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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만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스크린
<KISTI의 과학향기> 제734호 2008년 03월 19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 많은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 영화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앤더튼 반장(탐크루즈 분)이 투명한 스크린에서 범행 현장을 검색해 범인을 색출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영화 장면과 단순해 보이는 은행의 ATM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뭘까?
ATM기 뿐 아니라 기차역의 무인 발급기와 내비게이션, 휴대폰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애플의 아이폰, 게임업계를 놀라게 한 닌텐도DS도 영화 속의 스크린처럼 모두 손으로 접촉해서 정보를 입력하는 터치스크린이라는 점이다. 터치스크린은 이미 20여 년 전에 발명되었는데 당시에는 마우스나 키보드만큼 다양한 정보를 입력할 수 없어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정확성과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사용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보면 손으로 만지고 싶어 한다. 이는 손가락이 몸의 다른 어떤 부위 보다 뛰어난 촉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은 만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를 직접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터치스크린은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동물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작동 방법이 쉽다. 실제 동물에게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터치스크린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마우스 포인터가 가리키는 스크린 상의 지점을 클릭을 통해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듯 터치스크린은 터치패널(touch panel)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동작으로 정보를 입력한다. 마우스는 센서가 마우스의 움직임을 포착해 화살표를 이동시키지만 터치스크린은 화살표 대신 스크린을 직접 터치 한다는 차이밖에 없다.
터치패널에 부착된 센서의 종류에 따라 터치스크린은 저항막 방식, 정전용량 방식, 적외선 방식, 초음파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저항막 방식은 터치스크린을 눌렀을 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감지하여 이것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구조다. 이때 위치는 X축과 Y축의 값을 읽어 정해지며, 다른 방식의 터치스크린도 이처럼 좌표 값을 읽어 위치를 확인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대부분의 터치스크린은 한 번에 하나의 정보만 인식하는 싱글 터치 방식이다. 따라서 동시에 두 지점을 누르게 되면 터치스크린은 두 지점 사이의 중간 값을 읽는다. 궁금하면 내비게이션을 두 손가락으로 동시에 눌러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싱글 터치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터치스크린이 마우스를 대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여러 개의 터치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터치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폰이다. 그림을 보다가 확대하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그림의 양쪽 끝을 눌러 원하는 크기로 당기면 된다. 터치한 부위를 두 곳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쓰비시의 공동연구로 만든 루시드터치(LucidTouch)는 멀티 터치 기능에 더해 앞면과 뒷면에서 동시에 터치해도 인식한다. 뒷면을 터치해 사용하면 손가락에 의해 스크린이 가려지는 불편도 없다. 뒤쪽의 손을 스크린에 투영시켜 보여주어 마치 반투명 스크린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터치’가 아니라 공중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 나왔다.이들을 이용하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터’와 비슷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대부분 적외선 방식을 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컴퓨터(surface computer)가 대표적이다. 스크린 뒤쪽에 내장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기 때문에 공중에서 움직이는 손가락을 인식할 수 있다.
게다가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스크린 위에 올려놓으면 별도의 조작 없이 적외선 통신을 통해 바로 그림을 다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크린 뒤쪽에 카메라를 내장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모양이 마치 티 테이블처럼 생겨 휴대하기 어렵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신사이트(ThinSight)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레이애니웨어(PlayAnywhere)라는 멀티 터칭 기기를 선보였는데 이것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신사이트는 멀티 터치는 기본이며 비록 1cm 정도의 짧은 거리이지만 스크린에 접촉하지 않아도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 낼 수 있다. 사물의 형태도 인식한다.
이런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LCD 패널 뒤쪽에 마치 곤충의 복안처럼 많은 적외선 광센서가 장착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외선을 사용한 이유는 적외선이 LCD패널은 잘 통과하지만 사람의 손가락을 통과하지 않고 반사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적외선을 볼 수 없어 LCD에 디스플레이 된 화면을 보는데 아무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다.
터치스크린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앞으로 미켈란젤로의 명화 ‘천지창조’에서와 같이 단지 손끝으로 ‘터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펼쳐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ATM기 뿐 아니라 기차역의 무인 발급기와 내비게이션, 휴대폰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애플의 아이폰, 게임업계를 놀라게 한 닌텐도DS도 영화 속의 스크린처럼 모두 손으로 접촉해서 정보를 입력하는 터치스크린이라는 점이다. 터치스크린은 이미 20여 년 전에 발명되었는데 당시에는 마우스나 키보드만큼 다양한 정보를 입력할 수 없어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정확성과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사용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보면 손으로 만지고 싶어 한다. 이는 손가락이 몸의 다른 어떤 부위 보다 뛰어난 촉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은 만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를 직접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터치스크린은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동물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작동 방법이 쉽다. 실제 동물에게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터치스크린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마우스 포인터가 가리키는 스크린 상의 지점을 클릭을 통해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듯 터치스크린은 터치패널(touch panel)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동작으로 정보를 입력한다. 마우스는 센서가 마우스의 움직임을 포착해 화살표를 이동시키지만 터치스크린은 화살표 대신 스크린을 직접 터치 한다는 차이밖에 없다.
터치패널에 부착된 센서의 종류에 따라 터치스크린은 저항막 방식, 정전용량 방식, 적외선 방식, 초음파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저항막 방식은 터치스크린을 눌렀을 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감지하여 이것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구조다. 이때 위치는 X축과 Y축의 값을 읽어 정해지며, 다른 방식의 터치스크린도 이처럼 좌표 값을 읽어 위치를 확인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대부분의 터치스크린은 한 번에 하나의 정보만 인식하는 싱글 터치 방식이다. 따라서 동시에 두 지점을 누르게 되면 터치스크린은 두 지점 사이의 중간 값을 읽는다. 궁금하면 내비게이션을 두 손가락으로 동시에 눌러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싱글 터치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터치스크린이 마우스를 대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여러 개의 터치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터치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폰이다. 그림을 보다가 확대하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그림의 양쪽 끝을 눌러 원하는 크기로 당기면 된다. 터치한 부위를 두 곳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쓰비시의 공동연구로 만든 루시드터치(LucidTouch)는 멀티 터치 기능에 더해 앞면과 뒷면에서 동시에 터치해도 인식한다. 뒷면을 터치해 사용하면 손가락에 의해 스크린이 가려지는 불편도 없다. 뒤쪽의 손을 스크린에 투영시켜 보여주어 마치 반투명 스크린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터치’가 아니라 공중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 나왔다.이들을 이용하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터’와 비슷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대부분 적외선 방식을 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컴퓨터(surface computer)가 대표적이다. 스크린 뒤쪽에 내장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기 때문에 공중에서 움직이는 손가락을 인식할 수 있다.
게다가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스크린 위에 올려놓으면 별도의 조작 없이 적외선 통신을 통해 바로 그림을 다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크린 뒤쪽에 카메라를 내장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모양이 마치 티 테이블처럼 생겨 휴대하기 어렵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신사이트(ThinSight)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레이애니웨어(PlayAnywhere)라는 멀티 터칭 기기를 선보였는데 이것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신사이트는 멀티 터치는 기본이며 비록 1cm 정도의 짧은 거리이지만 스크린에 접촉하지 않아도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 낼 수 있다. 사물의 형태도 인식한다.
이런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LCD 패널 뒤쪽에 마치 곤충의 복안처럼 많은 적외선 광센서가 장착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외선을 사용한 이유는 적외선이 LCD패널은 잘 통과하지만 사람의 손가락을 통과하지 않고 반사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적외선을 볼 수 없어 LCD에 디스플레이 된 화면을 보는데 아무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다.
터치스크린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앞으로 미켈란젤로의 명화 ‘천지창조’에서와 같이 단지 손끝으로 ‘터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펼쳐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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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신기하긴 한데 저는 불편하더라구요. 너무 민감하여 조금만 스쳐도 화면이 변하는것 같아서요. ㅎㅎ 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2009-04-10
답글 0
터치스크린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될까하면서 정말 신기했는데
궁금증이 어느정도 풀렸네요.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2008-03-23
답글 0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닌가요..^^; 발음차이라기 보다는 제목차이라서..;;;
2008-03-19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