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향기 for Kids
- 에피소드
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지진운, 동물의 이상행동… 지진 전조 현상은 정말 있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094호 2024년 09월 09일지난 8월 8일, 일본 남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일본은 원래 1년에 약 1500번의 지진이 날 만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지만, 100~150년마다 거대 지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형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일본 기상청은 사상 처음으로 대지진 주의보를 발령했어요. 다행히 주의보는 해제됐고 대지진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공포와 불안 속에 구름 사진, 동물의 이상 현상 등을 제보하며 대지진이 일어날 징조라고 믿었습니다.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진이 오기 전에 전조 현상이 있다고 믿는데요, 과연 ‘지진 전조 현상’은 진짜일까요?
사진 1. 많은 사람들이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특별한 현상, 즉 ‘지진 전조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shutterstock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나타난다는 구름, 진짜일까?
지진 전조 현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지진운’입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모양이 특이한 구름이 나타난다는 건데요. 지진운을 믿는 사람들은 땅속에 쌓인 전자파 에너지가 약해진 땅을 뚫고 대기로 뿜어져 나와 구름 모양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지진과 구름은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면서 물방울이 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구름인데, 이 과정은 지구 대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땅속에서 일어나는 지진이 영향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또 구름 모양에 영향을 줄 정도로 땅속에서 강력한 전자파가 나온다면, 우리가 쓰는 전자기기에도 이상 현상이 일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일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지진운으로 언급되곤 하는 구름은 주로 물결 모양이나, 양털을 뭉쳐 놓은 듯한 작은 구름 덩어리가 떼를 지어 하늘 전체에 떠 있는 모양입니다. 이들은 ‘고적운’, ‘층적운’이라는 구름들로, 평상시에도 자주 볼 수 있는 평범한 구름이기에 특별히 지진 전에만 나타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상 현상으로는 지진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 2. 흔히 지진운으로 알려진 이 구름은 ‘층적운’으로,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구름이며 지진과는 관계가 없다. ⓒshutterstock
동물들은 지진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지진운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지진 전조 현상에는 동물들의 이상행동이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바닷속 싶은 곳에 살던 심해어가 해변에 떠밀려 오거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거나, 쥐나 개미, 새 등의 동물들이 떼를 지어 이동한다는 것이 그런 사례인데요.
사진 3. 새와 같은 동물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처럼, 동물들의 이상행동이 지진 전조 현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shutterstock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할 때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일 수는 있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P파와 S파라는 두 종류의 지진파가 퍼져 나갑니다. P파가 S파보다 더 빠르지만, 진동이 작아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초 뒤에 진동이 큰 S파가 도착해야 비로소 지진이 났다는 걸 알게 되죠. 건물이 부서지고, 땅이 갈라지는 등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S파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물들은 사람보다 예민한 감각을 가진 경우가 많아, S파가 오기 전에 P파의 미세한 진동이나 변화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P파와 S파의 차이는 고작 몇 초에 불과합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에 관해 연구를 시도했지만, 동물의 이상행동 사례를 지진 전조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지진 예측, 과학자들의 끝없는 도전
안타깝지만 지진에는 전조 현상이 없습니다. 태풍이나 화산 같은 자연재해와 달리,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진이 발생할 지역, 정확한 발생 시기, 지진의 규모 등을 모두 알아내야 하는데요, 지진이 일어나는 원인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서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이 모두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특정 지역에 몇 년 안에 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해,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에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4. 현재 과학자들은 지진 위험 지도를 만들어 지진에 대비하고 있다. ⓒshutterstock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빨리 지진을 예측해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신호를 감지하거나, 과거에 발생한 수많은 지진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3학년 2학기 과학 - 지표의 변화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3학년 2학기 과학 - 지표의 변화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
- [과학향기 for Kids] 왜 양치를 꼼꼼히 해야 할까?
- 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난 뒤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양치질입니다. 너무 귀찮아서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이를 닦지 않으면 이빨이 썩을 수 있어요. 치아를 썩게 만드는 범인이 우리 입안에 있기 때문이죠. 사진 1. 치아를 썩게 만드는 범인은 입안의 세균이다. ⓒshutterstock 충치가 생기는 이유...
-
- [과학향기 for Kids]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유로파 탐사선 출발!
- 여러분은 우주 어딘가에 외계인이 있을 것이라 믿나요? 유명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이 넓은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없다면 공간 낭비”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선 우리은하에만 최소 1,000억 개 이상의 행성이 있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많은 사람이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답니다. 사진 1. 태양계가...
-
- [과학향기 for Kids]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 빅데이터란 무엇일까?
- 흔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또는 빅데이터 시대라고 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사회의 발전에 빅데이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곤 하죠. 그런데 아직도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데이터와 빅데이터의 차이는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데이터가 많으면 빅데이터일까요? 빅데이터에 대해 알...
이 주제의 다른 글
- [과학향기 Story] 스페이스X 스타십, 집으로 돌아와 주차까지 완료!
- [과학향기 for Kids]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유로파 탐사선 출발!
- [과학향기 for Kids] 지구에도 아름다운 고리가 있었다?
- [과학향기 Story] 우리은하보다 230배 큰 블랙홀 제트가 발견되다!
- [과학향기 for Kids] 달 크레이터에 조선 천문학자 이름이? 우주에 새겨진 한국 이름들
- [과학향기 Story] 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물 온도를 낮출 방법은?
- [과학향기 for Kids] 지하 동굴에 달 기지를 짓는다?
- [과학향기 for Kids] 체감온도는 왜 기온과 다를까?
- [과학향기 for kids] 여름철,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오는 이유는?
- [과학향기 for kids] 폭우와 함께 우르릉 쾅, 번쩍! 천둥 번개의 원리는?
ScienceON 관련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