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과학으로 ‘흰코뿔소’ 복원할 수 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116호   2018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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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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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북부 흰코뿔소’ 3마리 중 유일한 수컷인 ‘수단(Sudan)’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죽었다고 해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동안 ‘수단’은 케냐 라이키피아 국립공원 내 올-페제타(Ol-Pejeta) 보호구역에서 암컷 ‘파투’, ‘나진’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나 45세 고령에 접어든 ‘수단’은 근육과 뼈가 약화되고, 피부에 상처가 발생하는 등 합병증으로 큰 고통을 겪어왔다.
코뿔소를 돌봐 온 올-페제타 보호구역 관계자는 ‘수단’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안락사 시켰다고 말했다. 21일 ‘뉴스위크’ 지는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 ‘북부 흰코뿔소’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전공학으로 ‘북부 흰코뿔소’ 복원 시도
 
‘수단’은 그동안 보호구역에서 그의 딸인 ‘나진(Najin)’, ‘나진’의 딸인 ‘파투(Fatu)’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이전에 사망한 엄마와의 사이에서 출산한 후손들이다. 그러나 이들 두 마리의 암컷은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는 ‘수단’으로부터 유전물질을 채취해놓았다. 환경단체 ‘헬핑 라이노스(Helping Rhinos)’에서는 현재 과학자들과 함께 체외 수정(vitro fertilization)을 통해 ‘나진’과 ‘파투’를 통해 새끼를 출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 시도가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유전공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페제타 관계자는 “세포 기술을 이용해 ‘북부 흰코뿔소’의 복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유전공학은 동물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유전공학을 이용해 멸종한 동물 복원을 시도해왔다. 에콰도르 칼라파고스 섬에 살고 있었떤 플로레이나 거북(Floreana tortoise)의 복원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거북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거북들로부터 플로레이나 거북의 유전물질을 찾아낸 과학자들은 교미를 통해 다른 거북들 사이에서 플로레이나 거북의 유전물질을 선별해나가는 방식으로 이미 멸종된 거북을 다시 복원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멸종된 동물을 복원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플로레이나 거북의 복원 사례를 ‘북부 흰코뿔소’ 복원에 적용할 경우 종 보존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1985년 동부 남아프리카에서 100여 마리의 ‘남부 코뿔소’가 발견되기까지 과학자들은 ‘남부 흰코뿔소’가 멸종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후 개체 증식에 노력을 기울였고 현재 2만여 마리로 증식했다.
‘북부 흰코뿔소’ 역시 같은 과정을 겪어왔다. 코뿔소 뿔을 채취하려는 밀엽꾼에 의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멸종 직전에 도달했지만 과학을 통해 종 보존에 성공할 경우 개체 수를 급속히 늘려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북부 흰코뿔소’ 복원 놓고 세계가 주목
 
최근 코뿔소의 수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코뿔소는 5종에 불과하고, 남아 있는 종 역시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자바 코뿔소(Javan rhinos)와 수마트라 코뿔소(Sumatran rhinos)는 멸종 직전이다.
자바 코뿔소의 경우 10마리도 안 남아 있고, 수마트라 코뿔소는 200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흰코뿔소’ 역시 그대로 방치했더라면 이미 멸종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남부 흰코뿔소’를 복원할 수 있었다.
‘북부 흰코뿔소’를 복원할 경우 멸종 위기에 있는 코뿔소 복원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부 흰코뿔소‘인 ’수단‘의 죽음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환경보호자들은 ‘북부 흰코뿔소’의 멸종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지구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멸종 사태가 멀지 않았다는 것. 국제동물보호단체인 와일드에이드(Wild Aid)는 “세계가 수단의 슬픈 죽음에서 교훈을 얻고 코뿔소 뿔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조처를 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최근 수많은 종들이 환경파괴로 인해 사라지고 있기 때문. WWF 캠페인 디렉터 콜린 벗필드(Colin Butfield)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지구상에 살고 있는 척추동물 중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지금도 매년 약 1만 종의 종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멸종 범위와 규모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인들이 ‘수단’의 죽음을 통해 야생동물이 어떻게 멸종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00년에 아프리카, 아시아에 살던 코뿔소가 50만 마리에 달했다. 그러나 코뿔소 뿔을 채취하기 위한 무분별한 밀엽으로 인해 1970년에 그 수가 7만 마리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종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수단’의 죽음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세계인들이 지금 분노하고 있다. WWF 벗필드 디렉터는 “특히 젊은층이 ‘수단’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으며, 인간적인 이익을 위해 코뿔소를 멸종시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뿔소 멸종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환경보호단체는 물론 과학자들로부터 심각한 우려가 제기돼온 사안이다. 이번 ‘수단’의 죽음으로 인류가 각성할 것인지, 또한 ‘북부 흰꼬뿔소’ 복원이 가능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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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이강봉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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