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곰팡이가 몸에도 핀다구?

<KISTI의 과학향기> 제162호   2004년 07월 23일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고 가슴팍이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수분이 부족한 모양이라고 로션을 듬뿍 바르거나 알레르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몸에 핀 곰팡이 때문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피부 트러블을 다시 보게 될 게 분명하다.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이 곰팡이 균 때문인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곰팡이는 우리 몸 어디에나 필 수 있다.곰팡이는 보통 실과 같이 가는 균사로 이루어진 사상균이다. 음식이나 가죽 신발 등에 피는 푸른 곰팡이와 술과 된장을 만들 때 쓰이는 누룩곰팡이처럼 잘 알려진 것 외에도 곰팡이 종류는 어림잡아 3만개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곰팡이는 홀로 유기물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식물이나 다른 균, 혹은 생물의 시체나 배설물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고온 다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은 곰팡이의 천국이다. 곰팡이류가 가장 좋아하는 30℃의 온도가 유지되며, 습기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집과 옷, 음식 어디에나 쉽게 번식하며 우리 몸 역시 곰팡이가 좋아하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곰팡이는 피부의 각질을 녹여 그것을 영양분으로 우리 몸에 기생한다. 땀이 많이 차거나 옷이나 양말에 쌓여 자주 움직이지 않는 곳이라면 곰팡이가 기생하기 더욱 좋다. 발가락이나 사타구니, 두피 등이 곰팡이가 주로 서식하는 곳이다.



곰팡이로 인한 피부 질환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무좀. 각질이 풍부하고 땀이 차기 쉬운 발가락 사이에 주로 생기며 발톱이나 발바닥 전체로 옮겨간다. 무좀은 ‘백선증’이라 불리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어느 부위나 생길 수 있으며 부위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얼굴에 생기면 안면백선, 몸에 생기면 체부백선, 사타구니에 생기면 완선이라 부른다. 특히 완선에 걸리면 피부가 벌겋게 변하면서 몹시 가렵다. 습진과 증상이 비슷해 습진 약을 써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흔한 질환으로 ‘전풍’(어루르기)이 있다. 겨드랑이, 가슴, 등에 주로 발생하며 피부 위에 동그란 갈색 물방울 무늬가 생기는 것이 증상이다. 전풍은 체내에 있던 곰팡이의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피부색을 변화시키는 물질을 발산하기 때문에 생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며 심한 경우에는 온 몸으로 확산된다.



이처럼 피부 표면에 기생하는 곰팡이가 있는가 하면 몸 속에 기생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나 혈액으로 침입한 곰팡이는 피부에서보다 더욱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킨다. 축농증이나 구내염, 천식, 폐렴 등이 곰팡이 균이 원인이 되는 병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폐렴의 일종인 아스퍼질러스병(Aspergillosis), 아프다성(Aphtous) 구내염이나 궤양 등의 원인도 곰팡이균이다. 곰팡이성 폐렴에 걸리게 되는 경로는 이렇다. 가정용 세탁기 통이나 회전판 밑에는 갈색 물질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것은 클라도스포륨과 알터나리아, 아스퍼질러스 등과 같은 곰팡이인데 이것들이 몸 속에 들어가면 천식이나 심하면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경우 옷을 입으로 물어 뜯는 버릇이 있다면, 세탁기에서 세탁물로 옮겨온 곰팡이가 몸 속으로 들어갈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무좀이 무슨 병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사람도 있지만, 곰팡이의 위력을 제대로 알면 달라질 것이다. 모험 영화의 단골 소재인 피라미드의 저주는 실상 곰팡이가 원인이다. 발굴 과정에 참여하였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은 실상 피라미드 속에 갇혀있던 독성이 강한 곰팡이로 인해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에 걸려 사망하게 된 것이다. 수 천년동안 포자 상태로 있던 곰팡이가 적당한 수분과 양분이 공급되자 바로 활성화 되어 인체를 공격한 것이다. 두꺼비 등 양서류는 피부로 호흡하는데, 표면에 곰팡이가 자라 질식사하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청결과 건조함을 유지하면 예방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피부에서 떨어져나간 각질에서도 72시간 이상 살아 남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곰팡이로 인한 피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습기와 더러움 같이 곰팡이가 좋아하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비에 젖거나 목욕한 뒤에는 항상 몸을 말리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무좀에 걸렸을 때 식초에 발을 담그는 민간 요법은 일시적으로 가려움을 해소할 수 있지만 피부의 각질층만을 벗겨내 습진을 일으키거나 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으니 의사의 처방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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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휘
  • 평점   별 5점

으윽 사타구니가 근질근질해지려 하네;;;

201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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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직
  • 평점   별 5점

무좀 -걸리면 정말 많이 고생합니다. 곰팡이 중 가장 고생스러운 것일 거에요. 아마. 피라미드 발굴자들이 죽은 이유도 곰팡이 때문이군요. 곰팡이가 좋아하는 환경을 없애서 미리미리 예방합시다.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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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곰팡이 별거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무섭군요.

200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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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씨
  • 평점   별 3점

전 곰팡이 투성이 였군요.. 축농증.. 가슴쪽이 붉어지고..가렵고..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 땀띠인줄만 알았었는데.. 이 글을 읽고 보니 아닌것 같네요.. 땀날때마다 씻으면 괜찮아 질까요? 우리 어머니께선 자주 씻으면 않좋다고 했는데.. 그냥 하시는말씀이신가? 하하; 아무튼 제 몸에 곰팡이가 있다는건 알겠네요 ; 정말 신기 신기 여기 글 정말 유익하고 좋은거 같아요 글도 재미잇고 흥미있고~ 글을 읽기 싫어하는 제가 집중해서 읽고 있었어요~ ^ㅡ^

200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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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통
  • 평점   별 5점

맞아요...여기 정말 좋아요^^
날마다 읽으면서도 좋다고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기회에 고맙다고 말합니다.
"과학향기여러분 정말 수고하십니다.
고마와요....^^
더운여름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항상 여러분곁에 머물길 바랍니다."

200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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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
  • 평점   별 5점

항상 유익해요...

매일 읽고 생각도 하고...

참 좋은 것같아요..^^

200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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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 평점   별 5점

참 신기 하네요..
제가 처음 가입했는데...
참 좋은 사이트 같네요.!!

200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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