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고체에서 발견한 보스 - 아인슈타인 응축현상

<KISTI의 과학향기> 제277호   2005년 04월 18일
우주를 구성하는 성분 가운데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H)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은 원소는 별에서 수소가 핵융합을 할 때 에너지와 함께 생성되는 헬륨(He)이다. 하지만 헬륨은 태양과 같이 빛나는 별에만 집중되어 있을 뿐, 크기가 작아서 충분한 중력을 가지지 못하는 지구와는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다. 때문에 지구 대기에 들어 있는 헬륨의 양은 0.0005%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헬륨은 양이 적어도 그 쓰임새는 아주 많다. 헬륨은 폭발성은 없으면서도 비중이 낮아서 기상연구용 기구를 띄우기 위한 기체로 사용되며, 방송에서 목소리를 변조하는 효과에 쓰이기도 한다. 또 혈액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서 스쿠버 다이버를 위한 호흡장치에도 쓰인다. 뿐만 아니라 수소보다도 낮은 끓는점 때문에 우주여행에도 쓰이는데, 이는 헬륨이 수소가 액체인 온도에서도 기체로 존재할 수 있어 액체 수소 연료탱크의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다재 다능한 헬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헬륨의 낮은 끓는점 때문에 생기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현상 때문이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란 1924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물리학자 사첸드라 내스 보스에 의해 예견된 현상으로, 원자들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고 간격이 가까워지면 수많은 원자들이 마치 하나의 집단인 것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액체 헬륨을 2.176K(Kelvin : 절대온도 단위, 0K = ―273℃)까지 냉각시키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현상이 일어나서 액체 헬륨의 점성이 사라진다. 점성이 전혀 없는 주1유체를 물리학에서는 초유체(Superfluid)라고 한다. 초유체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 의해 모든 원자들이 같은 물리적 성질을 가지므로 마찰이나 주2점성이 전혀 없는 성질을 가진다. 따라서 만약 컵에 초유체가 담겨있다면 가만히 둬도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스스로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또 다른 예로 동전 한 닢을 축음기 회전판 축에 올려놓고 느리게 회전시켜보면, 동전은 축음기 회전판과의 마찰력 때문에 회전판과 함께 돌 것이다. 하지만 초유체를 올려놓으면, 초유체는 돌고 있는 축음기 회전판과 상관없이 그대로 정지해 있을 것이다. 이는 초유체가 가진 마찰력 0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전문용어로는 ‘비고전적 회전 관성(Nonclassical Rotational Inertia (NCRI))’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초유체의 비회전성은 이미 1950년대에 예측되었으며, 기체와 액체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되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관련 연구는 대부분 노벨상을 받을 만큼 주요 이슈였다. 러시아의 이론물리학자인 란다우는 동료 과학자 카피차가 액체 헬륨이 초유체라는 것을 발견하자, 이 특이한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여 196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2001년과 2003년의 노벨물리학상도 기체와 액체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현상을 밝혀낸 과학자에게 수여되었다.



그렇다면 액체와 기체 말고도 고체 상태의 초유체도 가능할까? 고체와 유체는 상반되는 개념이 아닌가? 물리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은 2004년.



“고체 헬륨을 대기압의 26배인 고압상태에서 0.175K로 냉각시켰더니 전체 원자 중 1.5%가 마치 물이 흐르듯 다른 원자들 사이를 움직이는 현상을 확인했다”는 논문이 과학저널의 양대 산맥인 <네이처>(2004년 1월)와 <사이언스>(2004년 9월)에 연달아 게재된 것이다.



논문의 저자는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인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김은성 박사와 모세스 찬 교수. 김은성 박사는 자신이 발견한 고체(Solid)상태의 초유체(Superfluid)에게 초고체(Supersolid)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김은성 박사가 만든 초고체 상태의 고체 헬륨을 축음기 회전판에 올려놓고 회전시킨다면 초유체와 같이 고체 헬륨도 레코드판이 돌고 있는 가운데도 돌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고체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바꿔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네 명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기체와 액체에 관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이제 고체의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 관한 연구에도 그 차례가 와야 하지 않을까? (글 : 이정모-과학 칼럼니스트)



주1 유체: 액체와 기체의 총칭. 고체에 비해 변형하기 쉽고 어떤 형상으로나 될 수 있으며, 자유로이 흐르는 특성을 지닌다.



주2 점성: 유체의 움직임에 대한 저항. 액체뿐만 아니라 적지만 기체에도 있는데 이것은 유체 특유의 성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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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ㅊㄹ;ㅣㅓㅏ ㅋ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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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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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 평점   별 5점

과학이야기일다보니숙제도되네요~~^^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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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567890oi아이
  • 평점   별 5점

여조여오ㅓ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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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 평점   별 5점

맞아요^^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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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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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 평점   별 5점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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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 평점   별 5점

위의 내용이 뉴스에 나왔을 때 간과 하였는데 오늘 확실히 알았습니다.

200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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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물리학자
  • 평점   별 5점

지금까지 빼먹지 않고 보았는데.. 항상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이라 매일매일 기다려 집니다.
앞으로도 유익한 자료 부탁합니다.

200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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