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중국, 과학기술 최강국으로 부상할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064호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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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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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에 “미국인을 달에 보내고, 이후 화성에도 미국인을 보낼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이 달 유인탐사를 시도하는 것은 아폴로 임무 수행 후 45년 만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 우주계획이 화성과 그 너머의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다른 지구 저쪽 편에서 중국이 야심찬 우주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월 19차 당대회 개막 당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우주강국 건설의 전략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

“2045년 미국과 비견되는 우주강국 건설”

19차 당대회 대표이자 중국우주비행과학기술그룹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 CASC) 회장인 레이판페이(雷凡培) 당조(黨組) 서기는 18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궤도 우주선 200기 이상, 연간 약 30번 발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30%인 중국의 우주기술지표가 국제적으로 일류 수준에 속한다면서, 오는 2030년까지 이 숫자를 60%로 끌어올려 러시아를 추월하고, 2045년에는 일부 중점 분야에서 미국과 비교될 수 있도록 우주강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우주개발 계획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항공우주과학기술회사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창정8호(长征八号)를 필두로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는 등 로켓 실험을 연이어 실시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의 ‘참고소식망’은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인용, “미래 상업적 측면에서 중국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아닌 미국 스페이스X(SpaceX)나 블루오리진(Blue Origin)과 같은 민간 우주개발업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주개발 뿐 만이 아니다. IT, 생명공학,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최근 중국인들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19일 ‘신화사’ 통신은 국가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생명공학 산업 규모가 오는 2020년까지 10조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10조 위안은 달러로 1조5100억 달러, 한화로 1643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2020년 중국 전체 GDP에 4%에 달한다고 밝혔다. 생명공학이 향후 중국인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해 일부 분야에서는 개도국들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8일에는 과학저널 ‘네이처’ 지가 중국의 판 젠웨이(潘建偉) 중국과기대 교수를 올해의 과학자 10인 중의 한 명으로 선정했다. 그는 중국에서 ‘양자(量子)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로 세계적으로 양자통신을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감성 컴퓨팅’에서 세계 최강자로 부상

최근 중국 과학기술성과추진위원회는 저장성 자싱에서 열린 ‘2017년 4차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올해 두각을 드러낸 18개의 과학기술 성과가 발표됐다. 그중에는 세계 IT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알리클라우드 ET 인공지능(AI), 화웨이 3GPP 5G 예비 상용화 시스템, 테슬라 수직통합형 에너지 사업모델, 웨이롼샤오빙(微软小冰)의 감성 컴퓨팅,  슈퍼컴퓨터 선웨이의 타이후즈광, 베이더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제작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 선웨이의 타이후즈광은 1초당 약 1000조 회의 연산처리가 가능하다. 미국의 슈퍼컴퓨터인 타이탄의 성능보다 약 5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에는 빛의 특성과 양자역학을 활용해 놀라운 연산 능력을 지닌 광양자(photon)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이 컴퓨터의 표본추출 속도는 현존하는 전 세계 모든 컴퓨터의 연산 속도보다 최소 2만4000 배 더 빠르다.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 기술로 미국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웨이롼샤오빙 감성컴퓨팅이 그것인데 세계 최초로 감성지수(EQ)를 높이는 데 성공한 인공지능이다. 지성과 감성이 고르게 결합돼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알리클라우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ET’는 기계학습, 스마트 언어교환, 생물식별, 감정분석 등 기초적인 소통 능력 외에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과 연결해 도시행정·제조업·안보·의료·환경보호·금융·항공·물류 등에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주목할 것은 이런 과학기술을 통해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 ‘파퓰러 사이언스’ 심층 보도를 통해 중국이 신무기인 전자기 레일건(electromagnetic railguns)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첨단 무기 잇따라 개발

레일건은 SF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전자포와 같은 것이다. 전자기력을 사용해 포신 사이에 전도성 금속탄자를 넣어 발사하는 무서운 무기로 순식간에 적군 함정은 물론 항공기, 탄도 미사일을 공격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무기개발 속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중국은 지난 11월1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을 공개했다. 급선회와 직상승 등 고난도의 기동 능력을 지닌 이 전투기는 공중급유를 통해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고, 장거리 순항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aircraft-carrier killer’ missile), 대함(對艦) 크루즈 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원거리 대륙간 미사일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우세를 보이고 있던 무기 분야에서 맹렬한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를 무용지물화할 수 있는 위성을 양자센서 기술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런 무기개발이 가능한 것은 중국의 과학기술이 탄탄한 기반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과학기술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어마어마한 맨파워다. 지난해 집계된 중국의 R&D 인력은 4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EU 회원국 전체를 합한 240만 명, 일본의 90만 명과 비교해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급인력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있는 이공계 인력 5명 중 1명이 중국인이다. 중국이 이처럼 단기간에 과학기술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드라이브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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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이강봉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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