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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위에서 빠르게 신약 효능 검사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2957호   2017년 06월 19일
손톱만한 반도체 칩 위에서 신약 성능 평가나 마약 탐지 등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약물의 효능을 파악하는 시간을 줄여 신약 개발 시간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권오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위해요소감지BNT연구단 선임연구원 팀은 서울대와 공동으로 기존 세포 기반 신약 스크리닝 분석 기법을 대체할 바이오 전자센서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검출하고자 하는 약물과 직접 반응하는 단백질을 스크리닝에 활용했다. 연구진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결합하는 도파민 수용체를 반도체 칩 위에 놓은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에 어떤 물질을 흘려보냈을 때 수용체와 도파민이 결합한다면 물질 속에 도파민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도구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마약 등 유해 약물과 결합하는 수용체를 기판에 올리면 마약 탐지기기를 개발할 수 있고, 특정 질환의 여부를 알리는 생물학적 지표(바이오 마커)와 결합하는 수용체를 탑재하면 암 등 특이 질환을 진단하는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소형화한 여러 개의 수용체를 하나의 칩 위에 올리면 수백 개의 약물을 한 번에 스크리닝 할 수 있다. 세포에 약물을 투여해 반응을 살피던 기존 방식보다 검사 시간을 대폭 줄여 100여 개의 약물을 1분 이내 스크리닝 할 수 있다.
 
권 연구원은 “수용체를 분리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었지만, 고순도로 정제해 반도체 기기에 접목한 건 세계 최초”라며 “기존 세포 기반 스크리닝 방법의 한계를 극복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 새로운 신약 스크리닝 개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권위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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