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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해도 뇌가 안커지는 이유
<KISTI의 과학향기> 제3044호 2017년 11월 20일--------------------------------------------------------------------------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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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과학자들이 뇌를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도 풀지 못한 ‘뇌의 신비’가 적지 않다.
사람은 평생 동안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도 왜 뇌의 용적은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도 그런 의문 중 하나다. 신경과학자들은 수십년 동안 이 사실을 궁금하게 여겨왔다.
최근 독일과 스웨덴 신경과학자들은 뉴런이나 신경교세포 같은 뇌 세포의 수는 처음 우리가 학습하는 동안에는 늘어나지만, 이중 많은 수가 나중에 제거되거나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셀(Cell)’ 자매지 ‘인지 과학 동향논문 제1저자인 베를린 막스 플랑크 인간발달 연구소 엘리자베스 벵거( Elisabeth Wenger) 박사(신경과학)는 “두뇌 물질의 양은 학습 초기단계에서 증가하지만 이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하게 다시 정상화(renormalize)된다”며, “이것은 뇌가 먼저 가능성을 살펴보고 다른 구조와 세포 유형을 불러낸 뒤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른 다음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두뇌는 감독, 뇌 세포는 오디션 받는 배우
벵거 박사는 영화에 나오는 배우를 뇌 세포로, 두뇌는 배우 즉 뇌 세포들을 심사(오디션)하는 감독에 비유했다. 두뇌는 새로운 뇌 세포를 만들어냄으로써 후보자들을 불러내며, 학습 초기에 나타나는 이 현상으로 인해 뇌는 육안으로 볼 때도 부피가 커지게 된다.
그런 다음 두뇌는 어떤 뇌세포들이 정보를 저장하거나 혹은 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능들을 시험해 본다.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뇌세포들을 선발한 뒤에는 다른 후보 뇌세포들을 제외시켜 이들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한다.
그 증거로 연구팀은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도록 한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이들 실험 참가자들에게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도록 하고 한 달 뒤 뇌를 측정하자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주 뒤에는 부피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원숭이에게 갈퀴로 음식을 찾게 하거나, 쥐에게 소리 구별하는 법을 배우도록 한 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관찰했다.
뇌 신경 연구 설계에 영향 미쳐
벵거 박사와 논문 공저자인 클라우디오 브로쏠리(Claudio Brozzoli), 울만 린덴버거(Ulman Lindenberger), 마르틴 뢰브덴(Martin Lövdén) 박사는 이미 동물 연구에서 뇌 팽창과 재정상화 현상이 여러 차례 기록돼 있는 것을 알고 놀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인간의 두뇌에도 같은 현상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벵거 박사는 “우리는 분명히 뇌 확장-재정상화 모델을 맨 먼저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인간 두뇌의 회백질 부피 변화를 연구하며 실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이론이 다른 연구자들로 하여금 신경 연구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벵거 박사는 “어떤 면에서 전형적인 연구 디자인이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기에 불충분하다는 사실이 명백해 졌다”며, “이 이론은 뇌 부피 변화를 적절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연구 설계에서 더 많은 측정 시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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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김병희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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