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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동차와 카트라이더
<KISTI의 과학향기> 제383호 2005년 12월 21일
기존의 많은 자동차 경주 게임들이 좀더 사실적인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온 것에 비해 인터넷 게임인 <카트라이더>는 마치 장난감들이 경주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 상황이라면 엄청난 피해를 유발했을 사고들이 귀엽게 처리 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레이싱 게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 속 상황을 실제 상황과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 우선 카트의 속력부터 따져 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연카(연습용 카트)의 경우 출발 후 2초쯤 되면 시속 100km에 도달하며, 6초 가량 되면 대개 시속 170km 정도가 된다. 카트의 최고 속력은 그리 빠른 편이 아니지만 가속력 하나는 탁월하다. 현재 시판되는 자동차 중 카트를 따라올 차는 없다. 가장 빠른 차인 부가티 베이른(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은 2.9초) 보다도 빠르다.
카트는 차체를 낮게 하고 바퀴를 차량 밖으로 돌출시켜 바퀴 사이의 거리를 멀게 제작함으로써 급격한 회전에도 전복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와 같이 드리프트가 가능하다. 드리프트 뿐 아니라 이러한 차량의 특성 덕분에 바나나를 밟게 되면 카트가 정신없이 회전하는 재미있는 장면의 연출이 가능하다(물론 바나나를 밟았다고 해서 차가 정신없이 회전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카트를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라면 타이어에 무늬가 있는 것을 관찰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카트의 경우에는 무늬가 없는 슬릭 타이어(Slick Tire)를 사용한다. 슬릭 타이어는 드라이 타이어(Dry Tire)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접지 면적을 증가시켜 고속 주행에 유리하게 한 것이다. 흔히 마찰력은 접촉면의 면적과 상관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이상적인 경우이며, 일반적으로는 면적이 증가하면 마찰력도 증가한다. 따라서 홈이 없는 타이어가 경주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차량에 홈이 있는 그루브 타이어(Groove Tire)를 사용하는 것은 속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막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카트라이더에서는 맵에 상관없이 카트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자동차의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는 엔진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이나 ‘아이스 설산 다운힐’과 같은 일부 맵에서는 카트의 성능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카트라이더에서 제일 인상적인 것은 부스터 기능일 것이다. 부스터는 카트의 속력을 증가시켜주는 기능으로 드리프트를 하게 되면 부스터 게이지가 차게 된다. 게임 화면을 보면 부스터에는 N2O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 N2O는 아산화질소 또는 일산화이질소라고 부르는 가스로 이 가스를 마시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 웃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웃음가스’로도 불린다. 이 N2O를 혼합 연료와 함께 실린더 내부로 분사하는 장치를 NOS라고 하는데 NOS튜닝(NOS란 Nitrous Oxide System 또는 이 시스템으로 유명한 회사이름이기도 하다.)을 통해 일반 차량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속도를 얻을 수 있다. 액체 상태인 N2O가 분사되면 기화되면서 주변의 온도를 내려 더 많은 연료가 흡입되고, 또한 N2O가 질소와 산소로 분해 되면서 공기보다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더 큰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카트의 모양을 보면 연카나 세이버 시리즈의 경우에는 공기 역학적으로 바디가 제작되어 있지만 솔리드 시리즈(특히 왕문어나 달토끼의 경우에는 경주용 차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운전자들의 머리가 공기저항에 한 몫 한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는 그렇지 못하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70년대 이전에는 솔리드와 비슷한 각진 디자인이 많았지만 오일쇼크로 인해 연비가 자동차 설계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면서 자동차들은 점차 미끈한 유선형의 몸매를 가지게 됐다.
아이템 레이싱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아이템으로 레이싱의 재미를 더해 주는데 먹구름을 사용하면 맵에 순간적으로 먹구름이 발생해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게 된다. 이것은 레이싱이 펼쳐지는 곳의 습도가 높아 이곳에 응결핵을 뿌리자 갑자기 안개(먹구름)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사막은 안개가 아니라 사막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모래 폭풍인 하부브(haboob)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부브는 먼지 뿐 아니라 자갈까지 날리며 강하가 불어 닥치는 사막 폭풍으로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레이싱 중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 카트에서 던진 물폭탄에 맞아서 카트가 물방울 속에 갇혀 버리는 황당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것은 카트가 물의 표면장력(약 7×10-2 N/m)도 이기지 못할 정도로 매우 작은 자동차라는 이야기가 된다. 영화 <개미>에서도 개미가 물방울에 갇혀서 빠져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카트가 겨우 개미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카트가 너무 작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카트의 크기가 이렇게 작다면 카트는 훨씬 견고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충돌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작은 자동차가 어디 있냐고? 곤충 크기의 로봇은 이미 많이 만들어져 있으며 그러한 자동차를 만드는 일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진짜 놀랄 일은 머리카락 굵기의 2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 자동차(nano car)까지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나노 자동차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배찌(bazzi)가 탈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치솟는 인기에 힘입어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 된, 명실 공히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카트라이더. 오늘 하루쯤은 게임 자체를 즐기기 보다 카트를 비롯한 각종 아이템을 눈여겨 보는 것은 어떨지? (글: 최원석 ? 과학칼럼니스트)
카트는 차체를 낮게 하고 바퀴를 차량 밖으로 돌출시켜 바퀴 사이의 거리를 멀게 제작함으로써 급격한 회전에도 전복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와 같이 드리프트가 가능하다. 드리프트 뿐 아니라 이러한 차량의 특성 덕분에 바나나를 밟게 되면 카트가 정신없이 회전하는 재미있는 장면의 연출이 가능하다(물론 바나나를 밟았다고 해서 차가 정신없이 회전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카트를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라면 타이어에 무늬가 있는 것을 관찰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카트의 경우에는 무늬가 없는 슬릭 타이어(Slick Tire)를 사용한다. 슬릭 타이어는 드라이 타이어(Dry Tire)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접지 면적을 증가시켜 고속 주행에 유리하게 한 것이다. 흔히 마찰력은 접촉면의 면적과 상관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이상적인 경우이며, 일반적으로는 면적이 증가하면 마찰력도 증가한다. 따라서 홈이 없는 타이어가 경주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차량에 홈이 있는 그루브 타이어(Groove Tire)를 사용하는 것은 속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막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카트라이더에서는 맵에 상관없이 카트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자동차의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는 엔진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이나 ‘아이스 설산 다운힐’과 같은 일부 맵에서는 카트의 성능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카트라이더에서 제일 인상적인 것은 부스터 기능일 것이다. 부스터는 카트의 속력을 증가시켜주는 기능으로 드리프트를 하게 되면 부스터 게이지가 차게 된다. 게임 화면을 보면 부스터에는 N2O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 N2O는 아산화질소 또는 일산화이질소라고 부르는 가스로 이 가스를 마시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 웃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웃음가스’로도 불린다. 이 N2O를 혼합 연료와 함께 실린더 내부로 분사하는 장치를 NOS라고 하는데 NOS튜닝(NOS란 Nitrous Oxide System 또는 이 시스템으로 유명한 회사이름이기도 하다.)을 통해 일반 차량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속도를 얻을 수 있다. 액체 상태인 N2O가 분사되면 기화되면서 주변의 온도를 내려 더 많은 연료가 흡입되고, 또한 N2O가 질소와 산소로 분해 되면서 공기보다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더 큰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카트의 모양을 보면 연카나 세이버 시리즈의 경우에는 공기 역학적으로 바디가 제작되어 있지만 솔리드 시리즈(특히 왕문어나 달토끼의 경우에는 경주용 차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운전자들의 머리가 공기저항에 한 몫 한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는 그렇지 못하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70년대 이전에는 솔리드와 비슷한 각진 디자인이 많았지만 오일쇼크로 인해 연비가 자동차 설계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면서 자동차들은 점차 미끈한 유선형의 몸매를 가지게 됐다.
아이템 레이싱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아이템으로 레이싱의 재미를 더해 주는데 먹구름을 사용하면 맵에 순간적으로 먹구름이 발생해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게 된다. 이것은 레이싱이 펼쳐지는 곳의 습도가 높아 이곳에 응결핵을 뿌리자 갑자기 안개(먹구름)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사막은 안개가 아니라 사막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모래 폭풍인 하부브(haboob)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부브는 먼지 뿐 아니라 자갈까지 날리며 강하가 불어 닥치는 사막 폭풍으로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레이싱 중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 카트에서 던진 물폭탄에 맞아서 카트가 물방울 속에 갇혀 버리는 황당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것은 카트가 물의 표면장력(약 7×10-2 N/m)도 이기지 못할 정도로 매우 작은 자동차라는 이야기가 된다. 영화 <개미>에서도 개미가 물방울에 갇혀서 빠져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카트가 겨우 개미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카트가 너무 작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카트의 크기가 이렇게 작다면 카트는 훨씬 견고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충돌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작은 자동차가 어디 있냐고? 곤충 크기의 로봇은 이미 많이 만들어져 있으며 그러한 자동차를 만드는 일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진짜 놀랄 일은 머리카락 굵기의 2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 자동차(nano car)까지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나노 자동차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배찌(bazzi)가 탈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치솟는 인기에 힘입어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 된, 명실 공히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카트라이더. 오늘 하루쯤은 게임 자체를 즐기기 보다 카트를 비롯한 각종 아이템을 눈여겨 보는 것은 어떨지? (글: 최원석 ?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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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4-07
답글 0
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카트라이더와 현실을 비교하면서 신기한 것도 있고 재미도 있네요
2006-01-25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