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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만큼이나 오래된 고대 생명체

KISTI 과학향기 제1900호   2024년 03월 18일
자막
생명체는 지난 40억년간 단 하나의 행성에서만 존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빅뱅 직후에 생명체가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우주보다 더 기이하고 놀라웠던 그 시기에 말이죠.

그 당시엔 우주 어느 곳에서나 생명체가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꽃 피울 날을 기대하며 사막에 묻혀 비를 기다리는 씨앗과도 같은 생명의 씨앗이,

우주 전체에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외계 생명체들이 어디에나 존재했을 겁니다.

이 영상에서 우리는 매우 공상적이지만 과학에 근거한 두 가지 내용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출처에 있는 과학 논문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적절한 설명을 위해, 그럼 먼저 지구 생명의 역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생명의 역설>

탄생 이후 처음 몇 억년간의 지구는, 끊임없이 소행성들의 폭격을 받는 마그마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소행성들의 폭격이 멈추고 바다가 처음 형성되자, 생명은 저절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이 각종 틈새와 구석에 자리잡기 시작했죠.

조금 이상합니다. 지구 생명체의 역사는 지구의 나이와 거의 비슷합니다.

마치 지구와 같은 적절한 환경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말이에요.

생명이 이렇게 빠르게 생겨났다는 것 말고 다른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일종의 아주 큰 도약을 이뤄냈다는 점이죠.

모든 생명은 양분을 섭취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고, 증식합니다. 미생물도 마찬가지고요.

이를 위해서는 생명체 안에, 생명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자라는게 필요합니다.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죽은 물질들이

어떻게 유전자를 가진 생명이 될 수 있는지는 과학계의 커다란 수수께기입니다.

간략히 말해, 유전자가 작동하려면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단백질을 만들려면 작동 중인 유전자가 필요하죠.

이러한 단백질과 유전자는 모두 꽤 복잡한 블록들로 구성된 아주 긴 분자로,

우연히 생겨났다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묻는 것과도 같습니다.

일단 하나의 세포가 생기면, 세포 내의 시스템은 효율적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아주 단순한 죽은 물질이 세포 수준의 아주 정교한 물질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 동안의 시행 착오가 필요합니다.

그럼 도대체 첫 번째 생명체는 어떻게 고작 몇 억년 만에 죽은 물질에서 살아있는 생명이 된 걸까요?

가장 유력한 이론은, 과거에 원시 분자들로 가득했던 일종의 분자 수프에서는

자가 복제를 하는 개체들이 생겨나기 좋은 환경이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더 과거로 되돌아가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진화의 시계>

유전자를 생명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시간이 지나며 생명이 진화함에 따라, 더 많은 개체들이 나타납니다.

아메바, 어류, 양서류, 공룡과 포유류처럼요.

수십억년 동안 생명은 점점 더 복잡해졌습니다.

유전자는 생물학적 설계도가 쓰여진 긴 사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생물에서 우리 인간에 이르기까지,

유전자는 꽤나 일정한 비율로 그 크기를 늘려온 것으로 보입니다.

어류의 유전자는 지렁이의 그것보다 두배 이상 깁니다.

우리 인간의 유전자는 어류의 그것보다 두배 이상 길죠.

이는 조금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일단 여기선 넘어갑시다.

이러한 경향성을 쭉 모아보면, 유전자는 약 삼억 오천만년마다 평균적으로 이전의 두배씩 커졌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진화에 어떠한 지수(指數)적 시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여기서 더 이상해집니다.

지구에서 처음 나타난 아주 단순해 보이는 생명체도 꽤나 길고 복잡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러한 복잡성을 갖출 수 있었을까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흥미로운 가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방금 봤던 그 진화의 지수(指數)시계를 바탕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아주 짧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최초의 생명를 생각해봅시다.

이를 계산해보면, 약 100억년 전에 생명이 처음 탄생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지구 나이의 두배가 넘는 시간이죠.

그리고 정말로 생명이 이러한 방식으로 진화해온 것이라면,

지구의 생명은 지구가 아니라 지구 밖 외계에서 온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어떻게 초기 지구에 생명이 빠르게 출현해서 번성했는지가 이해됩니다.

외계에서 이미 존재하던 생명이 지구에서 물과 적당한 온도를 만나서 활동과 진화를 시작했다는 것이죠.

이 가설은 또한 왜 지구에서 처음 나타난 생명체들이 그토록 높은 수준의 복잡성을 갖출 수 있었는지도 설명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이미 저 우주 어딘가에서 수억년동안 진화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이 그렇게나 오래되었을까요?

아마 그럴겁니다.

생명은 우주가 생겨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 골디락스 우주>

생명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복잡한 분자를 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원소들과,

그러한 분자들이 적절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물과 같은 액체 말이죠.

액체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절히 따뜻한 온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찾을 때, 별에서 적절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만큼 따뜻한 환경 말이죠.

과거에는 우주 전체가 이렇게 적당히 따뜻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빅뱅 직후의 우주는 극도로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점차 식어갔죠.

그리고 우주가 지금보다 수천배는 어린 시기인 빅뱅 이후 약 천만에서 천칠백만년 경엔

전 우주가 물이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섭씨 100도 에서 0도 사이였습니다.

즉, 약 137억년 전 그 시기엔, 우주 공간 전부가 생명이 살기에 적당한 온도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적당한 온도만으로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별의 핵에서 생성되는 탄소와 산소 같은 원소 또한 필요하죠.

하지만 그러한 초기 우주에도 별이 존재했을까요?

아마도 그럴겁니다.

우주에는 물질들이 유독 밀집되어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곳에서 탄생한 별들은 매우 거대할 것이고, 대략 삼백만년 만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먼지와 소행성, 행성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소들과, 생명의 재료들을 초기 우주에 제공했을 것입니다.

초창기 생명체는 지금과는 아주 색다를 것이고,

섭씨 0도 이하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암모니아나 에테인을 기반으로 물 없이 살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빅뱅의 온기 속에서 수천만년 동안 살아왔을 것이고, 그 시기엔 별과 원소들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 아이디어의 놀라운 점은 그 당시 초기의 우주보다 현재의 우주가 더 혹독하고 생명이 없는 죽은 우주라는 점입니다.

적당한 온도의 기간이 수백만년 지속되는 동안, 원시 생명이 각종 암석에서 생겼을 것이고,

심지어 별들 사이에서도 생겨났을 것입니다.

이러한 원시 생명체는 수십억년 뒤 탄생할 박테리아, 삼엽충, 공룡과 우리 인간의 씨앗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느 시점 이후엔, 우주의 온도는 결국 생명이 번성할 수 있는 온도 아래로 내려갔지만,

원시 생명체들은 초기 행성들의 지열을 토대로 계속 살아나갔을 것입니다.

또는 소행성들 속에 냉동보관 되거나, 우주 먼지가 되어 동면에 들어갔을 수도요.

마치 작은 생명의 씨앗이 우주를 돌아다니며, 진화를 이어갈 장소를 찾아다니는 것처럼 말이에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우주는 생명으로 가득한 곳일 겁니다.

<우리가 이를 밝혀낼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꽤 괜찮게 들립니다.

그리고 생명이 존재 가능했던 초기 우주와 진화의 지수(指數)시계는 합리적인 아이디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공상의 영역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존재를 설명하는 여러 가능성 있는 가설 중 하나일 뿐이죠.

만약 생명이 외계로부터 왔다면, 태양계의 다른 곳에도 생명이 뿌리내렸을 것입니다.

어쩌면 화성의 마른 강바닥에서 화석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만간 엔셀라두스나 유로파 아래의 따뜻한 바다에서 생명체가 발견될지도요.

타이탄에는 에테인과 메테인으로 이루어진 바다와 강, 호수가 존재하고,

빅뱅 이후 구천만년 경의 우주 온도와 비슷한 온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탄에서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초기 우주에서 생명이 탄생했다는 가설의 강력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아는 한 우주에 우리 인류와 같은 존재는 없습니다.

생명체가 기술적으로 진보한 종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수백억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미생물이 득실대고, 기이한 물고기가 헤엄치는 바다와

이상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대륙을 가진 세계는 수없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와 같은 의식을 가진 종이 하늘을 올려다 보기 시작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들 홀로 우주에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말이에요.

생명은 현재 우주의 여러 환경에서 수많은 형태로 번성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생명 대부분의 뿌리가 같다면, 우리 또한 거대한 우주 가족의 일원일 것입니다.

그 해답은 우리의 우주 저편에 펼쳐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한번 가서 찾아봅시다! 드디어 때가 되었습니다.
번역자: KISTI
영상: Kurzgesagt
출처: https://youtu.be/JOiGEI9pQBs?si=KB3Nsqk0TYAn5e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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