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우울증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구?

<KISTI의 과학향기> 제261호   2005년 03월 11일
최근 한 영화배우가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뒤 우울증에 대해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고, 명확한 발병 원인을 알지 못하는 감기 같은 병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그저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의지력을 가지면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기분이 우울한 걸 병원에 간다고 낫겠느냐는 생각도 팽배하다. 이런 반응은 우울한 감정과 우울증을 같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 나타나는 병이며 전세계 1억여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엄연한 질환이다. 과학자들은 우울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분투 중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산후우울증, 주부우울증, IMF 우울증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증의 발병은 사회, 심리적인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호르몬이다.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것은 ‘세로토닌(Serotonin)’. 세로토닌은 뇌척수액에서 발견되는 신경대사물질로, 뇌를 순환하며 신경전달 기능을 한다. 세로토닌은 감정 표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것으로 부족하면 감정이 불안정해서 근심걱정이 많아지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70년대 이미 과학자들은 세로토닌 결핍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현재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에는 세로토닌이 재흡수 되는 것을 막아, 뇌 속에 더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는 것들이 많다.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세로토닌이 부족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여성은 세로토닌의 농도가 조금만 변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월경 주기를 전후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이 뇌를 자극하여 세로토닌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여성은 자살 시도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많은데, 다만 성공률은 남성이 더 높은 편이다. 남성이 더 과격한 자살방법을 택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멜라토닌 역시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생체 시계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잠과 연관되어 있어 부족할 경우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우울증 환자들 중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많은 환자들이 멜라토닌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멜라토닌은 잠 외에도 식욕, 성욕 등 생리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인 충격이 멜라토닌 생성 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뿐 아니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호르몬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이 단지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질환이라는 것은 해부학적으로도 증명된다. 미국 워싱턴 대 이베트 셀린 교수에 의하면 만성 우울증을 앓은 사람들의 뇌의 경우,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가 우울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10% 정도 작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우울제를 4주 이상 투여할 경우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투여하지 않은 쥐들에 비해 60% 이상 더 많이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호르몬 분비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문제이고 몸의 기능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질병임에 분명하다. 즉 기분의 문제가 아니고 생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뇌가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을 제대로 생산하지 않으니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이를 인공적으로 투여하는 것. 의학자들은 중증이 아닐 경우, 우울증은 약물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체의 호르몬 생산 체계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완치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체의 기능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 뇌에 일정한 충격을 가하는 전기요법이 사용되기 한다.



북구의 선진국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이 항우울제라고 한다. 경제 능력과 생활 여건은 좋아지지만,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정할 수 없게 되어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다. 해마다 우울증과 자살 환자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이제 우울증 문제는 국민 건강을 위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 과제가 되었다.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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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약을 복용하고 치료를 하면 호전 된다고 하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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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 평점   별 4점

'여성은 자살 시도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많은데'
이 기사에서 발췌한 문구인데요..뭔가 문장이 어색하지 않나요?

200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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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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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 평점   별 5점

집에 아버님께서 우울증이신데
덕분에 많은 지식을 알게 되었네요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질환이네요...

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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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평점   별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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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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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조아람 독자님 안녕하세요? 우울증의 치료방법은 의사의 전문영역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태도는 약물 치료 외에도 중요할 것입니다. 좋은 의견 주신 것 감사드리고요. 원하시는 꿈 모두 이루시길 바랄게요~ 자주 놀러와 주세요~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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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김진수 독자님 안녕하세요? 주신 의견에 따라 내용은 수정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밌고, 유익한 과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따뜻한 봄날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행복하세요~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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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신홍균 독자님 안녕하세요? 과학향기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우울증도 병이니 만큼 의사와 상담하는 길이 가장 옳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아가듯이... 우울증도 관련 진료 기관을 가시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인터넷 상에 정신과 관련 사이트 및 심리 상담 사이트가 있는 걸로 압니다. 검색을 통해 문의해 보세요. 새로운 행복과 즐거움이 하루를 가득채우기를 바랍니다.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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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 평점   별 5점

김시리 독자님 안녕하세요? 과학향기입니다. 우울증의 원인은 사회, 심리적으로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세레토닌과 멜라토닌의 호르몬 불균형에서 오는 우울증을 대표적 예로 설명드린 것입니다.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이니 만큼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과학향기 기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따뜻한 봄날의 기운 처럼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과학의 숲을 보는 즐거움
Kisti의 과학향기

200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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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진
  • 평점   별 5점

정말 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마음먹기 나름인줄로만 알았는데..

200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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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 평점   별 4점

일억만명이 아니고 일억여명입니다.

200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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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균
  • 평점   별 4점

우울증을 알아본 본인으로서는 공감이 가며 좋은 자료입니다
항 우울제란 어떤 것이며 처방없이도 구매 가능 한지요
좀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십은에 어디에 문의 해야 하는지 알려주시면 고맙겠읍니다

200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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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리
  • 평점   별 4점

우울증의 원인이 호르몬 부족이면,, 계속 투여하면 나아야 하는데 왜 낫지가 않는거죠?

200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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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균
  • 평점   별 4점

매우 유익한 내용입니다.

200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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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 평점   별 4점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같은 호르몬의 부족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면 약물투여는 일시적인 효과밖에 못주겠군요...

뇌가 스스로 호르몬을 많이 분비(완치?)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치료보다 정신적(심리학적)치료법이 더 좋지 않을까요??

정신과의사가아니라 카운셀러가 되고자하는 사람이라 이런식으로 관심이 갑니다.

200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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