 텔레비전은 채널만으로도 보고 싶은 전파를 잡을 수 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177호   2004년 08월 27일
◈ 선조의 지혜 김장독

시골에서 김장을 담글 때면 김장독을 땅에 묻은 뒤 속을 넣은 배추김치 수십 포기를 차곡차곡 쟁여 넣고 우거지로 덮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놓은 다음에야 뚜껑을 덮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여기에는 선조들이 오랜 경험으로부터 터득한 김치를 맛있게 오래 보관하기 위한 과학적 원리가 깃들어 있다. 우선 우거지로 덮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놓으면 김치 속으로 공기가 거의 스며들어 가지 않기 때문에 공기를 싫어하는 유산균이 잘 자라 김치가 맛있게 익는다. 그리고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류코노스톡(Leuconostoc)’이라는 유산균인데, 이 유산균은 처음 김치를 담글 때 ㎖당 1만개 정도에 불과하나 김치가 익으면 1㎖에 6천만 개까지 늘어난다. 또한 영하 1°C정도를 유지시키면 류코노스톡균은 ㎖당 1천만 개 이상의 개체 수를 유지하며 4개월까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12월∼2월은 땅속 30㎝ 지점의 평균 기온이 영하 1°C 정도다. 김장독을 땅에 묻는 환경은 류코노스톡 균이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김치가 맛있을 수밖에 없다.



◈왜 텔레비전은 채널만으로도 보고 싶은 전파를 잡을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텔레비전, 라디오 무선(無線) 등 전파 투성이다. 전파가 눈에 보인다고 하면 틀림없이 그 전파들로 말미암아 캄캄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전파 투성이건만 라디오는 튜너를 돌리기만 하고, 텔레비전은 채널만 누르면 특정 방송국의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수신할 수가 있다. 그처럼 범람하고 있는 전파 속에서 어떻게 하나의 특정 프로그램을 골라서 볼 수가 있는 것일까? 이것은 '공진(共振)'이라는 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체가 흔들리고 있을 때 흔들리는 리듬에 맞춰서 밀면 그 흔들림이 커지고, 다른 리듬으로 밀면 멈추고 만다. 이것과 똑같은 것이다. 즉, 특유한 리듬으로 진동하는 회로 (回路)를 만들고 이 리듬에 맞추어 전파를 수신하면 회로에 전류가 흐르며, 맞추지 않으면 흐르지 않는 구조이다. 이렇게 해서 채널이나 튜너는 방송국을 선택하고 있는데 방송국 수만큼 회로를 만든다는 것은 무리이다. 그래서 콘덴서나 코일의 특성을 가변(可變)하여 하나의 회로로 여러 방송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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