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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은 5분 전에 암세포를 죽였다

KISTI 과학향기 제1919호   2023년 06월 19일
자막
여러분의 몸 속 어딘가에서는 면역체계가 여러분의 세포들을 죽여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죠.

여러분이 만들어낸 암세포의 대부분은 여러분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사라집니다.

이러한 작업은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암세포는 여러분이 아프든 말든 독단적으로 행동하려하기 때문이죠.

암이란 정확이 뭐고, 여러분의 몸은 이를 어떻게 제거하고 있는 것일까요?

암은 오류가 생긴 세포가 걷잡을 수 없이 분열하면서 발생합니다.

암은 몸 속에 있는 어떠한 종류의 세포에서도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암의 종류 또한 하나가 아니라 수백가지이죠.

몇몇 암은 천천히 자라지만, 무섭게 자라나는 암도 있으며,

몇몇 암은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아주 치명적인 암도 존재합니다.

암으로 변한 세포를 보면, 어떠한 면에서는 원시적이면서도, 비원시적인 면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억년 간 세포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영역과 자원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새롭고 재미있는 삶의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협동'이죠.

분업을 통해 세포들은 자신이 맡은 일의 전문가가 되었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뭉쳐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협동은 희생을 요구하는 법이죠.

다세포생물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세포 집단 전체의 행복이 개별 세포의 생존보다 우선시 되어야합니다.

하지만, 암세포는 이러한 집단의 일부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다시금 개별 행동을 하려는 녀석인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이러한 반역자들을 대체로 잘 처리하지만,

몇몇 암세포들은 이를 피해 계속 분열하여, 결국 여러분 안의 독립적인 유기체 조직이 되어버립니다.

암세포는 여러분의 생존에 필요한 자원과 영역을 탈취하고, 작동중인 장기들을 파괴합니다.

그들이 끼치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는 악마가 아닙니다.

그들은 여러분을 아프게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고, 다른 어떤 무언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죠.

세포는 그저 기계처럼 프로그램 된 대로 행동하는 것 뿐입니다.

암세포는 불행하게도 그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죠.

[세포의 영혼]

간단히 말해, 세포는 DNA가 들어있는 세포핵을 가지고 있습니다.

DNA는 유전자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는 단백질들을 언제, 어떻게 만들것인지에 대한 설명서와도 같죠.

이 설명서는 전사(transcription)되어,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리보솜에게 전달됩니다.

세포가 어떤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오류가 생긴 유전자로 인해 오류가 생긴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이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DNA에서는 아주 조금씩 오류들이 발생합니다.

하루에 수십에서 수천번씩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죠.

대부분의 경우, 그저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오류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변이들은 아주 빠르게 치유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세포가 지속적으로 복제되다 보면, 그러한 오류들은 누적되기 마련입니다.

수십년간 하나의 사진을 계속해서 복사하고, 복사하고, 또 복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스캐너에 머리카락이 들어갈 수도 있을 거고, 기계도 점점 닳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문제들이 새로운 복사본에 추가될 것이고, 이후의 복사본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흡연을 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하거나, 비만이거나, 석면을 들이마신다면,

혹은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HPV(인체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DNA가 더 쉽게 손상될 것입니다.

하지만 DNA에 손상을 주고 그래서 결국 암에 걸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오래 사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암 발병 사례를 보면, 단순히 운이 나빠 암에 걸린 경우가 가장 많죠.

[암을 발생시키는 손상]

간략하게 봤을 때, 유전자에 오류가 생겨서 암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에는 크게 3가지의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첫 번째 주요 변이는 바로 종양억제유전자, TSG입니다.

TSG는 많은 일을 합니다.

첫 번째로, 이들은 여러분의 DNA를 지속적으로 스캔한 뒤, 복제 오류를 찾아서 즉시 치료합니다.

그리고 TSG는 정상 세포를 끝없이 분열하도록 만드는 일도 합니다.

만약 TSG에 손상이 생긴다면, 여러분의 세포는 오류를 치료하지 못한 채 복제될 것입니다.

두 번째 주요 변이는 바로 종양형성유전자입니다.

종양형성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세포들은 빠르게 분열하게 됩니다.

이 종양형성유전자는 여러분이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었을 때 강력하게 활성화 되었었죠.

하나의 세포를 단 몇 달만에 수조개로 늘리기 위해서는 빠르게 분열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이렇게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는 여러분이 충분히 성장한 이후에는 작동을 멈춥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종양형성유전자에 오류가 발생하면, 그들의 활동이 다시 재개됩니다.

세 번째 주요 변이는 세포 속에 있는 자살 스위치입니다.

대부분의 세포들은 끊임없이 재활용되고, 재사용됩니다.

만약 세포에 손상이 많이 축적된 경우, 세포는 이를 알아차리고

자살 버튼을 활성화하여 자살하는데, 이를 아폽토시스라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제하는 유전자에 오류가 생긴 경우, 세포가 위험할 정도로 손상된 경우에도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게 됩니다.

즉, 유전자에 오류가 생겨 세포를 치료할 수 없게 되고, 자살 버튼에도 문제가 생겨 스스로를 파괴할 수 없게 되어서,

통제를 벗어난 채 계속 분열하는 세포가 바로 어린 암세포인 것이죠.

이러한 어린 암세포들은 즉시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나쁜 세포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약하고 제거하기도 쉬운 단계입니다.

하지만 암세포가 계속 변이하고 그 수를 늘려간다면, 면역 체계를 피하는 법을 알아내게 되고, 결국 엄청난 위협이 되겠죠.

여러분의 면역 체계는 끊임없이 이러한 세포들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면역 체계는 어떻게 정상 세포와 비슷하여 구별하기 힘든 오류가 발생한 세포를 찾아내 제거하는 것일까요?

[암을 찾는 방법]

자, 여러분의 세포가 만들어내는 단백질 얘기로 다시 돌아와봅시다.

예를 들어 종양형성유전자가 다시 활성화되면, 세포는 종양형성유전자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여러분의 면역 체계는, 여러분이 이미 성인인 경우에 이를 생성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세포가 건강하고 어떤 세포가 오류가 있는 지를 알기 위해선 그들이 안에서 어떤 단백질을 만들고 있는 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1형 MHC 분자가 등장하는데,

마치 창문과도 같이 세포 속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녀석입니다.

세포는 자신이 만든 단백질의 샘플을 수천개의 MHC 분자위에 제시하여,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러한 단백질 샘플 제시는 계속 최신화되어, 가장 최근에 만든 것들이 제시됩니다.

건강한 세포가 만들어서는 안될 아주 위험한 단백질들의 목록을 여러분의 면역 체계는 파일로 가지고 있습니다.

T세포라고 불리는 수억개의 면역 세포는 각각 특정한 단백질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만약 T세포가 MHC 분자 위에 제시되어 있는 금지된 단백질을 인식하게 되면,

이 세포에게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 즉시 그 세포를 제거합니다.

하지만 이 체계에는 결점이 있습니다.

만약 암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이 과정을 피해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제1형 MHC 분자의 생성을 멈추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짜잔! 이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죠.

MHC분자를 통한 단백질 제시가 없다면, 면역 체계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어 암세포를 찾아낼 수 없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진화의 과정 속에서 이를 해결할 천재적인 방법이 등장합니다.

바로 판사 겸 배심원이자 사형 집행관인 'NK 세포'입니다.

[킬러]

지금 이 시간에도 수천만의 NK세포들은 여러분 몸 속을 돌아다니며 암세포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찾고 있습니다.

NK세포는 세포와 세포를 지나다니며 단 한가지만을 점검합니다.

그건 바로 이 세포가 제1형 MHC분자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이 세포는 자기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줘야할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로 놀랍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점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T세포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존재함'을 점검한다면, NK세포는 '있어야 할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점검합니다.

세포가 자기 내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건, 뭔가 감추는 것이 있구나라는 것이 NK세포의 생각이죠.

그리고 뭔가 감출 것이 있는 세포는 죽어 마땅합니다.

게다가 NK세포는 언제나 살상 모드이기에 그 강력함이 배가 되어 보입니다.

NK세포는 다른 세포들을 '죽일 목적'으로 여러분의 몸 속을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건강한 세포들은 절대 죽고싶지 않을 것이고, 죽지 않는 방법은 제1형 MHC분자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앞으로 여러분들의 몸 속에 생길 어린 암세포는 면역 체계에 의해 제거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의 몸이 이렇게나 대비가 되어있는데도, 왜 아직도 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걸까요?

그건 암세포들이 변이하여 더 강력하게 대응하기 때문입니다.

암은 일종의 군비 경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마 NK세포의 도움을 받아, 이 군비 경쟁에서 결국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놀라운 성과를 내는 치료법들이 존재합니다.

암백신에서부터, T세포와 심지어 NK세포를 조작하는 치료법까지요.

이러한 치료법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영상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죠.

아직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만, 암을 잘 다루는 중이며, 결국엔 암을 멸종시키고야 말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말이에요.

이 영상은 여러분들의 후원과 Gates Ventures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편도 기대해주세요!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저희가 참조한 논문들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번역자: kurtgesagt
영상: kurtgesagt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zFhYJRqz_xk&t=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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