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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짜야 진짜야? - 위조방지 기술의 세계
<KISTI의 과학향기> 제248호 2005년 02월 09일
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돈 만드는 일’을 위조범과의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화폐의 위조, 변조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컬러복사기와 프린터의 성능 향상으로 기존의 방식으로는 좀처럼 식별할 수 없는 정밀한 위조지폐가 등장하고 있는 것.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도 안전하게 보호 받지 못하고 위조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런가 하면 문서의 글자를 특수한 화학약품으로 지워 다른 글자를 대신 써넣거나 기존의 글씨체에 덧칠을 하여 글자를 바꾸는 등의 둔갑 위조 문서 등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는 위조된 문서를 감정해달라는 의뢰가 폭주하고 있다. 한 달에 접수되는 사건이 6백여건 이상. 하루에 20여건의 문서 위조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신용카드나 은행의 거래 등 각종 경제활동에 쓰이는 서명의 위조는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다.
지금까지 위조 방지를 위해 조폐공사에서는 자성을 띠는 잉크를 비롯해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잉크(열변색성 색소)까지 사용해 왔다. 또한 글자를 지우거나 글씨체를 덧칠한 경우의 위조에는 주로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이용한 감식법이 이용되었다.
덧칠 아래의 진실은 적외선이 밝혀
적외선은 어떤 물질에 탄소가 많이 함유돼 있을수록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다. 탄소가 많이 포함된 잉크로 글자를 쓰고 그 옆에 탄소가 거의 없는 잉크로 글자를 추가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육안으로는 두 가지 글자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 적외선을 쪼이면 추가한 글자는 적외선을 거의 투과시키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고, 처음 글자는 적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뚜렷하게 드러나 두 가지 종류의 글씨가 구별될 수 있다. 적외선은 아주 작은 덧칠이라도 쉽게 잡아낸다.
지운 글자는 자외선 감식으로 판별
그러나 만일 특수한 화학약품으로 글자를 완전히 지운 경우라면 어떨까. 이 경우 기존의 글씨체에 덧칠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적외선으로는 위조 여부가 감지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자외선 감식이다. 자외선은 물질과 화학적인 반응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화학선’이라고도 불린다. 자외선이 염료의 색을 바래게 만들거나 피부를 그을리게 하는 것이 바로 높은 화학 반응성 때문이다. 화학약품으로 글자를 지운 경우 그곳에는 화학약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이곳에 자외선을 쪼이면 지워진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외선은 컬러복사기나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위조지폐를 감식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지폐의 곳곳에는 자외선을 쪼였을 때 특수한 반응을 나타내도록 화학물질이 처리돼 있는데 이 물질들이 복사나 프린트를 통해 전달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캐너와 컬러복사기 발전으로 위조기술 역시 교묘하게 발전해 위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이탈리아 로마트레 연구대학 주세페 스파뇰로 교수팀이 위조 문서나 가짜 서명을 쉽게 판별해 내는 3차원 홀로그램 시스템을 개발하여 위조 서명을 알아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필적 감정에 홀로그램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조 완전 차단, 3차원 홀로그램이 맡는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일반 사진 필름에는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새겨진다. 그러나 홀로그램 마크에는 이 빛에 또 다른 빛을 쏘여 만든 물결 모양의 간섭 무늬가 기록된다. 홀로그램 마크에 다시 빛을 비추면 허공에 원래 물체의 입체 영상이 나타난다. 간섭 무늬 형태로 필름에 저장된 물체의 입체 정보를 빛이 되살리는 것이다.
서명은 신용카드 영수증에서 유언장이나 법적 서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인다. 일반적으로 서명을 할 경우 한 선을 지나는 선을 쓰거나 그릴 경우 굴곡이 생기게 된다. 최근까지 위조된 서명 혹은 필적 감정은 일반적으로 2차원 샘플을 이용하여 개개인의 필체를 분석하는 전문가에 의해 행해져 왔다. 가짜 서명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한 단어가 완성되기까지 한 획, 한 획이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던 것. 하지만 고도의 위조 서명은 종종 2차원 수준에서 획의 순서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스파뇰루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3차원으로 필체의 지면 아래 위 굴곡까지도 검사하여 홈 또는 도랑처럼 보이는 영상을 컴퓨터에 생성하여 3차원 필적 경로 홀로그램을 만든다. 이들의 시스템으로 찍은 3차원 사진에는 글자의 굴곡이 언덕이나 계곡으로 실감나게 나타나 펜으로 가해진 압력과 획의 순서가 드러난다. 두 획이 교차하는 때는 두 번째 획이 첫 번째 획의 위로 뚜렷하게 돌출돼 보인다. 예를 들어 연결점, 숫자 8의 중간 부분에서 종이에 가해진 필자의 압력에 의해 생성된 변화 또는 돌출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나타난다. 단순히 서명의 모양만을 모방한 복사본과는 확실한 차이가 난다. 위조범들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 기술은 자취를 밟아 가는 것이다. 위조범은 위조하려는 기존 서명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 하여 필적의 스타일과 특성을 복사한다. 하지만 굴곡까지 따라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세계 각국들이 신권을 발행하는 데는 눈에 띄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리 보이는 시변각 잉크와 기울이면 미세한 문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홀로그램 형태의 시변각 장치를 적용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해 기존 화폐를 대체한다는 점이다. 위조지폐 발행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져 기존의 화폐에 위조방지 기법을 첨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에는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명문대 위조 졸업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위조 졸업장은 2차원 홀로그램까지 완벽해 겉으로는 전혀 식별해낼 수가 없다. 앞으로 이 위조 졸업장에도 3차원 홀로그램 기술이 적용되어 위조 증명서를 판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김형자-과학칼럼니스트)
지금까지 위조 방지를 위해 조폐공사에서는 자성을 띠는 잉크를 비롯해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잉크(열변색성 색소)까지 사용해 왔다. 또한 글자를 지우거나 글씨체를 덧칠한 경우의 위조에는 주로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이용한 감식법이 이용되었다.
덧칠 아래의 진실은 적외선이 밝혀
적외선은 어떤 물질에 탄소가 많이 함유돼 있을수록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다. 탄소가 많이 포함된 잉크로 글자를 쓰고 그 옆에 탄소가 거의 없는 잉크로 글자를 추가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육안으로는 두 가지 글자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 적외선을 쪼이면 추가한 글자는 적외선을 거의 투과시키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고, 처음 글자는 적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뚜렷하게 드러나 두 가지 종류의 글씨가 구별될 수 있다. 적외선은 아주 작은 덧칠이라도 쉽게 잡아낸다.
지운 글자는 자외선 감식으로 판별
그러나 만일 특수한 화학약품으로 글자를 완전히 지운 경우라면 어떨까. 이 경우 기존의 글씨체에 덧칠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적외선으로는 위조 여부가 감지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자외선 감식이다. 자외선은 물질과 화학적인 반응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화학선’이라고도 불린다. 자외선이 염료의 색을 바래게 만들거나 피부를 그을리게 하는 것이 바로 높은 화학 반응성 때문이다. 화학약품으로 글자를 지운 경우 그곳에는 화학약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이곳에 자외선을 쪼이면 지워진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외선은 컬러복사기나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위조지폐를 감식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지폐의 곳곳에는 자외선을 쪼였을 때 특수한 반응을 나타내도록 화학물질이 처리돼 있는데 이 물질들이 복사나 프린트를 통해 전달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캐너와 컬러복사기 발전으로 위조기술 역시 교묘하게 발전해 위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이탈리아 로마트레 연구대학 주세페 스파뇰로 교수팀이 위조 문서나 가짜 서명을 쉽게 판별해 내는 3차원 홀로그램 시스템을 개발하여 위조 서명을 알아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필적 감정에 홀로그램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조 완전 차단, 3차원 홀로그램이 맡는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일반 사진 필름에는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새겨진다. 그러나 홀로그램 마크에는 이 빛에 또 다른 빛을 쏘여 만든 물결 모양의 간섭 무늬가 기록된다. 홀로그램 마크에 다시 빛을 비추면 허공에 원래 물체의 입체 영상이 나타난다. 간섭 무늬 형태로 필름에 저장된 물체의 입체 정보를 빛이 되살리는 것이다.
서명은 신용카드 영수증에서 유언장이나 법적 서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인다. 일반적으로 서명을 할 경우 한 선을 지나는 선을 쓰거나 그릴 경우 굴곡이 생기게 된다. 최근까지 위조된 서명 혹은 필적 감정은 일반적으로 2차원 샘플을 이용하여 개개인의 필체를 분석하는 전문가에 의해 행해져 왔다. 가짜 서명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한 단어가 완성되기까지 한 획, 한 획이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던 것. 하지만 고도의 위조 서명은 종종 2차원 수준에서 획의 순서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스파뇰루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3차원으로 필체의 지면 아래 위 굴곡까지도 검사하여 홈 또는 도랑처럼 보이는 영상을 컴퓨터에 생성하여 3차원 필적 경로 홀로그램을 만든다. 이들의 시스템으로 찍은 3차원 사진에는 글자의 굴곡이 언덕이나 계곡으로 실감나게 나타나 펜으로 가해진 압력과 획의 순서가 드러난다. 두 획이 교차하는 때는 두 번째 획이 첫 번째 획의 위로 뚜렷하게 돌출돼 보인다. 예를 들어 연결점, 숫자 8의 중간 부분에서 종이에 가해진 필자의 압력에 의해 생성된 변화 또는 돌출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나타난다. 단순히 서명의 모양만을 모방한 복사본과는 확실한 차이가 난다. 위조범들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 기술은 자취를 밟아 가는 것이다. 위조범은 위조하려는 기존 서명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 하여 필적의 스타일과 특성을 복사한다. 하지만 굴곡까지 따라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세계 각국들이 신권을 발행하는 데는 눈에 띄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리 보이는 시변각 잉크와 기울이면 미세한 문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홀로그램 형태의 시변각 장치를 적용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해 기존 화폐를 대체한다는 점이다. 위조지폐 발행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져 기존의 화폐에 위조방지 기법을 첨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에는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명문대 위조 졸업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위조 졸업장은 2차원 홀로그램까지 완벽해 겉으로는 전혀 식별해낼 수가 없다. 앞으로 이 위조 졸업장에도 3차원 홀로그램 기술이 적용되어 위조 증명서를 판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김형자-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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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방지기술이 발달할수록 위조기술도 발달을 하네요. ㅎㅎ
200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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