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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노푸(No Shampoo), 탈모 방지에 도움 될까?!
<KISTI의 과학향기> 제2564호 2016년 01월 13일
태연과 아빠의 평화로운 오후. 소파에 앉아 TV 채널을 돌리고 있던 아빠를 향해 돌연 강아지 몽몽이가 사납게 짖어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대머리가 시작된 아빠의 허전한 정수리에 코를 박고 격렬하게 냄새를 맡는다.
“거 봐요. 몽몽이도 냄새난다잖아요. 음…, 문학적으로 비유하자면, 장마철에 물어 젖은 채로 한 열흘간 방치된 썩은 걸레에서 나는 냄새랄까요?”
“무슨 소리! ‘노푸’ 그러니까 샴푸를 쓰지 않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No Shampoo’를 하면 계면활성제, 파라벤과 같은 수십 종의 화학성분이 닿지 않아 두피가 건강해지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고 일본의 ‘우쓰기 류이치두’가 쓴 <물로만 머리 감기의 놀라운 기적>에 나와 있어. 머리카락이 덜 빠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노푸 열풍’까지 불었다고.”
“그런데 아빠는 왜 냄새가 날까요? 음, 뭔가 수상쩍긴 한데. 암튼, 누구나 노푸를 하면 머리가 덜 빠져요?”
“물론, 누구에게나 좋은 건 아니야. 화학성분이 닿지 않으니까 두피에 좋긴 하겠지만, 두피가 지성인 사람은 안 하는 게 좋단다. 물로만 머리를 감으면 아무래도 모공을 깨끗하게 씻어내지 못하니까 피지가 모공을 막아 오히려 탈모가 심해질 수 있지. 또 두피가 불긋불긋하고 간질간질한 지루성 두피염을 앓는 사람 중에, 치료 방법으로 노푸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염증이 악화될 수 있어 좋지 않단다. 이뿐만 아니라, 노푸는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기도 해. 매일 흐르는 물에 3분 이상 꼼꼼하게 머리카락을 닦아줘야 하고, 혹시라도 비듬이 보일까, 냄새가 나진 않을까 늘 신경 써야 하거든.”
“샴푸 대신 베이킹소다로 머리를 감는 사람도 있다던데요?”
“베이킹소다를 쓰면 화학약품 걱정을 안 해도 되니까 조금 안심은 되겠지만, 워낙 강한 알칼리성이라서 오래 쓰면 세균감염을 막는 두피의 방어층까지 얇게 만들 수 있단다. 설거지할 때 주방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를 써도 기름때가 쏙쏙 잘 빠지는 거 본 적 있지? 그만큼 성분이 강하다는 뜻이니까 아주 가끔만 써야 해.”
“휴, 탈모가 뭐라고 다들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흑, 넌 모른다. 머리숱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순식간에 10년은 더 늙어 보이는 비애를, 살짝만 바람이 불어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정수리 대평원의 부끄러움을, 여름이면 직각으로 내리꽂는 뜨거운 햇살을 맞아 새빨갛게 닳아 오르는 그 아픔을. 국내 탈모 환자가 무려 1,000만 명이야.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이지. 어마어마하지 않냐? 물론 여자는 대머리가 아니라 숱이 적어지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는 남녀 모두 별반 차이가 없다는구나.”
“아니 그럼, 노푸도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고, 베이킹소다도 가끔만 써야하고. 대체 어떻게 하면 탈모를 막을 수 있는 거죠?”
“우선은 자신이 정말 탈모인지 아닌지 자가진단부터 해보는 게 좋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일 쉬운 것으로 하나만 얘기하자면, 머리카락 한 가닥을 쑥 뽑았을 때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뽑힌다면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일자로 힘없이 뽑힌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단다. 특히 뽑은 머리카락의 뿌리가 윗부분보다 얇다면 탈모 가능성이 크니까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좋겠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거 말고는 탈모를 막을 방법이 없어요?”
“물론 방법이 있어. 일단 술 담배 끊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다이어트도 멈춰야 해. 다이어트를 한다고 무작정 굶거나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 때문에 살과 함께 머리카락도 숭숭 빠져나거든. 또 검은콩, 두부, 우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나 해산물을 많이 먹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하고….”
“뭐야, 특별한 게 없잖아요. 그냥 몸에 좋은 거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럼! 머리카락과 두피도 인체의 일부분이야. 건강하게 먹고 행동하면 당연히 탈모예방에도 도움이 된단다. 다만 몇 가지만 더 팁을 주자면, 우선 손가락을 세워서 두피를 톡톡 두드리며 마사지를 하면 두피가 건강한 자극을 받아 탄탄해지지. 또 머리를 감은 뒤에는 젓은 채로 다니지 말고 가급적 빨리 말리는 게 좋아요. 두피가 축축하면 각종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달라붙을 가능성이 커서 염증이 잘 생기거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머리카락도 잘 빠지겠지. 그리고 젖은 머리는 자연바람으로 말리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꼭 드라이어의 찬바람으로 말리는 게 탈모예방에 도움이 된단다.”
“머리를 안 감으면 덜 빠진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예전에는 그렇게 믿는 사람이 꽤 있었지. 아빠 대학 동기 하나도 절대 대머리는 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고 머리를 감지 않다가 새하얀 비듬 덕에 ‘어깨 위의 흰 눈’이라는 치욕스러운 별명만 얻고, 현재는 대머리 생활을 하고 있단다. 암튼, 그건 잘못된 상식이고, 머리는 가급적 매일 감는 게 좋아요. 모공이 깨끗해야 머리카락이 숨을 쉬면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거든. 대신 헹굴 때 샴푸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헹궈내는 게 아주 아주 중요하단다.”
“들어보니까 탈모를 예방할 방법이 꽤 많은데요? 물론 대머리 유전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는 이 많은 방법 중에 왜 하필 노푸를 선택하셨어요?”
“어엉? 그건….”
“혹시 노 샴푸가 아니라 노 머리 감기를 하고 계신 거 아니에요? 노푸를 잘하면 머리 냄새가 안 난다는 데 아빠한테서는 썩은 걸레 냄새가 나잖아요. 머리 감기 싫으니까 노푸 열풍에 묻어가려는 게 틀림없어 보여요. 혹시, 방금 말 한 ‘어깨 위의 흰 눈’이 아빠 아니에욧?!”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거 봐요. 몽몽이도 냄새난다잖아요. 음…, 문학적으로 비유하자면, 장마철에 물어 젖은 채로 한 열흘간 방치된 썩은 걸레에서 나는 냄새랄까요?”
“무슨 소리! ‘노푸’ 그러니까 샴푸를 쓰지 않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No Shampoo’를 하면 계면활성제, 파라벤과 같은 수십 종의 화학성분이 닿지 않아 두피가 건강해지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고 일본의 ‘우쓰기 류이치두’가 쓴 <물로만 머리 감기의 놀라운 기적>에 나와 있어. 머리카락이 덜 빠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노푸 열풍’까지 불었다고.”
“그런데 아빠는 왜 냄새가 날까요? 음, 뭔가 수상쩍긴 한데. 암튼, 누구나 노푸를 하면 머리가 덜 빠져요?”
“물론, 누구에게나 좋은 건 아니야. 화학성분이 닿지 않으니까 두피에 좋긴 하겠지만, 두피가 지성인 사람은 안 하는 게 좋단다. 물로만 머리를 감으면 아무래도 모공을 깨끗하게 씻어내지 못하니까 피지가 모공을 막아 오히려 탈모가 심해질 수 있지. 또 두피가 불긋불긋하고 간질간질한 지루성 두피염을 앓는 사람 중에, 치료 방법으로 노푸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염증이 악화될 수 있어 좋지 않단다. 이뿐만 아니라, 노푸는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기도 해. 매일 흐르는 물에 3분 이상 꼼꼼하게 머리카락을 닦아줘야 하고, 혹시라도 비듬이 보일까, 냄새가 나진 않을까 늘 신경 써야 하거든.”
“샴푸 대신 베이킹소다로 머리를 감는 사람도 있다던데요?”
“베이킹소다를 쓰면 화학약품 걱정을 안 해도 되니까 조금 안심은 되겠지만, 워낙 강한 알칼리성이라서 오래 쓰면 세균감염을 막는 두피의 방어층까지 얇게 만들 수 있단다. 설거지할 때 주방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를 써도 기름때가 쏙쏙 잘 빠지는 거 본 적 있지? 그만큼 성분이 강하다는 뜻이니까 아주 가끔만 써야 해.”
“휴, 탈모가 뭐라고 다들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흑, 넌 모른다. 머리숱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순식간에 10년은 더 늙어 보이는 비애를, 살짝만 바람이 불어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정수리 대평원의 부끄러움을, 여름이면 직각으로 내리꽂는 뜨거운 햇살을 맞아 새빨갛게 닳아 오르는 그 아픔을. 국내 탈모 환자가 무려 1,000만 명이야.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이지. 어마어마하지 않냐? 물론 여자는 대머리가 아니라 숱이 적어지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는 남녀 모두 별반 차이가 없다는구나.”
“아니 그럼, 노푸도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고, 베이킹소다도 가끔만 써야하고. 대체 어떻게 하면 탈모를 막을 수 있는 거죠?”
“우선은 자신이 정말 탈모인지 아닌지 자가진단부터 해보는 게 좋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일 쉬운 것으로 하나만 얘기하자면, 머리카락 한 가닥을 쑥 뽑았을 때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뽑힌다면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일자로 힘없이 뽑힌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단다. 특히 뽑은 머리카락의 뿌리가 윗부분보다 얇다면 탈모 가능성이 크니까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좋겠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거 말고는 탈모를 막을 방법이 없어요?”
“물론 방법이 있어. 일단 술 담배 끊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다이어트도 멈춰야 해. 다이어트를 한다고 무작정 굶거나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 때문에 살과 함께 머리카락도 숭숭 빠져나거든. 또 검은콩, 두부, 우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나 해산물을 많이 먹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하고….”
“뭐야, 특별한 게 없잖아요. 그냥 몸에 좋은 거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럼! 머리카락과 두피도 인체의 일부분이야. 건강하게 먹고 행동하면 당연히 탈모예방에도 도움이 된단다. 다만 몇 가지만 더 팁을 주자면, 우선 손가락을 세워서 두피를 톡톡 두드리며 마사지를 하면 두피가 건강한 자극을 받아 탄탄해지지. 또 머리를 감은 뒤에는 젓은 채로 다니지 말고 가급적 빨리 말리는 게 좋아요. 두피가 축축하면 각종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달라붙을 가능성이 커서 염증이 잘 생기거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머리카락도 잘 빠지겠지. 그리고 젖은 머리는 자연바람으로 말리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꼭 드라이어의 찬바람으로 말리는 게 탈모예방에 도움이 된단다.”
“머리를 안 감으면 덜 빠진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예전에는 그렇게 믿는 사람이 꽤 있었지. 아빠 대학 동기 하나도 절대 대머리는 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고 머리를 감지 않다가 새하얀 비듬 덕에 ‘어깨 위의 흰 눈’이라는 치욕스러운 별명만 얻고, 현재는 대머리 생활을 하고 있단다. 암튼, 그건 잘못된 상식이고, 머리는 가급적 매일 감는 게 좋아요. 모공이 깨끗해야 머리카락이 숨을 쉬면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거든. 대신 헹굴 때 샴푸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헹궈내는 게 아주 아주 중요하단다.”
“들어보니까 탈모를 예방할 방법이 꽤 많은데요? 물론 대머리 유전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는 이 많은 방법 중에 왜 하필 노푸를 선택하셨어요?”
“어엉? 그건….”
“혹시 노 샴푸가 아니라 노 머리 감기를 하고 계신 거 아니에요? 노푸를 잘하면 머리 냄새가 안 난다는 데 아빠한테서는 썩은 걸레 냄새가 나잖아요. 머리 감기 싫으니까 노푸 열풍에 묻어가려는 게 틀림없어 보여요. 혹시, 방금 말 한 ‘어깨 위의 흰 눈’이 아빠 아니에욧?!”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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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걸.레. 냄새가 나다니" 너무 과장이 심한거 아니요? 나포함해 주위의 여러명이 시도하고 있지만 냄새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없소이다.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들 머리를 길러 비녀를 꼽거나 상투를 트는 경우에도 머리를 자주 감지 못하고 동백기름 등을 발라주기만 했을때도 특유의 기름향 외에 썩은 냄새가 난적도 없는데, 구.라.가 심하시네.
2018-10-29
답글 0
....ㅋㅎ,,,,
2016-01-18
답글 0
고맙습니다---!^^~ 좋은과학상식보내주셔서재미있게읽었습니다---!
2016-01-13
답글 0
아..탈모..
2016-01-13
답글 0