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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스트레스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 찾았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880호   2023년 08월 07일
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아동 학대 및 방임 등의 아동기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되는 정신질환이 별아교세포의 과도한 시냅스 제거에서 기인함을 규명했다.
 
아동기 시절에 부모에게서 방치되거나 학대를 받으면, 극심한 스트레스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겪게 되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동안 뇌 신경 회로망 및 기능이 크게 변해 조현병 및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동기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질환의 원인과 제어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미국식품의약국 (FDA)에서 승인된 임상 약물 스크리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합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synthetic glucocorticoid)가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높이는 것을 발견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분비돼 신체가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 때문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장기간 동안 과도하게 노출되면, 우울증, 인지장애, 불안 증세 같은 다양한 정신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동기 스트레스로 인한 별아교세포의 기능 변화를 이해하고자, 아동기 사회성 결핍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 생쥐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별아교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결합해, 별아교세포의 포식 작용에 중요한 MERTK(Mer Tyrosine Kinase)라는 수용체의 발현을 크게 증가시켰다. MERTK가 과하게 발현되자, 별아교세포는 다양한 대뇌 피질에 존재하는 특정 신경 세포의 흥분성 시냅스만 선택적으로 잡아 먹어 감소시키고 비정상적인 신경 회로망을 형성해, 추후 성인기에 사회성 결핍과 우울증 같은 복합적인 행동 이상이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간 만능 유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로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반응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인간 뇌 오가노이드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인해 별아교세포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포식 수용체가 모두 활성화됐으며, 별아교세포가 흥분성 시냅스를 과도하게 감소시켰다.
 
정원석 교수는 “해당 연구가 추후 다양한 뇌 질환의 이해와 치료에 있어서 별아교세포의 면역기능 조절이 근본적인 타겟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이뮤니티 (IMMUNI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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