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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청소년 화장은 선택, 하지만..
<KISTI의 과학향기> 제2671호 2016년 06월 15일
저녁 8시. 띡띡 도어록 소리와 함께 태연이 들어선다. 태연의 늦은 귀가에 엄마 아빠의 신경은 이미 곤두설 대로 곤두선 상태. 그런데 두 사람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밀가루를 바른 듯 허연 얼굴에 새빨간 입술을 뾰족하게 그린, 마치 일본의 가부키 배우와도 같은 태연의 몰골이었다!
“대체 얼굴에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어때요, 예쁘죠? 말숙이네 집에 놀러 갔는데, 고등학교 다니는 말숙이 언니가 저녁밥도 주고 화장도 해줬어요. 화장놀이 완전 재밌어! 3시간이나 했는데 질리지도 않더라고요. 저 I.O.I 김세정 같지 않아요?”
“I.O.I 같은 소리하네. 당장 못 지워? 초등학생이 무슨 화장이야!”
“헐, 아빠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보수적이시다. 요즘 화장 안 하는 애가 어디 있어요? 제 친구들 다 해요. 저번에 TV 보니까 초등학생 절반이 색조화장을 한다던데요? 외국 영화 보면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 애들은 도깨비처럼 화장하고 민망스런 탱크톱 입고도 학교 잘만 다니잖아요!”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피부가 나빠지니까 하는 말이야. 화장 안 해도 얼마나 뽀얗고 예쁜 나이인데 벌써부터 좋지도 않은 화장을 하느냐고.”
“화장이 피부에 나쁘면 엄마는 왜 하라고 하세요? 괜히 보수적이라는 말 듣기 싫으니까 피부 어쩌고 핑계 대시는 거 다 알아요.”
“어른도 화장을 많이 하는 건 안 좋지만, 너희는 더 조심해야 된단 말이야. 화장품에는 알레르기와 피부염을 유발하고 기미와 주름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파라벤이나 눈과 피부점막을 자극하는 페녹시에탄올과 같은 유해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단다. 그 뿐인 줄 아니?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수정 능력을 저하시키는 트리클로산이나 특히 요즘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들어 있는 화장품도 있어 성분을 잘 살펴보고 써야 한다고! 그런데도 꼭 화장을 해야겠냐!”
“그, 그렇게 유해성분이 많아요?”
“모든 제품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제품에 이런 성분이 쓰이고 있어요. 그런데 굳이 어릴 때부터 연약한 피부를 이런 화학약품에 내줄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게 아빠의 주장이야.”
“뷰티샵에 가면 10대가 주로 쓰는 순한 제품이라고 권하는 화장품도 많던데 그런 것도 안 좋을까요?”
“10대용과 성인용은 향이나 질감이 다른 거지 성분의 거의 똑같아. 그런데 어른들과 달리 너희는 피지가 무척 많이 분비되잖니. 그런 얼굴을 화장품이라는 이물질이 딱 막고 숨을 못 쉬게 한다고 생각해 봐. 당연히 여드름이 심해지겠지? 거기다 피부가 여리고 예민하니까 알레르기나 접촉성피부염도 쉽게 생길 거고.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평생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쉽게 나는 피부타입으로 바뀌거나 남들보다 탄력이 떨어져 노안이 될 수도 있단 말이야. 그래도 계속 화장을 하겠다고 우길래?”
“흑, 좀 두렵기는 한데 그렇다고 포기하기도 싫어요. 예뻐지고 싶단 말이에요. 그리고 화장이 술이나 담배처럼 나쁜 건 아니잖아요. 아이들에게도 자신을 꾸밀 권리가 있는 건데 억지로 막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
“너 언제 그리 달변가가 되었냐? 이럴 땐 참 똑똑해진단 말이야. 물론 네 말도 틀린 건 아니야. 그래서 요즘엔 어차피 아이들의 화장을 막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화장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르치자는 주장도 많아. 올해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으로 ‘화장품 안전사용법’ 교재를 만들어 전국 교육청에 배포하기도 했지. 네 말대로 화장은 선택이야. 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 예쁜 얼굴을 여드름 천국으로 만들면서까지 꼭 화장을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구나.”
“그럼 엄마는요? 엄마가 화장 안 하고 다니면 은근 눈치주시잖아요. 화사하게 화장하면 막 눈에서 하트 뿅뿅 나가면서 좋아하고.”
“그야, 네 엄마는 원래 엄청 예쁘잖아. 그래서 화장으로 조금만 보충하면 정말 선녀같이 예쁘거든. 게다가 화장을 늦게 시작해서 그런지 피부결도 어린 너만큼이나 보들보들하고. 하지만 넌 아빠를 닮아서….”
“아빠를 닮아서 뭐요! 어차피 못생겼으니까 화장해도 소용없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아, 아니. 그러니까 화장을 더더욱 늦게 시작해서 피부라도 곱게 유지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너의 경우에는 일찍 화장을 하면 절대 안 된다는, 그런…, 흑,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딸아 미안하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대체 얼굴에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어때요, 예쁘죠? 말숙이네 집에 놀러 갔는데, 고등학교 다니는 말숙이 언니가 저녁밥도 주고 화장도 해줬어요. 화장놀이 완전 재밌어! 3시간이나 했는데 질리지도 않더라고요. 저 I.O.I 김세정 같지 않아요?”
“I.O.I 같은 소리하네. 당장 못 지워? 초등학생이 무슨 화장이야!”
“헐, 아빠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보수적이시다. 요즘 화장 안 하는 애가 어디 있어요? 제 친구들 다 해요. 저번에 TV 보니까 초등학생 절반이 색조화장을 한다던데요? 외국 영화 보면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 애들은 도깨비처럼 화장하고 민망스런 탱크톱 입고도 학교 잘만 다니잖아요!”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피부가 나빠지니까 하는 말이야. 화장 안 해도 얼마나 뽀얗고 예쁜 나이인데 벌써부터 좋지도 않은 화장을 하느냐고.”
“화장이 피부에 나쁘면 엄마는 왜 하라고 하세요? 괜히 보수적이라는 말 듣기 싫으니까 피부 어쩌고 핑계 대시는 거 다 알아요.”
“어른도 화장을 많이 하는 건 안 좋지만, 너희는 더 조심해야 된단 말이야. 화장품에는 알레르기와 피부염을 유발하고 기미와 주름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파라벤이나 눈과 피부점막을 자극하는 페녹시에탄올과 같은 유해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단다. 그 뿐인 줄 아니?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수정 능력을 저하시키는 트리클로산이나 특히 요즘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들어 있는 화장품도 있어 성분을 잘 살펴보고 써야 한다고! 그런데도 꼭 화장을 해야겠냐!”
“그, 그렇게 유해성분이 많아요?”
“모든 제품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제품에 이런 성분이 쓰이고 있어요. 그런데 굳이 어릴 때부터 연약한 피부를 이런 화학약품에 내줄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게 아빠의 주장이야.”
“뷰티샵에 가면 10대가 주로 쓰는 순한 제품이라고 권하는 화장품도 많던데 그런 것도 안 좋을까요?”
“10대용과 성인용은 향이나 질감이 다른 거지 성분의 거의 똑같아. 그런데 어른들과 달리 너희는 피지가 무척 많이 분비되잖니. 그런 얼굴을 화장품이라는 이물질이 딱 막고 숨을 못 쉬게 한다고 생각해 봐. 당연히 여드름이 심해지겠지? 거기다 피부가 여리고 예민하니까 알레르기나 접촉성피부염도 쉽게 생길 거고.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평생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쉽게 나는 피부타입으로 바뀌거나 남들보다 탄력이 떨어져 노안이 될 수도 있단 말이야. 그래도 계속 화장을 하겠다고 우길래?”
“흑, 좀 두렵기는 한데 그렇다고 포기하기도 싫어요. 예뻐지고 싶단 말이에요. 그리고 화장이 술이나 담배처럼 나쁜 건 아니잖아요. 아이들에게도 자신을 꾸밀 권리가 있는 건데 억지로 막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
“너 언제 그리 달변가가 되었냐? 이럴 땐 참 똑똑해진단 말이야. 물론 네 말도 틀린 건 아니야. 그래서 요즘엔 어차피 아이들의 화장을 막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화장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르치자는 주장도 많아. 올해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으로 ‘화장품 안전사용법’ 교재를 만들어 전국 교육청에 배포하기도 했지. 네 말대로 화장은 선택이야. 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 예쁜 얼굴을 여드름 천국으로 만들면서까지 꼭 화장을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구나.”
“그럼 엄마는요? 엄마가 화장 안 하고 다니면 은근 눈치주시잖아요. 화사하게 화장하면 막 눈에서 하트 뿅뿅 나가면서 좋아하고.”
“그야, 네 엄마는 원래 엄청 예쁘잖아. 그래서 화장으로 조금만 보충하면 정말 선녀같이 예쁘거든. 게다가 화장을 늦게 시작해서 그런지 피부결도 어린 너만큼이나 보들보들하고. 하지만 넌 아빠를 닮아서….”
“아빠를 닮아서 뭐요! 어차피 못생겼으니까 화장해도 소용없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아, 아니. 그러니까 화장을 더더욱 늦게 시작해서 피부라도 곱게 유지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너의 경우에는 일찍 화장을 하면 절대 안 된다는, 그런…, 흑,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딸아 미안하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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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 위험한지 몰랐어요
고맙습니다.
(참고로 저 남자여서 화장 안해봤어요)
2016-07-09
답글 0
....여기 못난 아빠 1명추가요~ 흑흑~ 잘 보고 갑니다,,,,
2016-06-15
답글 0
요즘 애들에게 말해봐야 전혀 먹히질 않아요. 화장품을 유해성을 입이 닳도록 말해도 소귀에 경읽기죠. 어른이 되기까지는 계속될 그런 증상.... 언젠가는 어른들의 충고가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알게 되겠지요...
2016-06-15
답글 0
아주 좋은 정보를 전달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40대 남성이어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만 화장은 지금도 그렇고 과거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러 가지 의견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평점 5점 드립니다...!
2016-06-15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