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864호   2023년 06월 12일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성질만을 변환시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암 가역화의 원리를 규명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의생명과학자들이 암 연구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현재의 암 치료가 한계를 갖는 본질적인 이유는 모든 치료방식이 암세포의 사멸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또 암세포가 치료제에 내성을 갖게 되면, 암의 재발 및 정상세포 사멸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암세포를 특정한 상황에서 정상세포 또는 정상과 유사한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암가역화(cancer reversion) 현상에 기반한 새로운 항암 치료기술이 제시됐으나, 아직 실제적인 개발은 거의 시도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외부자극에 부합하는 세포반응을 일으키는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외부자극을 무시한 채 통제불능의 세포분열 반응만을 일으킨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어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가역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또 분자세포실험을 통해 이와 같은 입출력 관계의 회복이 실제 암세포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세포의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될 수 있는 이유는 생명체의 오랜 진화과정에서 획득된 세포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견실성(robustness)과 중복성(redundancy)에 기인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암 가역화를 위한 조절 타겟으로 유력한 유전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유전자들을 조절하면 실제로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된다는 것을 암세포 분자세포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조광현 교수는 "현행 항암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암 가역치료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며 "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모두 증진시킬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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