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스포츠 용품 속 나노 기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다

<KISTI의 과학향기> 제2955호   2017년 06월 21일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마라톤 부문에서 케냐의 엘루이드 킵초게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러닝화를 신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킵초게가 신었던 신발은 2017년 6월에 발매하는 신발로, 나이키의 설명에 따르면 밑창에 탄소섬유를 덧대 내딛는 힘은 13% 올리고 기존의 신발보다 에너지 소모를 4% 줄여준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정도 기능은 1~1.5도의 내리막을 뛰는 것과 같은 효과다. 과학기술이 스포츠 영역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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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탄소섬유를 이용한 소재 (출처: Brett Jordan)
 
 
■ 1kg도 안되는 자전거, 나노 기술로 가능하다
탄소섬유는 탄소가 주성분인 마이크로미터(μm, 1μm는 10-6m) 단위 굵기의 섬유를 말한다. 섬유의 방향에 따라 육각 고리 모양의 탄소 결정이 붙어있는 형태다. 이 섬유를 여러가닥을 꼬아 실을 만들고, 탄소 섬유 실을 직물 형태로 짜서 이용한다. 열에 의해 쉽게 모양이 변하지 않고, 당기거나 구부리는 힘에 대해 매우 강하다. 무엇보다 탄소 섬유의 가장 큰 장점은 ‘무게’다. 같은 부피의 탄소 섬유와 철을 비교하면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강도가 10배 강한데, 무게는 1/5밖에 안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탄소섬유는 ‘스포츠 용품’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라켓, 골프채 같은 도구나 헬멧 같은 보호 장구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탄소 섬유를 이용해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업체가 있다. 양궁 제조업체 윈앤윈(주)(대표 박경래)이다. 는 탄소섬유를 앞세우며 양궁은 물론 자전거 분야에 까지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를 만들 때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한 ‘나노 카본 소재’이용한다.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당길 때 버티는 힘이 100배나 되고 탄성도 길이 방향으로 16%나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양궁이라는 특수 분야에서 인정 받은 소재는 자전거 제조에도 사용됐다. 나노 카본 소재로 만든 자전거는 뼈대(안장, 바퀴 등을 제외한 자전거의 기본) 무게가 630g 밖에 안되는 초경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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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기능화 산화그래핀을 이용한 고내열 수지와 이를 이용한 초고강도 복합소재의 모식도 (출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 로켓, 스포츠카 최첨단 기술 집약체에 쓰이는 탄소섬유
인간의 한계를 극복시켜주는 이용되고 있는 탄소섬유는 최첨단 기술 집약체에 쓰이는 재료다. 강철보다 단단하고 무게가 가벼운 특성상 매우 빠른 속도가 필요한 스포츠카나 로켓에 쓰이는 값비싼 재료다. 게다가 탄소섬유와 어떤 물질을 혼합하느냐에 따라 나노 카본 소재처럼 강도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최첨단 탄소 섬유 소재를 목표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그룹장팀은 2016년 탄소섬유 부직포를 이용해 복합재료 제조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무엇보다 비행기나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탄소섬유 내장제와 충격흡수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 섬유를 전통적인 한지 제조방식을 응용한 공정을 이용해 전통기술과 융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연구와 관련해 실용화 플랫폼이 2건 구축되고, 민간 기업에 기술이전도 됐다. 임 그룹장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연구로 본래 목적이었던 수송기기 사용은 물론 스포츠용 복합재로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탄소의 새로운 형태, ‘그래핀’을 이용하는 연구도 한창이다. 탄소섬유에 결합하는 물질 후보 중 하나로 그래핀을 이용한다. 지난해 고문주 한국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을 그래핀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강도와 내열성을 높이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강도와 내열성이 올라간 소재는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이나 몸통을 보호하는 각종 보호구에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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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나노기술이 응용된 스포츠 용품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는 운동 선수의 모습 (출처: pixabay)
 
 
■ 나노 섬유로 만든 옷으로 운동효과 측정, 피로회복도 가능
나노섬유 기술을 기반으로 IT 기기와 스포츠 의류를 연동해 운동효과를 측정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정기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팀은 나노섬유 포함한 옷에 전자 센서를 부착해 착용자의 호흡과 맥박을 측정할 수 있는 옷을 만들었다. 나노섬유는 전도성을 가진 섬유로, 인체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 뒤 직물에 포함된 회로를 거쳐 원하는 IT 기기로 정보를 전송해 사용자로 하여금 운동을 할 때 자신의 상태를 알도록 돕는다. 특히 나노단위 굵기의 전도물질이 들어있는 디지털실을 개발함으로써 다양한 스포츠 의류에 사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나노 기술을 이용해 피로회복이 되는 의류도 생산하고 있다. 나노 크기의 백금을 섬유에 넣어 미세한 전자파가 발생하도록 한 섬유를 이용했다. 이 섬유로 옷을 만들면 섬유와 맞닿아있는 피부에 전자파가 전달되면서 근육을 이완시키며 피로를 풀어준다. 운동으로 지친 몸을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쉬게 할 수 있는 셈이다.
 
나노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포츠 분야는 나날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더 가벼운 소재는 기록을 향상하고 더 단단한 소재는 착용한 사람을 보호해 준다. 과연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적어도 기술 때문에 인간이 한계에 부딪히지는 않을 듯하다.
 
 
글 : 오가희 칼럼리스트 /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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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yhun89
  • 평점   별 5점

아주뛰어난신기술을소개해주시고설명해주셔서감사합니다---!
이기술을더욱발전시키고현실에확대한다면많은도움과세상에기여가되겠습니다!
앞으로도좋은정보부탁드립니다.
다시한번감사의마음을전합니다---!

20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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