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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보면 친구관계 알 수 있다
<KISTI의 과학향기> 제3088호 2018년 02월 05일--------------------------------------------------------------------------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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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친구에게 끌려서 덩달아 어떤 일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같이 ‘서로에게 끌리는’ 학교 동창이나 또래 친구들끼리 의기투합(意氣投合)해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음과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어울리는 일은 중요한 사회생활의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에서도 친구들은 실제 현실세계에 대해 서로 비슷한 신경반응을 나타내며, 각자는 친구들이 하는 방식대로 세계를 인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이런 유사성을 통해 친구를 가려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비디오를 보여주고 뇌가 반응하는 모습을 분석해 누가 친구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친구들은 가장 유사한 신경활동 패턴을 가지고 있었고, 이어 친구의 친구가 ‘친구의 친구의 친구’보다 좀더 유사한 신경활동 패턴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사회관계에서의 신경 활동 연구한 첫 사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0일자에 실린 이 연구는 현실 세계의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신경활동 간 관계를 조사한 첫 연구 사례다. 현실세계의 자극에 대한 반응은 이번 연구에서는 같은 설정의 비디오를 보도록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논문 제1저자인 캐롤린 파킨슨(Carolyn Parkinson) 박사(연구 당시 다트머스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현재는 UCLA 심리학과 조교수이자 ‘컴퓨터 분석 사회 신경과학 연구소장’)는 “비디오와 같이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자극에 대한 신경 반응은 사람들이 어디에 구애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펼칠 수 있는 사고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며, “비디오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친구들이 그들 주위 세계를 유난히 비슷한 방식으로 다룬다는 사실을 나타내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약280명이 모여있는 대학원생 집단의 우정 혹은 사회적 유대관계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상호 기술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개별 짝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를 추산했다. 학생 42명에게는 다양한 비디오를 보도록 하고 비디오를 보는 동안의 신경활동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스캐너로 기록했다.
신경 반응의 유사성, 친구들 사이에 가장 강해
비디오 내용은 정치, 과학, 코미디 및 뮤직 비디오 등 여러 주제와 장르를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반응이 예상됐다. 각 참가자들은 똑 같은 지침에 따라 같은 내용의 비디오를 같은 순서로 시청했다. 연구팀은 친구 사이인 학생들의 쌍들이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서로 좀더 떨어져 있는 다른 쌍들에 비해 두뇌 활동이 더 유사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 학생집단의 신경 반응을 쌍으로 비교했다.
분석 결과 신경 반응의 유사성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고, 이 패턴은 정서적인 반응 및 사물에 대한 관심과 고차원의 추론을 이끌어내는 뇌 영역들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연령, 성별, 인종, 국적 등의 변수를 감안했는데도 친구들 사이의 신경 활동 유사성은 여전히 분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fMRI로 검사한 반응의 유사성을 통해 한 쌍의 짝이 친구들인지의 여부뿐만 아니라 두 사람 사이의 사회적 거리가 얼마나 되는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연적으로 끌릴까, 함께 경험 나누어서 끌릴까
논문의 시니어 저자이자 다트머스대 심리학 및 뇌과학 부교수 겸 다트머스 사회시스템 연구소 책임연구자인 탈리아 위틀리( Thalia Wheatley) 박사는 “우리는 사회적인 종으로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연결된 삶을 살아간다”며,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려면 두뇌들이 어떻게 결합해서 작동하는지, 마음들이 어떻게 서로를 형성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전 초기 연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는 순간 우리의 뇌는 그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으며, 우리의 사회관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말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생각하는 방식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자연적으로 끌리는 것인지 혹은 경험을 공유하면 더욱 비슷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의 ‘역학’이 서로를 강화하는지를 탐구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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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김병희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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