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갓 태어난 수소전기차 현주소는?

<KISTI의 과학향기> 제3122호   2018년 04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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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저작권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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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수소전기차(FCEV)’가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오래 전부터 차세대 자동차로 인식되어 왔지만,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달려있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소비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자동차업계가 더 놀라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친환경 자동차가 떠오르면서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에 이어 또 하나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전기차가 과연 여러 가지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고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런지 그 현주소를 들여다 본다.
 
뛰어난 효율을 갖고 있는 수소전기차
 
수소전기차라고 하면 수소차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사용한다는 점 말고는 완전히 다른 자동차다.
‘수소차’는 실린더 내에서 수소를 직접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내연기관 자동차인 반면에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차량 내에서 생산된 전기를 통해 모터를 구동하여 작동하는 자동차다.
따라서 수소전기차는 수소차와 전기차의 장점만을 딴 자동차라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전기차와의 차이를 궁금해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전기차는 미리 충전한 2차 전지에서 에너지를 얻는 반면에, 수소전기차는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에너지를 얻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에는 기존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엔진 대신에 수소탱크와 스택(stack), 그리고 모터와 배터리 등이 탑재되어 있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가 화학 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전기발생 장치다.
수소탱크 내의 수소가 외부에서 유입된 산소와 만나 화학반응을 하면서 스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스택은 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된 전기는 모터와 배터리로 공급되어 차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수소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는 효율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탱크 내에 저장되어 있는 수소량에 비해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상당히 길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넥쏘 같은 경우 1회 충전에 60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복합연비는 17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96.2㎞/㎏으로서, 한 번에 총 6.33㎏의 수소를 충전해 609㎞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연비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를 압도하는 성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소 충전 시간도 5분 내외여서 한 번 충전에 몇 시간 씩 걸리는 전기차보다 경쟁력이 뛰어나고, 압력 가변 제어 기술을 통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한 출력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수소전기차가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의 절대 부족이 수소전기차 보급 늦춰
 
수소가 에너지원이다 보니 간혹 가다 수소전기차가 위험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접할 때가 있다. 하지만 대다수 자동차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차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들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한다.
폭발성을 가진 수소의 특성 및 수소폭탄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마련되어 있는 수소전기차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설사 사고가 일어나 수소탱크에 불이 붙는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수소의 특성상 빠르게 하늘로 올라간 후 사그라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폭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처럼 고효율 및 안전 등 그동안 몰랐던 수소전기차의 실체에 대해 긍정적 반응들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아직도 갈 길은 먼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문제는 수소전기차의 상용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수소충전소는 총 15개소에 불과하다. 15개소라 하지만 실제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4군데에 불과한 상황이다. 2개소인 서울의 충전소는 한 군데가 고장났고, 나머지 지역들의 충전소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곳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소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어도 충전 문제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한두명이 아니다. 다행히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70개를 추가하고, 2030년까지 520개소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충전 문제는 순차적으로 풀릴 전망이지만, 당장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수소충전소 보급이 예상보다 더딘 이유는 설치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소 1개소에 들어가는 비용은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서도 약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충전소 한 곳을 설치할 때 드는 비용이 약 4000만원인 것에 비하면 무려 75배나 많은 금액이다.
수소충전소를 세우는데 있어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까닭은 아무래도 안전사고 문제로 인해 여러 가지 예방장치를 마련해야 해서다. 또한 수소충전소 설립 예정부지의 일정 거리 안에는 의료시설 및 유치원, 그리고 공동주택 등이 없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입지 조건도 수소충전소 건설비용을 부채질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관계자는 “이 밖에도 수소충전소의 경우는 개별 법률로 제정된 석탄 및 석유 등과 달리 수소는 별도 규정이 없어서, 품질 및 인허가 기준을 따지기 어렵다는 점도 수소충전소 보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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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김준래 객원기자
저작권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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