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추우면 감기 걸리는 이유 밝혀졌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058호   2017년 12월 13일
무슨 신나는 일이 있는지 콧바람을 휙휙 불며 외출준비에 한창인 태연. 짧은 치마에 얇은 타이즈 차림으로 현관 앞에 선다. TV 화면 속에선 기상캐스터가 올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0℃의 날씨를 예보하는 중이다.
 
“스톱! 거기 딱 서라. 멋 부리다 얼어 죽을 참이야? 이 추위에 그러고 나가면 바로 감기라고.”
 
“허얼! 아빠가 그렇게 무지한 멘트를 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추우면 감기에 걸린다니. 감기는 바이러스 때문에 걸리는 거라고요! 물론 바이러스의 종류가 수백 종이어서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지 알아내기는 힘들지만요.”
 
“정말이야!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물론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병이지만, 추위에 체온이 내려가면 우리 몸이 바이러스 확산에 아주 좋은 환경으로 바뀌기 때문에 ‘추우면 감기에 걸린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는 거야.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진이 감기와 체온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대상자의 절반은 얼음물에 발을 담그게 하고 나머지는 빈 그릇에 발을 올려놓고 20분을 버티게 했더니, 얼음물에 담근 사람의 무려 29%가 감기증상을 보였단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9%만 감기에 걸렸고. 신기하지?”
 
“진짜요? 추우면 우리 몸이 어떻게 변하는데 감기에 잘 걸려요?”
 
“대표적인 코감기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를 예로 들어볼게. 이 바이러스는 차가운 온도에서 훨씬 더 자가 복제를 잘한단다. 금방 퍼진다는 거지. 또 인체는 체온이 낮을수록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을 분비하지 못하는데, 인터페론이 적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자폭을 해서 더 이상의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세포자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금방 확산돼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지는 거지.”
 
“그럼, 아예 감기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원천봉쇄를 하면 되잖아요.”
 
“그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감기 바이러스에 경미하게 감염된 상태거든. 그러다가 체온이 내려가면 빠르게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거지. 일 년 365일 멸균된 집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감기 바이러스의 침입을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려워요. 결국,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야.”
 
“흐음, 그래도 면역력만 좋으면 감기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맞아! 정확한 지적이야. 그런데 문제는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도 같이 떨어진다는 거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체온이 1℃ 내려가면 면역력도 30~40% 정도 떨어진다는구나. 실제로 암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체온은 35℃로, 정상적인 체온보다 1℃ 이상 낮아요. 체온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지니까, 암세포가 이때다 하고 활성화하는 거지. 심지어 체온이 낮아지면 기초대사량도 크게 줄어들어 살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단다. 다시 말해서, 그렇게 얇게 입고 다니면 체온이 떨어져 감기 등 다양한 질병에 쉽게 걸릴 뿐 아니라 뚱땡이가 될 수도 있다고!”
 
“뚜, 뚱땡이라니. 너무 무서운 말이에요 아빠. 그런 말씀 마시고 감기 예방법이나 좀 알려주세요.”
 
“첫 번째는 당연히 감기 바이러스에 덜 노출되는 거야. 감기가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항상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물론, 마스크까지 하면 더 좋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지금껏 얘기한 체온유지! 체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감기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어마무시한 속도로 퍼지는 데다 면역력까지 저하된다는 걸 꼭 기억하도록 해.”
 
“거기까지는 알겠어요. 그 다음은요?”
 
“감기 예방법 세 번째는 습도유지야. 왜냐하면, 바이러스들은 건조한 환경에서 훨씬 더 잘 생존하거든. 메르스 바이러스를 예로 들어볼게. 이 바이러스는 20℃ 온도에 습도가 40%인 환경에서는 48시간 이상 살아남지만, 30℃에 습도 80%의 환경에서는 약 8시간밖에 살지 못한단다. 따뜻하고 촉촉한 환경을 버티지 못한다는 거야. 거기다 공기가 건조하면 코 점막을 비롯한 호흡기의 방어막들이 쉽게 손상돼서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가 훨씬 쉬워지지. 그러니까 추운 겨울일수록 습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해요. 마지막 네 번째는 잘 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거야. 실제로 평균 수면시간을 2~8% 줄이면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5배나 증가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확률이 2~3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단다.”
 
“아니, 그런 얘기 말고요. 추울 때 짧은 치마를 입고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특별한 방법은 없냐고요. 손 씻고 잘 자고 습도유지 하는 건 자신 있는데, 체온유지가 영 어려워요. 빨리 비법을 말해주세요!”
 
“음, 알았다. 나만의 비법을 전수해주마. 너 못생겼다. 짧은 치마 입으니까 다리 더 짧아 보인다. 씨름선수인줄.”
 
“뭐라고욧! 아빠, 정말 이러시기예요? 제가 누굴 닮아 이 몸맨데 진짜 아빠 진짜 너무해요. 너무 미워!!”
 
“화나지? 얼굴이 빨개지고 온몸에 열이 확확 오르지? 체온이 높아져서 그래. 겨울에 얇게 입고도 체온을 유지하고 싶으면 그렇게 시종일관 화를 내면 된단다. 헤헤, 약 오르지 메롱~”
 
“아빠!!!”
 
글: 김희정 작가 / 만화: 김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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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대화
  • 평점   별 5점

“음, 알았다. 나만의 비법을 전수해주마. 너 못생겼다. 짧은 치마 입으니까 다리 더 짧아 보인다. 씨름선수인줄."
이렇게 해서라도 딸의 건강을 걱정하는 아빠의 마음씨..라는 설정이 좋아 보이네요~~^^

2019-07-31

답글 0

꿈의대화1
  • 평점   별 1점

“음, 알았다. 나만의 비법을 전수해주마. 너 못생겼다. 짧은 치마 입으니까 다리 더 짧아 보인다. 씨름선수인줄." 와 막말한다 한국 아저씨들 정말 수준이 저하

2019-07-13

답글 2

ケン
  • 평점   별 5점

감기는 월래 재일추운1월애 시배리아 수준이나 앳날한파같이 두껍개 입는사람들이 감기애걸린다 오히려 얇개 몇개입거나 적당히입고 아래는 긴반바지를 입어도 적당하다
지금가튼1월은 초겨울날씨로 감기애 안걸릴정도 적당한 겨울이다 그러니 옷을얇개입는개 정신나간개 아니고 두껍개 입는사람들이 지금가튼 초여름근처애도 춥다고하던가
봄이나 가을애도 춥다고 착각할정도 약해지는거다

2019-04-23

답글 0

꿈의대화
  • 평점   별 5점

체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줄은 이제 알았네요~~
바깥기온이 내려가면 ...날씨가 추워지면 바이러스가 번성한다는걸로 알았는데
아주 좋은 정보입니다~~~

2017-12-13

답글 0

swyhun89
  • 평점   별 5점

감기는 예방도 할 수 없고 면역력도 생기지 않으니 조심해야 할 질병이기도 합니다만 이런 정보를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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