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Story
- 에피소드
에피소드
스탠퍼드, 뇌를 젊게 하는 항체 개발
<KISTI의 과학향기> 제3354호 2019년 05월 15일스탠퍼드 신경과학자들이 수행한 놀라운 연구에서 노화에 따른 인지 손상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단일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해당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차단 항체를 이용하여 늙은 쥐의 뇌를 젊어지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결과는 뇌세포에서 면역반응 및 정기적인 청소를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서 시작되었다. 미세아교세포가 수행하는 많은 기능에는 정상적인 뇌 활동의 부산물로 발생한 단백질 퇴적물 및 세포 잔해를 먹어치우는 것이다. 이 쓰레기 수거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성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신경과학과 교수 토니 와이스-코레이(Tony Wyss-Coray) 박사는 미세아교세포의 청소 능력이 나이가 들면서 퇴화하는 인지 능력과 연계되어 있다고 본 것은 “훌륭한 내기”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병은 모두 미세아교세포와 관련된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활성화 패턴과 관련이 있다.
와이스-코레이 연구팀은 두 개의 연구를 동시에 수행했다. 한 실험군에서는 약물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3000개의 미세아교세포 관련 유전자를 선택했다. 쥐에서 추출한 미세아교세포 세포를 채운 배양접시에 형광 염색을 한 레이텍스를 주입하고 3000개의 유전자를 하나씩 차단하면서 미세아교세포가 청소를 더 잘하는지 덜하는지 관측했다.
다른 실험군에서는 3000개의 동일한 유전자를 선택하고 젊은 쥐와 늙은 쥐에서 활동 수준을 측정하여 나이에 따른 인지능력을 변하게 하는 유전자를 찾았다.
두 개의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비교하면서, 미세아교세포의 청소 패턴을 변화시키고 나이에 따라 유전자 활동을 크게 변화시키는 긴 유전자 리스트를 예상했지만 사람과 쥐에 동시에 존재하는 CD22 유전자 하나에 따라 변화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후속 연구에서 CD22가 젊은 쥐에 비해 늙은 쥐의 경우 미세아교세포의 표면에 3배나 더 많이 퍼져 있음을 발견했다.
원인이 식별됨에 따라 연구팀은 CD22 단백질을 차단하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항체를 고안했다. 이 항체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크지만 세포 표면 단백질을 쉽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항체를 쥐의 해마 한쪽에 주입하고 다른 쪽에는 CD22와 결합할 수 없는 다른 항체를 주입했다.
연구팀은 뇌의 한쪽 반구에서 청소 작업의 성능을 추적하기 위해 미세아교세포의 주요 청소 목표 중에 하나이자 동시에 늙은 뇌에서 축적되는 물질을 대표하는 소량의 형광 염색한 마이엘린(myelin)을 이용했다. 48시간 이후 CD22 차단 항체가 주입된 좌반구에서는 마이엘린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청소 효과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와 파킨슨병과 관련된 알파-시누클린(alpha-synuclein) 단백질 잔해에도 마이엘린과 같은 영향이 있는지 조사했으며, 그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계에서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의 청소 능력을 저하시키고 나이에 따라 활동이 증가하는 유전자 단백질을 완전히 제거한 결과를 살펴보았다. 이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함에 따라 늙은 뇌의 청소 능력을 회복하여 축적되기 시작하는 심각한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쓰레기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 항체가 어떻게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실험쥐의 양쪽 뇌에 CD22 항체를 지속적으로 투입한 한 달 후, 연구팀은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두 가지 다른 학습 및 기억력 테스트에서 크게 향상된 능력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쥐들이 더 똑똑해졌다고 말한 와이스-코레이는 미세아교세포에서 CD22를 차단하자 인지능력이 젊은 쥐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CD22는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이자 연구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스탠퍼드는 즉시 이 연구와 관련된 지적 재산권에 대한 특허를 제출했다. 항상 그렇지만, 이번 연구가 80대 노인의 25세의 지능을 찾아줄 것이라고 흥분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쥐와 사람에 공존하는 CD22를 발견한 것은 관련 분야 연구가 유망하다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
- '팬데믹은 건강 중시', '엔데믹은 여행 중시'? 인공지능으로 알려준다
- 감종훈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람들의 온라인 소비 심리와 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NAVER)가 데이터 로깅으로 저장한 제품 검색 데이터를 자료로 활용했다. 데이터 로깅(data logging)은 시스템이나 웹사이트 내 활동에 대한 기록인 로그(lg)를...
-
- 누에 단백질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인공 심장판막 개발
- 정세용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와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누에나방의 유충인 누에가 만들어 내는 천연 단백질로 기존보다 내구성을 높인 심장판막질환용 인공 판막을 만드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는 심장판막질환 환자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심장판막 4개는 열리고 닫히면서 혈류의 흐름을 조절...
-
- 수많은 마이크로 LED 칩 중 원하는 색깔만 전사해주는 기술 개발
- 이건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대량의 마이크로 LED 칩 중, 색깔별로 원하는 칩만 선택해 전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OLED보다 전기적·광학적 특성이 우수하며, 머리카락 두께인 100μm(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무기물 LED 칩을 활용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광원이다.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하려면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