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스파이더맨'처럼 벽면 올라타는 사족 보행 로봇

<KISTI의 과학향기> 제3820호   2023년 01월 09일
카이스트 박해원 교수(기계공학과)팀이 철로 이뤄진 벽면과 천장을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의 벽면을 오르는 등반 로봇은 바퀴나 무한궤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차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는 이동성이 제한되는 단점을 가졌다. 등반용 보행 로봇은 장애물 지형에서의 향상된 이동성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보행 로봇의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하려면 발바닥은 흡착력이 강하면서도 흡착력을 빠르게 온-오프(On-Off) 스위칭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거칠거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도 흡착력의 유지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전자기력을 온-오프할 수 있는 영전자석(Electropermanent Magnet)과 고무와 같은 탄성체에 철가루와 같은 자기응답인자를 섞어 만든 탄성체인 자기유변탄성체(Magneto-Rheological Elastomer)로 높은 접착력을 지니는 발바닥을 만들었다.
 
영전자석은 짧은 시간의 전류 펄스로 전자기력을 온-오프할 수 있는 자석으로, 일반적인 전자석과 달리 자기력 유지에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사각형 구조 배열의 새로운 영전자석을 제안해, 기존 영전자석보다 스위칭에 필요한 전압을 현저하게 낮추면서도 빠른 스위칭이 가능하게 했다.
 
또 연구팀은 자기유변탄성체를 발바닥에 씌어, 발바닥의 자기력을 현저히 떨어트리지 않으면서도 마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발바닥은 무게는 169그램(g)으로 가볍지만, 약 535뉴턴(N)의 수직 흡착력, 445뉴턴(N)의 마찰력을 제공해 무게 8킬로그램(kg)의 사족보행로봇에 충분한 흡착력을 제공했다.
 
이러한 보행 로봇은 배, 교량, 송전탑,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 철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에 점검, 수리, 보수 임무를 수행하는 등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제1 저자인 기계공학과 엄용 박사과정은 "이 사족 보행 로봇은 보행 로봇의 이동성과 작업 공간을 2D에서 3D로 확장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12월호에 표지를 장식하는 논문으로 출판됐다.
 
평가하기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