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대한민국!!! - 팀가이스트의 X파일

<KISTI의 과학향기> 제453호   2006년 06월 02일
2006 독일월드컵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해외 스타선수, 과거 명승부전 등 월드컵에 관련된 것이면 모두 관심의 대상이다. 월드컵에 등장하는 최첨단 과학기술도 빠질 수 없는데 이중 최고 인기는 바로 최첨단 축구공이자 독일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다.
먼저 팀가이스트의 외형을 둘러보자. 축구공의 가장 바깥 부분인 거죽이 이전의 축구공과 확연하게 다르다. 공을 둘러싼 조각의 수가 32개에서 14개로 대폭 줄고 조각의 모양도 육각형이나 오각형이 아니다. 언뜻 보기엔 외형만 바뀌었을 뿐 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축구공의 작은 외형 변화가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내는 법.

기존의 축구공은 정육각형 조각 20개 사이사이에 정오각형 조각 12개가 이어져 있는 형태로 일명 ‘점박이 공’이라 불린다. 점박이 공은 다각형으로 최대한 구에 가깝게 만든 기하학적 조합이다. 따라서 기존의 축구공은 ‘꼭지점의 수-모서리의 수+면의 수=2’라는 다면체에서 성립하는 ‘오일러 공식’을 만족시킨다. 즉 60-90+32=2. 하지만 팀가이스트처럼 다각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구를 만드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반원이나 태극 모양의 조각으로 구를 만들 수 있다. 팀가이스트는 월드컵 트로피를 둥글게 단순화시킨 모양의 조각 6개, 삼각 부메랑 모양의 조각 8개로 구를 이루고 있다.

왜 축구공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프리킥을 잘 하는 축구선수는 공을 찰 때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특히 조각과 조각이 이어진 자리는 피한다. 이음매 부위는 울퉁불퉁해 선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차기 어렵기 때문이다. 팀가이스트는 세 조각이 모인 접합점의 수와 조각들 사이의 접합선의 길이를 줄여 킥, 컨트롤, 패스의 정확도를 높였다. 독일 샤인펠드의 축구연구소에서 ‘로봇 발’로 반복해 차는 테스트 결과, 팀가이스트는 어디를 차든 동일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축구공의 변천과정에는 당시의 신기술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소나 돼지의 오줌보에 바람을 넣거나 동물가죽에 털을 집어넣은 공을 사용했다는 옛 기록도 있지만, 초창기의 축구공은 내부에 고무를 넣어 원형으로 만든 가죽공이었다. 물론 차는 순간 발이 아플 정도로 무겁고 딱딱했다. 좀더 부드럽고 기능이 좋은 공은 1960년대부터 개발됐고,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아디다스의 텔스타가 FIFA에 의해 처음 공인구로 채택됐다. 흥미롭게도 점박이 공 텔스타는 이후 축구공의 대명사가 됐다.

FIFA의 규정을 보면 가죽이나 알맞은 재질로 모양은 둥글게, 둘레는 68~70cm, 무게는 410~450g, 압력은 0.6~1.1기압인 공을 사용하라고 돼있다. 이미 크기, 무게, 공기압 등에 대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을 개발하는 데 초점은 당연히 고무튜브를 감싸는 거죽의 재질에 맞춰졌다. 월드컵 공인구의 거죽에 쓰인 소재는 텔스타에 쓰인 천연가죽에서 다양하게 변모됐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공인구 ‘탱고 에스파냐’에는 가죽과 폴리우레탄이 성공적으로 결합됐고, 최초로 방수가죽을 사용해 물에 젖어도 공의 무게가 크게 변하지 않았고 1986년 멕시코월드컵 공인구 아즈테카에는 천연가죽보다 방수성과 탄력이 뛰어난 인조가죽이 처음 사용됐다.

또한 스펀지 형태의 폴리우레탄 폼(foam)이 거죽에 본격적으로 쓰인 공인구 퀘스트라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골키퍼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폴리우레탄 폼에는 일반공기가 미세거품형태로 들어가 반발력이 전보다 증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이 줄어들던 월드컵의 흐름을 뒤바꾸며 이전 대회보다 평균 0.5골이나 더 많은 평균 2.71골을 기록했다.
1998년에는 프랑스월드컵에서는 폴리우레탄 폼보다 반발력이 더 뛰어난 ‘신택틱 폼(syntactic foam, 기포가 들어간 합성소재)’이 적용된 트리콜로가 등장했다. 역시 평균 2.67골로 미국대회와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신택틱 폼은 매우 압력이 높은 미세 공기방울들이 일정한 크기로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다. 이 소재 덕분에 축구공의 반발력, 탄성, 속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택틱 폼이 들어간 월드컵 공인구 트리콜로(1998년), 피버노바(2002년)는 골키퍼에게 큰 위협이 되곤 했다. 팀가이스트 역시 신택틱 폼 덕분에 공격수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올해 독일월드컵은 어떨까.
팀가이스트는 팀워크라는 뜻의 독일어다. 월드컵의 영예인 황금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선 어떤 팀이라도 ‘팀워크’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6월 축구전쟁에서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끈끈한 팀워크를 발휘하고 첨단 축구공 팀가이스트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2002년에 버금가는 전과를 올릴수 있지 않을까...
(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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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과학으로 만든 공인구이군요 ^^

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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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한
  • 평점   별 5점

팀 가이스트! 한국팀에게 힘을~!! ^^

200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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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2
  • 평점   별 5점

오~계산해보니 그렇네요.. 다각형이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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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평점   별 5점

팀가이스트도 오일러의 공식을 만족한다.
4각형 6개, 6각형 8개의 변형일 뿐이다.
꼭지점24개-모서리36-면14개=2
잘 세어 보세요.^^

200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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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진
  • 평점   별 5점

축구공도 진화하고 선수들도 진화합니다.
우주에서 월드컵을 열 날도 멀지 않았군요...

200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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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무
  • 평점   별 5점

축구공 하나에도 이런 과학원리들이 담겨져 있다는게 참 신기합니다.
우리대표선수들의 유니폼도 첨단 소재들로 만들어졌다는데,
아무튼 독일월드컵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성적을 거두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200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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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 평점   별 5점

오~ 신기해요!
팀가이스트만 정확히 분석해도 경기결과가 조금은 달라질 듯..
다음 월드컵땐 또 어떤 놀라운 축구공이 나올지 기대되넹 ^-^

200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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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
  • 평점   별 5점

온 국력이 조합된 국력의 스포츠...앞으로의 전쟁은 스포츠 전쟁이지 않을까?
살생이 아닌 축구공의 전쟁...우리 태극전사들의 선전과 승전보를 기대합니다.

200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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