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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거울을 본다? 자기인식의 이모저모
2019년 03월 13일1
사람은 수많은 시간동안 거울을 보며 지낸다.
헤어 스타일은 잘 어울리는지,
이에 음식 찌꺼기가 끼지는 않았는지,
전체적인 옷매무새는 괜찮은지 날마다 점검하고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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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거울 속 존재가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Self-awareness)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자기인식은 그간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만이 가능한
고차원적인 행위로 여겨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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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학자들의 연구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던 우월성은 근거 없음이 밝혀졌다.
침팬지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이
자기인식 능력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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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가장 유명한 실험이
1970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고든 갤럽 박사의 침팬지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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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교수였던 그는 어느날
“유아 발달단계에 관한 심리학 실험을 동물에게 하면 어떨까?”
라는 참신한 발상을 했다.
거울을 주고 동물들의 반응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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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대상은 침팬지.
갤럽 교수는 암컷, 수컷 두 마리에게 각자 거울을 주었다.
그러자 난리가 벌어졌다.
거울 속 자신을 다른 침팬지로 착각,
소리를 지르고 위협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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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험이 며칠간 계속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위협행동이 줄어들고, 거울 속 자신을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이에 끼인 음식물을 빼는 등 거울을 활용해
몸치장(?)을 하기도 했다.
거울 속 모습이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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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들의 자기인식에 대한 실험을 앞다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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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것이 마크 테스트(mirror mark test)다.
방법은 간단하다. 냄새 없는 염료를 바르는 등
동물의 얼굴에 표식을 하고, 거울에서 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표식을 인식하고 이를 건드리거나, 잘 보이도록 몸을 돌리는 등
반응을 보인다면 거울 속 모습이 자신임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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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말고도
많은 동물들이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돌고래, 까치, 코끼리, 청줄청소놀래기 등이다.
참고로 사람은 약 18개월 정도부터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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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거울실험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종이지만 개체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경우,
거울 속 존재를 다른 개체라 여기진 않지만
자신이라고 여기지는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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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각 대신 신체접촉이나 후각으로 대상을 주로 인식하는 동물,
상대적으로 경계심이 강한 동물들에게는 불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특정 조건이나 훈련을 거친 경우에만 테스트를 통과하는 경우 등
변수가 너무 많기에 보다 정밀한 실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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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이 어느 정도 자기인식을 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동물들도 다른 개체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인식은 자신의 생각, 감정을 바탕으로 타 개체의 생각, 감정을 추론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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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동물의 자기인식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를 가능성도 있다.
수많은 세월동안 자아, 의식 등에 대한 개념 자체가
서로 다르게 진화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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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늘날
“동물은 영혼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데카르트의 말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젠가 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종의 한계를 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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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카드뉴스 사진들이 넘 좋네요!! 자기인식을 한다는게 다른 개체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건 처음 생각해보는데, 당연한 듯도 하네요. 다만 몇몇 역지사지가 안 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싶기도 하고요ㅋㅋ 어쨌든 동물들도 자아가 존재한다는게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서 지구상에 같이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에게 사람들이 조금 더 너그러워지면 좋겠어요.
201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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